3월 카드론 취급액 4조원 돌파
일부 카드사 고정이하여신비율 및 추정손실 채권 증가
“하반기까지 리스크 관리 총력 기울여야”

전업계 카드사 카드론 취급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전업계 카드사 카드론 취급액 추이/그래픽=김은실 디자이너

카드사가 지난해 적극적으로 확대해 온 카드론이 연체율 증가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제1금융권에서 대출이 어려운 차주들이 카드론 대출에 몰리면서 건전성 리스크가 가시화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6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신한·삼성·KB국민·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 등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 3월 기준 카드론 이용금액은 4조3242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 대비 25.6% 증가했다. 현금서비스를 포함한 3월 전체 대출 규모는 8조7366억원에 달했다.

특히 지난 1월에는 3조9148억원, 2월 3조8685억원으로 3조원대였던 카드론 취급액이 지난 3월부터 4조원대를 돌파하면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카드사들의 카드론 확대 움직임은 지난해부터 이어져 왔다. 지난해 정부의 카드수수료 인하 정책 시행이 본격화되면서 카드사들이 수수료 이익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카드론 비중을 늘려왔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렇게 늘어난 카드론이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지난 1분기 KB국민카드의 고정이하여신비율(NPL)은 1.51%로 전년 동기(1.46%)에 비해 0.05%포인트 올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카드사의 자산건전성을 나타내는 지표 중 하나로 3개월 이상 원리금을 돌려받지 못하고 연체돼 사실상 회수 가능성이 낮은 부실채권 비율을 의미한다.

부실채권 중에서도 1년 이상 이자가 밀린 대출을 의미하는 추정손실은 지난해 1분기 469억원에서 70% 이상 증가한 809억원을 기록했다. NPL커버리지비율도 1년 사이 268.6%에서 249.6%로 떨어졌다. NPL커버리지비율이 낮을수록 금융사가 부실 자산에 대한 완충력이 떨어진다는 의미다.

신한카드 역시 추정손실로 분류된 채권이 2250억원으로 전년 동기(1720억원)보다 30.8% 증가했다. NPL커버리지비율도 지난해 3월 363%에서 올해 3월에는 275%까지 하락했다.

카드업계는 1분기보다 하반기를 더 걱정하고 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영세자영업자와 소상공인 등 카드론을 주로 이용하는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 방침에 따라 진행 중인 일시적 이자상환 유예, 대출 만기연장 등 금융지원이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끊기게 되면 카드사들의 재정건전성 문제가 향후 확연해질 것이란 우려가 높기 때문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1분기는 아직 코로나19 영향이 제대로 반영된 시기가 아니다”라며 “코로나19 영향으로 차주들의 상환능력이 떨어지면 카드사의 연체율에도 영향을 미치겠으나 아직 직접적인 영향이 드러날 시기가 아니기 때문에 하반기까지 리스크 관리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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