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마지막 G시리즈 ‘LG G8 씽큐’, 올해 초 재고털이도 끝나

30일 오전 신도림역 인근 휴대전화 판매상가./사진=김윤진 인턴기자
30일 오전 신도림역 인근 휴대전화 판매상가./사진=김윤진 인턴기자

“지금 G8을 찾는 건 바보다. 벌써 재고 다 털었다”

30일 기자가 방문한 서울 신도림역 인근 스마트폰 유통점 10곳 중 ‘LG G8 씽큐’를 판매하는 곳은 단 한 곳에 불과했다. 판매점 직원들은 “어떤 스마트폰 찾냐, 다 있다”라고 외치다가도 G8 구매를 묻는 질문엔 “이미 물량이 다 떨어졌다”고 입을 모았다.

G8은 지난해 3월 출시됐다. 1년만에 오프라인 유통가에서 자취를 감춘 셈이다. LG전자는 카메라 돌출없는 깔끔한 디자인과 화면에서 소리가 나는 크리스털 디스플레이로 G8을 출시하며 승부수를 던졌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직원에게 출시 1년 만에 물량이 바닥난 이유를 묻자, 한 판매점 직원 A씨는 “인기가 많았던 건 아니다”라면서 “당초 생산이 적었고 가게마다 입고 물량이 적어 빠르게 소진됐다”고 대답했다.

G8을 끝으로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LG전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G시리즈는 자취를 감춘다. 마지막 모델인 G8도 물량이 동났다. LG전자는 G8을 끝으로 G시리즈를 단종하기로 했다. 이동통신업계 역시 남은 물량에 높은 보조금을 투입해 ‘재고털이’를 끝낸 상태다. 스마트폰 유통 현장에선 G시리즈 단종을 두고 삼성전자와 애플에 밀린 ‘예상된 퇴장’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G시리즈가 오프라인 유통가에서 사라진 것은 8년만이다. LG전자는 2012년 시리즈 첫 번째 모델인 ‘옵티머스 G’를 선보였다. 당시 100만대를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LG전자 스마트폰의 부흥을 예고했다. LG전자는 G2부터 ‘옵티머스’를 떼고 출시했으며, G3는 시리즈 최대 판매량인 1000만대를 달성했다.

G3 이후 모델부터는 판매량이 계속 떨어져 G8은 역대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 LG전자는 스마트폰 부문에서 2015년 2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19분기 연속 적자에 빠졌다.

이에 LG전자는 올해 플래그십 G 브랜드를 버리고 중저가 스마트폰을 중심으로 제품군을 재편하기로 결정했다. LG전자 관계자는 “해당 브랜드는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며 “추후 G시리즈를 부활시킬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지만, 올해는 출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날 방문한 한 판매점에선 “G8은 이미 이달 초 생산이 중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올해 생산분은 자급제 공기계 및 알뜰폰 사업자가 입고했고, 이동통신사들은 지난해 생산분만 판매했다”고 설명했다.

유통 현장에선 이미 G8 물량이 바닥 났다. 그나마 남아있던 재고도 올초 공시지원금과 판매보조금이 붙어 ‘공짜폰’이 되면서 재고를 털었다. 판매점 직원 A씨는 “올해 초에 이미 G8은 다 팔렸다”면서 “공시지원금에 판매보조금을 더하면 공짜폰이었는데, 갤럭시 S10보다 20만원 저렴했던 것”이라고 답했다.

이날 방문한 유통점 중 어렵사리 KT 전용 모델이 남아있다는 판매점을 발견했다. 그러나 해당 판매점 직원 B씨는 “G8이 있긴 한데, 이것보다는 갤럭시A90 5G를 사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G8은 출고가 89만7600원에서 공시지원금 69만원(6만9000원 요금제 기준)을 적용받아 구매할 수는 있지만, 이달부터 판매보조금이 끊겨 기계값으로 21만원은 내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에 유통업계는 5G 모델인 갤럭시 A90 5G와 갤럭시 S10 5G 판매에 집중하는 분위기였다. 일부 판매점은 요금제에 따라 해당 모델의 구입가 ‘0원’을 제시했다.

유통 현장에선 G8 물량을 다시 확보하고 공짜폰으로 판매한다 해도 소비자들이 찾을지는 장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판매점 직원 C씨는 “올해 초 G8 재고를 털어낼 수 있었던 건, 당시 경쟁작 갤럭시 S10 시리즈 판매보조금이 적었기 때문”이라며 “G8도 사양은 같은 값의 삼성전자 제품에 비해 떨어지지 않지만, 시장 지위에서 밀려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았다. 흥행 실패는 당연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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