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 발표
1인 이상 사업체 종사자 16만3000명 증가···“증가폭, 역대 최저치”
30인 미만 영세 사업장, 증가율 둔화세 뚜렷

31일 임서정 고용노동부 차관이 정부서울청사에서 2월 사업체노동력조사 결과를 브리핑을 하고 있다. / 사진=연합뉴스

고용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모습이다. 지난달 숙박·음식업과 여행업·공연업 종사자 수가 줄줄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업체 종사자 증가 폭도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정부는 이달 통계에선 더 어려운 상황이 반영될 것으로 전망했다.

31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0년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마지막 영업일을 기준으로 국내 1인 이상 사업체의 종사자는 1848만8000명으로 작년 동월보다 16만3000명(0.9%) 증가하는 데 그쳤다. 종사자수 증가폭은 월별 사업체 노동력 조사를 시작한 지난 2009년 이후 역대 최저치다.

2월 사업체 노동력 조사 결과는 코로나로 감염병 위기 경보가 ‘심각’으로 격상된 2월 23일 이후 처음 집계된 고용 지표다. 임서정 고용부 차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코로나19의 영향이 조금씩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최근 30만명 내외의 종사자 수 증가폭과 비교할 때 2월 종사자 수 증가폭이 대폭 축소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종사자 수 증가율 둔화세는 소규모 영세 사업장에서 두드러졌다. 30인 미만 사업체의 종사자 수 증가 폭은 전월의 22만8000명에 비해 크게 줄어든 11만명에 그쳤다. 다만 30인 이상 300인 미만과 300인 이상 규모에서는 전월과 증가 폭이 유사했다.

업종별로 보면 숙박·음식점업이 종사자가 5만3000명(4.2%) 급감했다. 여행사와 렌터카·청소·경비·콜센터 업체 등 사업시설관리업도 1만2000명(1%) 줄었다. 공연업과 헬스장 등이 포함된 예술·스포츠서비스업도 6000명(2%) 줄었다.

고용 위기에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종사자들은 입직보다 이직이 더 많았다. 지난달 전체 입사자는 79만4000명으로, 전년 동월대비 8만1000명(11.3%) 증가했지만 이직자는 93만1000명으로, 20만8000명(28.8%) 급증했다. 새 일자리를 얻은 사람보다 직장을 옮긴 사람이 더 많아진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에 따라 지역별 종사자 수 증가세도 전반적으로 둔화됐다. 특히 코로나19 피해를 가장 크게 입은 지역인 대구·경북 지역은 종사자 수 감소로 이어졌다. 대구 2월 종사자 수는 74만1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1000명(0.2%) 감소했다. 경북 종사자수는 84만5000명으로 전년 동월 대비 2000명(0.2%), 경남 종사자수는 전년 동월 대비 3000명(0.2%) 줄었다.

정부는 사태 장기화에 따라 종사자 수 감소는 이달 들어 전국 규모로 확대됐을 것으로 예상했다. 임 차관은 “2월 말 통계이기 때문에 온전하게 코로나 상황이 완전히 반영돼 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3월 중에는 여러분도 아시다시피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 것들이 통계를 통해서 더 반영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