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 수요 넘치는 대치동 일부 단지, 한 번 거래 때마다 억 단위 상승
15억 원 넘는 주택 거래 주담대 금지 불구 반포 대장주도 소폭 조정 후 오름세

12.16 대책 이후 주춤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의 부동산 시장이 대책 이전과 다르지 않은 수준의 거래가 다수 일어나며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2.16 대책 이후 주춤세를 보이던 서울 강남의 부동산 시장이 대책 이전과 다르지 않은 수준의 거래가 다수 일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12·16 부동산 대책으로 15억 원이 넘는 아파트 구매 시 주택담보대출이 전면 금지됐음에도 불구하고 서울 강남권의 상당수 아파트는 끄떡없는 시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대치동과 같은 학군수요가 몰리는 지역은 여전히 매물보다 대기수요가 더 많다는 게 시장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총 거래량은 대책 이전에 비해 대폭 감소했지만 재건축 등 투자 목적이 짙은 곳이 아닌 실거주 목적이 강한 수요 밀집지역의 거래가격에는 큰 변동이 없거나 되레 오름세를 보이는 곳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교육의 메카로 불리는 강남구 대치동에 위치한 래미안대치팰리스1단지는 12·16 대책 이후인 올해 초 전용 94.5㎡는 34억 원에 실거래 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 단지는 지난해 10월 32억 원에, 대책 직전인 12월 중순에는 33억 원에 손바뀜이 일어나더니 올해 1월 들어서는 34억 원에 계약이 체결됐다. 매번 1억 원씩 오른 가격에 거래되는 것이다. 이 단지는 학군이 우수한 것은 물론 대치동 학원가 인근에 자리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신축 단지여서 매수대기자는 많고 매물은 없는 상황이다. 때문에 대출을 아예 차단한 대책 발표에도 불구하고 가격 조정 없이 오름세만 보이며 거래를 이어오고 있다.

최근 강남 부동산 시장의 지표로 꼽히는 서초구 반포동 일대는 대책 발표 이후 잠시 주춤하는 듯 싶더니 다시 대책 이전 거래가나, 또는 그보다 높은 수준에 거래가 일어나고 있다. 인근 부동산에 따르면 반포의 대장주인 래미안퍼스티지 전용 59㎡는 사흘 전인 지난 6일 23억 원에 계약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동안 일부 신축 아파트의 경우 3.3㎡ 당 1억 원을 넘는 거래가 체결되며 화제를 모았는데 이제는 준공 10년을 넘은 단지마저도 3.3㎡ 당 1억 원에 육박하는 수준에 거래가 이루어지는 것이다. 특히 이 단지는 약 두 달 전인 올해 1월 초 21억9000만 원에 계약된 이후 1억 원이 넘게 올랐다.

래미안퍼스티지와 함께 대장주로 양대산맥을 이루는 반포자이도 분위기는 비슷하다. 12·16 대책 직전인 지난해 12월 중순, 전용 84㎡가 25억 원에 계약이 이루어졌고 12월 말에는 26억 원, 올해 1월 말에는 26억2500만 원에 손바뀜이 성사되더니 이번엔 27억 원을 찍었다. 이밖에 잠원동 신반포자이 전용 전용 85㎡는 직전 실거래가가 25억5000만에서 지난달 26억5000만 원으로 오른 가격에 거래됐다. 서초동, 삼성동, 도곡동 등도 사정은 비슷하다.

이 때문인지 대책 이후 다소 주춤했던 시중은행 가계대출 증가세도 지난달 들어 다시 반등의 기미를 보였다. 가계대출은 지난해 하반기인 7월부터 11월까지 매달 4조 원대 증가폭을 보여 오다가, 지난해 12월에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 여파로 2조2229억 원으로 감소한 데 이어 올해 1월에는 1조원 미만으로 떨어졌다. 그러다 2월에는 전월 대비 1조9130억 원 늘었다. 부동산 규제 여파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줄자 이를 충당하기 위한 신용대출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편 정부는 이달 중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보유세 부담에 따른 집값 하락우려가 있었지만 집값 상승폭이 크게 상쇄한다는 기존의 학습효과로 공시가격 인상 후에도 집값 조정은 미미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세금이 500만 원 오르는 동안 집값은 1억 원이 오른다면 세금 인상을 통한 집값 안정화는 큰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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