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물량 증가에 청약 우선순위 요건 수정 영향
소규모 지역특성상 출렁임 큰 편···1년 새 전세가격 최대 3억 곤두박질

지난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과천 전세가격 상승세가 올해 들어선 입주물량 증가 및 정부의 변경된 정책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지난해 전국 최고치를 기록한 과천 전세가격 상승세가 올해 들어선 입주물량 증가 및 정부의 변경된 정책에 따른 수요 감소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과천 전세가격이 곤두박질치고 있다. 불과 1년 전인 지난해 4월만 해도 전셋집 씨가 말라 매물이 나오자마자 집도 안보고 계약을 일사천리로 진행하던 것과 대조를 이룬다. 실제 한국감정원이 공개한 과천 전세 시황을 보면 지난 한 해 12.05% 오르며 전국 시·군·구 가운데 가장 상승폭이 컸는데 한 해 만에 반전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20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과천 아파트 전세가격은 지난 2월 초부터 11주째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지난 13일 기준 과천 아파트 전셋값은 전주보다 0.61% 하락했다. 2월 3일 이후 전세금 하락률만 4%에 이른다. 같은기간 서울과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의 전셋값이 올해 계속 오르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그동안 가격이 급상승했던 이유는 재건축에 따른 주택 소멸로 전세수요가 늘어난 데 반해 입주 가능한 물량은 적었기 때문이다. 반대로 최근의 가격 하락 원인은 입주물량이 증가한 영향이 크다. 현재 1571세대 규모의 과천푸르지오써밋의 입주가 진행 중이다. 내달부터는 과천 센트레빌도 입주자 맞이에 나선다. 100세대 규모로 소형단지이지만 여타 지역보다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과천시의 인구는 5만8000여명으로 총 가구수는 2만여 가구에 불과하다. 특히 1600세대 규모의 푸르지오써밋의 입주 물량은 과천 전체 가구수의 9%에 육박한다. 과천 지역규모로 인해 수도권에서 유독 변동성이 큰 것이다.

게다가 정부가 12·16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통해 수정한 청약 1순위 거주 요건 강화 요건도 전세시장 하향세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과거에는 수도권 투기과열지구·대규모 택지개발지구에서 분양하는 아파트의 청약 1순위 자격을 얻으려면 해당 지역에서 1년 이상만 거주하면 됐기 때문에 서울, 수도권에서 과천 지식정보타운 등 분양을 앞둔 공공택지 로또 청약에 대한 기대감으로 거주지를 과천으로 옮기는 청약수요가 많았다. 이달부터는 거주 요건이 2년으로 늘어나면서 수요자들이 눈길을 돌리며 전세 수요도 대거 줄었다.

치솟던 전세가격은 결국 몸값을 낮추기 시작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지난해 2월 원문동 래미안슈르 전용면적 84㎡ 전세는 10억 원에 실거래 됐는데 현재는 6억7000만~7억 원에 시세가 형성돼 있다. 과천 대표적 재건축 단지로 꼽히는 중앙동 주공10단지 전용면적 124.45㎡ 전셋값은 지난해 11월 8억 원이던 게 지난달 7억 원으로 1억 원 낮아졌다.

과천 전세시장의 가격 하락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올 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 과천센트럴파크푸르지오써밋(1317가구, 12월 입주예정), 과천위버필드(2128가구, 내년 1월 입주예정), 과천자이(2099가구, 내년 12월 입주예정) 등의 신규 입주 물량도 예정돼 있다.

부동산114 관계자는 “과천 지역은 올해 말과 내년에도 상당한 수준의 입주 물량이 대기하고 있다”며 “입주 공백 기간 전셋값이 잠시 회복되다가 입주 시기에 다시 전셋값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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