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헬기사격 증언한 조비오 신부 명예훼손한 혐의
직전 재판장 장동혁, 자유한국당 입당 후 총선 출마 의사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지난해 3월 11일 오후 재판을 마친 뒤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씨가 지난해 3월 11일 오후 재판을 마친 뒤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고(故) 조비오 신부의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전두환씨의 사건을 담당할 새 재판장이 결정됐다.

18일 광주지법에 따르면 전씨 사건은 광주지법 형사8단독 김정훈(47·사법연수원 33기) 부장판사가 맡게 됐다.

김 부장판사는 서울 출신으로 서울고법, 서울중앙지법, 전주지법에서 근무했으며 대법원 재판연구관을 지냈다.

전씨의 공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김 부장판사가 오는 24일 부임하면, 재판은 3월쯤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씨 사건은 기소 후 재판장이 세 번 바뀌었다.

2018년 5월 기소 당시 재판을 담당했던 김호석 부장판사(43·사법연수원 33기)는 지난해 2월 법원 정기 인사로 자리를 옮겼고, 후임인 장동혁 부장판사(51·사법연수원 33기)도 부임 1년이 채 안 돼 사직했다.

장 부장판사는 최근 자유한국당(현 미래통합당)에 입당해 대전 유성구갑 선거구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전두환 회고록>을 통해 5·18당시 계엄군의 헬기 사격을 증언한 조 신부를 비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전씨는 회고록에서 “광주사태 당시 헬기의 기총소사는 없었으므로 조비오 신부가 헬기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인 주장이다. 조비오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라고 기술했다.

검찰은 국가기록원 자료 및 국방부 특별조사위원회 조사결과, 형사사건 수사·공판기록, 다수의 참고인 진술 등 방대한 객관적인 자료들을 통해 군의 기총소사를 확인하고 전씨의 주장이 허위임을 확인했다.

검찰은 헬기사격을 목격한 47명의 증언을 들었으며 ‘군중들은 해산하지 않으면 헬기 공격을 받을 거라는 경고를 받았고 실제로 발포됐을 때 엄청난 분노가 일었다’라고 기재된 주한미국대사관 비밀전문도 확인했다. 또 국방부 5·18특별조사위원회가 계엄군의 광주 시민을 상대로 한 군의 헬기사격이 있었다고 확인한 사실도 전씨를 기소할 때 고려했다.

전씨가 받는 사자명예훼손 범죄(형법 제308조)는 공연히 허위의 사실을 적시해 사자의 명예를 훼손했을 때 성립된다.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사자명예훼손 범죄는 고소권자의 고소를 필요로 하는 친고죄로 친족 또는 자손의 고소가 전제돼야 한다. 조 신부의 조카인 조영대 신부는 2017년 4월 전씨를 고소했다.

앞서 전씨는 1996년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 당시 내란 및 내란 목적 살인, 뇌물 등 혐의로 노태우씨와 함께 구속기소 돼 재판을 받았다. 전씨는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다. 2심은 전씨의 형량을 무기징역으로 줄였고, 이 판결은 1997년 4월 17일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고(故) 김영삼 전 대통령은 1997년 12월 전씨를 특별 사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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