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잠정합의안 도출했으나 조합원 반발···“사실상 임금 동결”
르노삼성 노조원 “장기간 협상과 파업에 지쳤다”···노조 집행부는 노사·노노 갈등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 사진=조현경 디자이너

한국GM과 르노삼성의 노동조합이 모두 임금협상 합의에 반대하고 있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한국GM의 경우 노조 집행부와 사측이 잠정합의안에 동의했으나 조합원들이 반대하고 나섰다. 르노삼성은 노조 집행부가 협상에 거세게 반대하고 있으나 내부의 다른 직원들은 조속한 합의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양측 노사는 지난해 임금협상안을 두고 올 1분기가 지나도록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은 오는 6일과 7일 ‘2019년 임금교섭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한다.

한국GM 노사는 지난달 25일 잠정합의안을 도출하고, 30일 찬반투표를 진행할 계획이었으나 조합원 반대로 연기됐다. 잠정합의안에는 기본급 인상이나 성과급·일시급을 지급하는 대신 조합원들에게 한국GM 신차 구매 시 1인당 100만~300만원 규모의 할인 혜택을 주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GM 내부 관계자는 “이번 잠정합의안은 사실상 임금 동결이나 다름없다”며 “현 노조 집행부 측을 제외한 대부분이 반대 의견을 내놓고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김성갑 금속노조 한국GM지부장은 “이번 잠정합의안이 조합원의 기대치에 미치지 못한 것은 잘 알고 있다”며 “2020년 임단협에서 부족한 부분을 만회하겠다”고 전했다.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과 관련해서는 여전히 임금 인상은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지난 5년간 누적 적자가 4조원을 넘어서고 있는 가운데 임금을 올리면 미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르노삼성은 사실상 임금을 동결한 한국GM과는 상황이 다르다.

르노삼성 사측은 지난해 임금협상과 관련해 기본급을 동결하는 대신 일시금 850만원 지급, 공헌수당 신설을 통한 월 10만원 상당의 수당 지급 등을 노조에 제시했다. 사실상 970만원 상당의 추가금을 지급하는 셈이다.

하지만 르노삼성 노조, 정확히 말해 기업노조 집행부가 사측 제시안에 반대해 협상이 결렬됐다. 기업노조 집행부는 협상 결렬 이후 ▲라인수당 인상 ▲생산·영업직군 통합 ▲노사 교섭대표 동반 퇴진 등을 요구하고 나섰다.

또한 파업으로 발생한 임금 손실분을 보전해 달라고 요구했으나 사측은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깰 수 없다고 이를 거절했다. 그러자 기업 노조는 지난해 파업에 불참했던 근로자들의 성과급을 자신들도 나눠 받아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사내 다른 노조와 근로자모임에 보냈다.

아울러 이날 소식지를 통해서도 “성과물에 대한 공정 분배가 당연한 것처럼 손실에 대한 고통 분담도 당연한 것이다”라며 “임금협상 결과물은 투쟁한 노동자들의 희생으로 이뤄진 것이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르노삼성 기업노조의 대응에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기업노조 집행부가 노사 갈등에 이어 노노 갈등까지 일으키고 있는 것은 노조  내 약해진 입지를 되찾기 위한 술수”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기업 노조 내부에서도 현 집행부에 대한 불만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내부 관계자는 “그동안 집행부의 강경 노선에 피로감을 느낀 조합원이 상당수다”라며 “장기간 파업에 지친 데다 XM3 신차 성공을 기대하는 직원이 많으나 집행부가 이들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서 르노삼성 노조는 지난해 12월23일부터 파업을 시작했으나 첫날에도 참여율은 40% 수준에 그쳤다. 이후 매일 파업 참가율이 하락하며 20%대까지 떨어지자, 결국 노조는 한 달 만에 파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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