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버·PC 위주 수요 회복 속도…모바일은 2분기부터 수요 개선
하반기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D램 수익성 전년 대비 개선 전망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올들어 시작된 D램 가격 상승 곡선이 코로나19 확산이란 악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주요 업체들이 생산 규모를 조정한 가운데 PC와 서버 수요가 회복되는 조짐이 분명해서다. 다만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제 사업 수익성으로 돌아오기까진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19일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1분기 D램 가격은 코로나19 확산 사태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국 내 메모리 반도체 공장들은 코로나19 확산에도 정상 가동중이고 D램 수요도 서버를 중심으로 지속 회복될 것이란 분석이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내 삼성전자 시안 공장, SK하이닉스 우시 공장과 중국계 주요 메모리 업체 생산공장은 고도로 자동화 돼 있어 필요 인력이 적은만큼 코로나19 영향을 받지 않는다"면서 "주요 기업들이 춘제 전 자재를 비축해 단기적인 공급 부족은 피할 수 있으며 추가 자재들이 평소처럼 세관을 통과할 수 있는 한 이번 사태로 D램과 낸드플래시 시장은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고객사 측에선 메모리 재고가 여전히 부족한 상태라, 노동력이나 자재 부족 문제에도 불구하고 메모리 제품 구매 기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올 1분기 D램 가격은 코로나19 바이러스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장에선 현물가 하락세가 1분기 중 그칠 일시적 현상으로 본다. PC 범용 D램 DDR4 8Gb 제품의 현물 가격은 이날 기준 평균 3.38달러로 전날 대비 0.4% 빠졌다. 이달 들어 고점을 찍었던 지난 4일 3.487달러와 비교하면 3.1% 떨어졌다. 

현물가 하락은 단기적 현상일 뿐 상승 추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전망이다. 지난해 주요 메모리 반도체 업체가 일제히 D램 생산 규모를 조정한 가운데 PC, 서버 수요가 회복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에서 아직 복귀하지 못한 딜러들도 있을 것이며 현물 거래에 있어 눈치 보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전반적인 현물가격이 대대적으로 감소한 것이 아니라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반도체의 현물가격이 고정 거래 가격의 선행 지표가 될 순 있지만 고정 가격이 항상 이를 따라가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지난해 일본 수출 규제 당시에도 메모리 수급 우려로 현물가격이 일시적으로 급등했지만 고정거래가격은 하락세를 지속했다”고 설명했다.

올들어 D램 가격은 상승세를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D램 DDR4 8Gb 제품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2.84달러로, 전월 대비 1.07% 상승했다. 1년 전 평균 고정거래가격 6.00달러의 절반 수준이지만 13개월 만에 첫 반등이다. 

이 때문에 증권업계선 올 1분기 D램 강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2분기 가격 상승 폭이 커질 것이란 전망에 무게를 둔다. 올 1분기 애플, 화웨이 등 주요 스마트폰 제조사 수요는 줄지만 미국 IT 기업을 중심으로 서버 수요가 늘면서 전체 D램 가격이 상승한다는 분석이다.  

이재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중국 반도체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최악의 국면은 지난 것으로 보이며, 현재 서버 수요가 제품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개선되는 가운데 2분기 모바일 수요가 더해져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이달 코로나 이슈 때문에 현물가격이 영향을 받는 등 수요가 일시적으로 둔화될 수 있지만 단기적 요인에 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업체의 D램 사업 수익성은 분기별 지속적인 개선이 예상된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사업에서 각각 3조4500억원, 2360억원의 영업익을 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6%, 95% 감소한 실적이다. 지난해 말 D램 주요 제품 가격이 보합권에 들어섰지만 1년 전에 비하면 여전히 절반 수준의 가격을 형성하면서 수익성 개선은 미미했다.  

이재윤 연구원은 ”D램 가격이 상승하면서 주요 업체의 사업 수익성은 올 1분기부터 전 분기 대비로는 점진적 개선이 있을 것"이라면서 "전년 동기 대비로 두드러지는 수익성 개선은 올 3분기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D램 현물 시장 매출 비중은 전체 시장의 1% 정도다“면서 ”현재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 위축 우려는 있지만 2분기 이후에는 정체된 수요가 풀리며 가격이 상승할 것으로 본다. 특히 올 하반기 들어선 상승 폭은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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