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원격근무, 온라인 트래픽 증가
삼성·SK하이닉스, 서버용 D램 재고 덜어
트렌드포스, 올 2분기 서버용 D램 가격 전 분기 比 20% ↑ 전망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유독 서버용 D램 가격은 오름세다. 전염병 여파로 원격근무 서비스 수요와 온라인 트래픽이 늘면서 역설적으로 서버 투자는 늘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D램 공급사들은 재고도 대폭 덜어낸 것으로 전해진다. 이 같은 가격 상승세가 올 상반기 지속되면서 양사 실적을 견인할지 주목된다. 

1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올 1분기 서버용 D램 제품 고정거래가격이 상승했고 이같은 상승세가 2분기에도 지속될 전망이다. 주요 대형 거래선을 중심으로 장기 계약 체결도 활발한 것으로 전해진다. 

주요 서버용 D램 32GB 제품의 고정거래가는 1분기 초부터 상승 흐름이 이어졌다. 지난해 말 100달러대에 머물던 가격은 올해 2월 110달러로 올랐으며 이달 중 130달러대로 가격이 뛸 것으로 예상된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주요 서버용 D램 제품 고정거래가는 지난해 말 100달러대 수준에서 올들어 지속적으로 상승 추세”라면서 “올 2분기까지도 이미 계약 가격 상승이 확인되고 있다. 내달부터는 140~145달러 수준에서 거래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성장세에 올 2분기 두자릿수 가격 반등을 예상하는 전망도 나왔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는 올 2분기 서버 D램 평균판매가격(ASP)은 전 분기 대비 2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당초 전 분기 대비 15% 오를 것이란 전망치를 최근 상향 조정했다. 같은 기간 전체 D램 ASP 성장 전망치(10% 상승)보다 성장 폭이 크다.

트렌드포스는 전망치 상향 조정의 배경을 두고 코로나19 영향이란 분석이다. 지난해 말 미국 정부의 '합동 방어인프라 사업'(JEDI)을 기점으로 수요가 회복되면서 여기에 최근 코로나19 이슈가 성장 폭을 키웠다는 소리다. 전염병 확산 영향으로 재택 및 비대면 근무등 원격근무 서비스 수요와 온라인 트래픽이 늘면서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이 빨라진 지난달 중국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를 중심으로 서버 수요가 늘었다. 트렌드포스는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은 원격근무 서비스를 제공했고 바이트댄스는 전자상거래, 게임, 핀테크 등 사업 영역을 확장하면서 북미 데이터센서용으로 서버 발주를 늘렸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말 북미 클라우드 시장을 중심으로 D램 수요가 늘었다면 올 상반기는 중국 기업의 수요가 이 흐름에 힘을 보탠 모습이다. 업계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주요 공급사가 지난해 4분기부터 재고를 대폭 덜어낸 것으로 분석한다. 

황 연구원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서버용 D램 재고 수준은 물량이 거의 없는 것으로 파악되며 일부 남은 물량도 대형 거래선이 선점한 상태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버용 D램 가격 상승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원격근무 서비스 수요가 단발적으로 그치지 않고 전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점도 호재다. 최근 중국과 한국에서 한풀 꺾인 코로나19는 미국과 유럽에 건너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IT 업계 관련 투자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겐 한숨 돌릴 대목이다. 올 상반기 스마트폰 D램 시장 수요 부진을 상쇄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올해 공정 전환과 원가절감으로 수익성 회복에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서버용 D램의 경우 고용량 제품 비중을 확대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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