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감소폭은 1.3% 불과해···“원가상승분 가격 반영 미진 탓”

/사진=현대제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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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제철이 암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매출은 전년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이 대폭 후퇴했다. 업체 측은 원가상승분이 가격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현대제철은 29일 컨퍼런스콜을 갖고 지난해 잠정실적(연결기준)을 발표했다. 매출은 20조5126억원을 기록한 가운데 영업이익은 3313억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매출은 1.3% 감소하는데 그쳤지만, 영업이익은 67.7% 급락했다. 영업이익률도 3.3%p 감소한 1.6%를 기록했다.

현대제철 측은 “철광석 가격이 지난해 한 때 톤당 120달러까지 치솟았음에도 불구하고 자동차강판, 조선용 후판 등 주요 제품에 대한 가격 반영이 난항을 겪은 것이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더불어 봉형강 부문에서도 하반기 건설수요 부진 심화로 철근·형강류의 판매량이 감소하고 판매단가가 하락해 영업이익 감소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했다.

현대제철은 세계적인 철강 수급 불안정 등 어려운 환경에서도 글로벌 자동차소재 전문 제철소로서의 역량을 집중해 미래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글로벌 완성차 브랜드 소재·부품 인증 확대에 나서 247종의 강종 개발을 금년 내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또 고강도·내마모성 강재 신규 브랜드 ‘WEAREX’를 통해 고성능 자동차 구동부품 시장을 공략함으로써 글로벌 자동차사에 대한 공급 확대에 나서기로 했다. 설비 신예화 및 신규 투자도 진행된다. 내년까지 1200억원을 투자해 자동차소재의 경쟁력 향상을 위한 냉연설비 합리화를 추진한다.

동시에 내년 1월 양산을 목표로 체코 오스트라바시(市)에 핫스탬핑 공장을 신설해 글로벌 수요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현대제철은 자동차소재 부문에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해 올해 글로벌 자동차강판 판매를 100만톤까지 신장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울러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제조기술 고도화 및 제조공정의 스마트화도 추진한다. 부생가스 재활용률 향상·폐열 회수 등 에너지 절감 기술을 바탕으로 저원가·고효율 제철소를 구현하는 한편, 전 공정을 아우르는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해 분석 기반을 고도화하고 AI(인공지능)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등 전사적인 혁신을 통해 ‘스마트 엔터프라이즈’의 기반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스마트 엔터프라이즈’는 제조·생산 부문의 고도화에 초점을 맞춘 ‘스마트 팩토리’를 넘어 시스템·인프라 등 프로세스 전 부문에 걸친 스마트화를 의미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올해도 전 세계적인 제품 수급 불균형과 불안정한 국제정세에 따른 리스크가 겹치며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라면서 “수익성 향상을 위한 사업구조 개편 및 본원적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고, 변화추진 역량을 향상시킴으로써 위기에 강한 회사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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