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발 조합원 비롯 건설사도 잠잠
내달 초 입찰공고 전까지 건설사 수주전 안갯속

30일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음에도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 사진 = 황정원 기자
30일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음에도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 사진 = 황정원 기자

“서울시와 정부에서 고발한 이후 지금은 건설사고 조합이고 움직임이 거의 없습니다.” (한남 3구역 인근 ㄱ공인중개사)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는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음에도 차분한 분위기를 풍겼다. 한강을 끼고 있는데다 주변에 고급주택이 많아 지난해 떠들썩하게 시공사 선정을 했던 것과는 상반된 모습이다. 거리 곳곳은 텅 비어있는데다 추운 날씨까지 더해져 스산함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ㄴ공인중개사 대표는 “예전에는 시공 관련해 이런저런 말들이 많았는데 요즘은 진행상황에 대해서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다.

30일 <시사저널e>가 서울 용산구 한남 3구역 재개발 조합을 방문했지만 조합 관계자는 “보도가 될수록 우리만 점점 힘들어졌다. 그래서 인터뷰를 아예 안하기로 했다”며 취재요청을 거절했다. 인근에서 48년간 노포를 운영한 70대 상인 역시 “요즘엔 조합원들을 통 못 봐서 뭘 하는지조차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수주에 나섰던 GS건설, 현대건설, 대림산업 등 건설사도 이런 조합 분위기에 동조하며 몸을 납작하게 낮춰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한남역 인근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50대 ㄷ씨는 “이전에는 건설사 직원들로 붐비는 일이 많았는데 이젠 노트북을 켜고 있는 손님들만 봐도 기자인 줄 알고 쉬쉬한다”고 밝혔다.

30일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음에도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 사진 = 황정원 기자
30일 강북권 재개발 최대어로 꼽히는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일대. 5월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음에도 차분한 분위기를 풍기고 있다. / 사진 = 황정원 기자

이처럼 한남 3구역이 몸을 낮추고 조용히 시공사 선정에 돌입한 이유는 정부와 서울시에게 제재를 받는 등 여느 정비사업장보다 유독 외풍이 많았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 점검을 벌여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법 위반 소지가 있는 20여 건의 행위를 적발했다. 서울시는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3개 건설사가 도시정비법위반, 광고공정화법 위반 등에 해당한다며 검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하지만 검찰은 지난 21일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 입찰에 참여한 건설사들에 대해 혐의가 없다고 판단했다.

이처럼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지만, 한남3구역의 수주전은 2월 초 있을 재입찰 공고 전까지 여전히 안개 속에 놓여있다.

현대건설은 새해 초 한남3구역이 위치한 용산구 한남동에 프리미엄 아파트 브랜드 '디에이치(THE H)' 체험관을 마련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현대건설 관계자는 “한남 3구역은 경쟁사들도 다들 수주를 따내고 싶어하는 곳이라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면서 “아직은 홍보관을 제외하고 재입찰 공고 전까지 특별한 홍보 활동을 하지는 않고 있다”고 밝혔다.

반면 현대건설을 제외한 GS건설, 대림산업 등 앞서 수주전에 참여했던 대형건설사들은 2월 초 있을 재입찰 공고 전까지는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GS건설 관계자는 “입찰 공고 전까지는 특별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게 없다”고 말했다. 대림산업 측 역시 “2월 초에 입찰공고가 나온 뒤 입찰 전략과 상품계획 등을 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한동안 정비사업에 뛰어들지 않았던 삼성물산 등 건설사들도 한남 3구역 수주전에 나설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일단 선을 긋는 모양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반포 쪽에 관심을 두는 것은 맞지만 한남3구역은 다소 힘들다고 보고 있다”면서 “이번에 검찰 판결도 최종적인 취소사유가 아니므로 아직까진 진행상황을 지켜볼 예정”이라고 답했다.

한편 한남3구역 재개발사업은 한남동 일대 38만6395.5㎡에 분양 4940가구, 임대 876가구 등 총 5816가구를 짓는 정비사업이다. 총 사업비 7조원, 공사비만 2조원이다. 조합은 2월1일 재입찰 공고를 내 2월13일 현장 설명회를 개최한 뒤, 3월27일 입찰 공고 마감을 할 계획이다. 공고 마감 이후 약 한 달 반가량 홍보전을 진행한 후 5월16일 시공사를 선정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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