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피자집만 내더라도···맥도널드·스타벅스 등 美브랜드 성공가능”
험준한 산지, 철도·도로 열악···“선제적 인프라 구축 없이 개발 힘들 것”

/사진=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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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 로저스는 유독 한국을 높이 평가하는 투자자로 알려져 있다. 워런 버핏, 조지 소로스와 함께 ‘세계 3대 투자자’로 꼽히는 그는 한국의 경제수준이 곧 일본을 넘어설 것이라 예측한다. 또한, 이 시기에 앞서 유망한 한국기업에 투자할 계획임을 줄곧 언급해 왔다.

그의 판단 배경은 ‘가능성’이다. 북한의 시장개방이 이뤄질 경우 한국 기업들에 상당한 호재로 다가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9월 ‘전북국제금융컨퍼런스’에 참석했을 당시에도 “한국은 세계 경제의 영향을 크게 받는 나라임에도, 남북정세를 통해 세계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흥미로운 나라다”고 평한 바 있다.

최근 짐 로저스는 복수의 매체와의 인터뷰 혹은 공개석상에서의 발언을 통해 북한의 개방시기가 도래한다고 점쳤다. 최근 발간된 일본의 ‘주간 아사히’ 기고문을 통해 “(북한 시장개방이)향후 2년을 넘기지 않을 것이며, 이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투자처를 물색 중”이라고 시사해 높은 관심을 샀다.

그는 북한 시장개방 시, 피자 체인점만 내더라도 큰 부를 이룰 수 있다고 주장했다. 맥도널드·스타벅스 등과 같이 미국의 대표 체인기업의 진출도 높은 성공 가능성을 지녔다고도 했다. 재계 안팎에서는 “그가 외식·커피 브랜드를 예시로 든 것은, 그만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지 해당 분야에 투자하겠다는 뜻은 아닐 것”이라 입을 모았다.

북한시장이 개방될 경우 가장 높은 가능성이 점쳐지는 업계는 철강, 건설, 시멘트, 중장비 등 사회간접자본(SOC) 관련 사업들이다. 외식·관광산업의 약진도 가능하겠지만, SOC 관련 사업들이 창출하게 될 부가가치와 비교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한국건설사업연구원은 북한개발이 본격화 될 경우 10년 간 총 270조원 규모의 인프라 투자가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금융위원회도 2014년 보고서를 통해 북한 내 인프라 육성에만 151조원이 소요될 것이라 추산한 바 있다. 이 밖에도 복수의 가관들이 최소 100조원 이상의 투자가 이뤄지며, 철강·건설 등 SOC 위주의 수혜를 예상했다.

특히 철강산업의 경우 북한의 철로건설 등에 힘입어 상당한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업종이다. 철로뿐 아니라 주요 건축물들의 골재로 철강수요가 높아질 것이란 이유에서다. KTB투자증권이 지난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철강시장이 개방될 경우 낙후된 인프라로 인해 한국과 중국 랴오닝성 소재 철강사들이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 예측한 바 있다.

국내 업체 중에는 현대제철을 봉형강 중심으로 납품규모를 키워갈 것이라 내다봤다. 당시 보고서를 작성한 이원주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중국 랴오닝성은 환경규제를 엄격히 받는 지역이라 생산증설이 불가해 현대제철 등 국내 업체들이 유리하다고 소개했다. 이 밖에도 건설업체들과 건설에 뒤따르는 중장비·시멘트 등의 회사들이 수혜 범위에 포함될 것으로 평가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철강·건설 등 수혜업종으로 지목되는 업체들 대다수는 한국의 경제발전 과정에서 성장을 거듭하고 규모를 키워온 업체들”이라면서 “해외수주 및 판로 개척에 열을 올린 까닭은 한국의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인데, 북한시장이 개방될 경우 정체됐던 성장세에 상당한 도움이 될 것”이라 답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도 “북한은 한국보다 산지비중이 높아 이동에 제한이 높고 도로·철도 등이 부실해 기본적인 인프라 구축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서 개발이 어려운 곳”이라면서 “중국 업체들과 경쟁하게 되겠지만, 인프라 구축 면에서 한국의 기술력이 우위를 점하고 있고, 원료·자재 등을 공급하는 데도 한국이 용이하다는 장점이 크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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