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소재지 브로츠와프, 감염자 급증···현지정부 “공장 가동은 사업주의 자율적 권한”
주요 글로벌 기업들 생산중지···無감염이지만 LG화학 향한 우려 커져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폴란드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감염자 수가 급증하면서, 현지에 생산라인을 둔 글로벌 기업들의 공장폐쇄를 요구하는 여론이 부상하고 있다. 특히 감염자 수가 높은 남부세실리아(Lower Silesia) 브로츠와프(wroclaw) 민심이 요동친다는 후문이다. 현지에 생산기지를 둔 LG화학에 조치를 요구하는 목소리 또한 높아지고 있다. 

30일 폴란드 당국과 현지 언론 등에 따르면, 29일(현지시간) 기준 코로나19 감염자 수는 총 1862명, 누계사망자는 22명이다. 남부 세실리아 지역의 감염자 수는 214명이다. 단일지역으로 따지면 가장 높은 수치를 보인다. 가제타(Gazeta) 등 현지 언론들은 브로츠와프를 남부 세실리아 감염의 진앙지로 꼽고 있다.

폴란드 국민들은 정부에 보다 적극적인 감염확산 방지노력을 촉구 중이다. 현재 폴란드 정부는 독일 등 접경국가와의 국경을 봉쇄했다. 최초 독일 등 서유럽 국가들과의 국경을 차단했다. 이후 러시아가 폴란드 내 감염확산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국경을 폐쇄함에 따라 주변국과의 왕래가 거의 끊기다 시피한 상황이다. 기업들의 가동과 관련해선 전적으로 ‘사업주의 선택’이란 입장을 고수 중이다.

주변국들과 비교했을 때도 비교적 소극적인 정부의 태도에 폴란드 내 여론이 악화되고 있으며, 특히 높은 감염자 수를 보이고 있는 브로츠와프 등 남부 세실리아의 경우 그 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 과정에서 LG화학 등 일부 기업들에 대한 이미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게 브로츠와프 소재 LG화학에서 근무 중인 관계자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다른 지역의 사정은 언론 등을 통해 접하지만, 브로츠와프의 경우 LG에 대한 이미지가 확실히 부정적으로 변한 것을 체감한다”면서 “다른 기업들의 경우 자발적으로 한시적 폐쇄조치를 내린 데 반해, LG화학은 공장가동을 이어가고 있어, 추가감염 여부를 우려하는 지역 여론이 반영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브로츠와프에는 LG 외에도 독일의 보쉬(BOSCH)그룹, 프랑스의 완성차업체 PSG(푸조-시트로엥)그룹 산하 오펠(OPEL), 일본 도요타, IBM 등의 기지가 위치했다. 보쉬그룹의 경우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유럽 전역의 생산라인의 한시적 가동을 중단한 상태다. 나머지 업체들도 공장 전체 혹은 부분적 가동중단을 실시했다.

 

LG화학 브로츠와프 공장 근무자들의 출퇴근 과정에서 코로나19 감염이 높다는 우려를 지적한 폴란드 매체들. /사진=각 사 홈페이지 캡처
LG화학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 근무자들의 출근 중코로나19 감염이 높다는 우려를 지적한 매체들. /사진=보도화면 갈무리

복수의 브로츠와프 지역들은 LG화학 출근 모습을 비중 있게 다루기도 했다. 해당 공장은 2500여명이 교대로 근무 중이다. 한 번에 많은 인원들이 좁은 버스를 이용해 출근하고, 공장 입구에선 체온측정을 위해 다닥다닥 붙어 줄을 서 있는 까닭에 쉬이 감염병이 전파될 수 있음을 지적하기도 했다. 또한 공장 내 감염확산 노력이 담장 밖에서는 쉽사리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조명하기도 했다. 

LG화학은 통근버스를 증편해 직원들 간 거리를 두는 등 자체 노력을 펼쳤다. 그럼에도 현지의 우려를 불식시키기엔 다소 역부족인 모습이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 완성차 생산라인들이 한시적 가동을 중단했지만, 배터리 수요에 미진한 수율을 보여 온 까닭에 제품 생산을 멈추기엔 부담이 상당할 것”이라 추측했다.

LG화학 관계자는 시사저널e와 통화에서 “현재까지 공장 내 감염자가 발생하지 않았으며, 폴란드 주정부의 입장이 변화하지도 않아 공장가동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감염확산을 위한 노력과 공장가동을 병행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같은 지역에 공장을 운영 중인 LG전자는 지난주까지 라인 수 조정을 통해 공장을 축소 운영했다. 당초 계획대로 금일부터 정상적으로 가동할 계획이지만, 현지사정 등에 따라 유동적일 수 있다는 게 업체 관계자의 설명이다. 폴란드 브롱키에 가전공장을 가동 중인 삼성전자는 내달 6일부터 19일까지 2주간 공장 가동을 중단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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