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급 새내기 기업들, 상장 후 투자자 외면받아
지나치게 높은 공모가 선정·단기 이익실현 분위기에 주가 하락세

롯데리츠, 한화시스템 로고. / 사진=각 사

작년 공모 규모 4000억원을 넘기며 화려하게 주식 시장에 등장했던 ‘스타급’ 새내기주 롯데리츠와 한화시스템이 주가 부진에 시달리고 있다. 부동산리츠에 대한 관심과 한화시스템의 연이은 대형 계약에도 불구하고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는 중이다. 국내 주식시장 부진과 거래대금 감소 등이 두 종목에 대한 관심도를 떨어뜨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롯데리츠는 이날 전 거래일보다 0.34% 오른 5930원에, 한회시스템은 5.99% 내린 1만2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롯데리츠는 공모가보다 18.6% 올랐고 한화시스템은 16.7% 떨어진 상황이다. 

◇롯데리츠 첫날 상한가 이후 주가 하락 지속

공모가로만 보면 롯데리츠가 선전하는 모습이지만 주가 흐름을 보면 롯데리츠의 상황은 한화시스템보다 좋지 못하다. 롯데리츠는 작년 10월30일 상장일에 상한가를 기록하며 ‘리츠 열풍’을 실감케 했다. 하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 주가는 상장일 당시 시가(6000원)보다 더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추세라면 공모가를 밑도는 상황까지 예상할 수 있다. 

롯데리츠는 상장 전부터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공모금액만 약 4300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감정가는 1조5000억원에 달해 국내 최대 상장 리츠로 여겨졌다. 특히 롯데리츠는 롯데쇼핑의 아웃렛·마트·백화점 점포 등 부동산을 증권화해 상장하면서 상장 이후 성공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런 평가들로 상장 첫날 투자자들이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롯데리츠도 다른 상장 리츠처럼 주가 하락세는 피하지 못했다. 케이탑리츠와 모두투어리츠 주가는 각각 공모가 대비 83.1%, 47.8% 떨어진 상황이다. 에이리츠, 신한알파리츠, 이치츠코크렙 주가는 현재 공모가보다 높지만 작년 연말부터 주가가 크게 떨어지는 상황에 처했다. 

롯데리츠(왼쪽)과 한화시스템 주가 추이. / 사진=키움증권HTS

◇한화시스템, 12월 대규모 계약 공시에도 주가는 제자리

한화시스템도 지난해 11월13일 상장 이후 주가가 장중 1만2550원까지 오르는 등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연말부터 주가가 빠르게 내리면서 공모가보다 더 떨어진 주가를 기록 중이다. 지난 8일에는 이란이 미군 공군기지를 미사일 타격하면서 전쟁 발발 가능성이 높아지자 주가가 전 거래일보다 6.9%나 올랐지만 다음 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군사 공격은 하지 않겠다고 발표하면서 주가는 전날보다 다시 6% 이상 떨어졌다. 

한화시스템도 롯데리츠처럼 공모 규모가 4000억원을 웃돌며 상장 대어로 꼽힌 바 있다. 상장 이후에도 대규모 계약들을 체결하면서 화제를 받았다. 지난해 12월26일에는 방위사업청과 4685억원 규모의 전술정보통신체계(TICN) 3차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했다. 이 외에도 12월에만 6건의 대규모 단일판매 및 공급계약체결건을 공시했다. 올해 들어서도 지난 2일 계약금액이 629억원에 달하는 KF-X 체계개발 TFC(Terrain Following Computer) 공급계약 공시를 했다. 하지만 주가는 큰 변동성 없이 하락세를 이어갔다. 12월30일(1만350원) 주가는 12월2일 주가보다 100원 오르는 데 그쳤다.

두 기업의 주가 부진에 대해 증권업계는 주식시장의 부진과 지나치게 부풀려진 공모가 산정에 따라 주가가 계속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코스피 거래대금은 10월 5조7000억원, 11월 5조1000억원, 12월 4조1000억원으로 12월 들어 거래대금이 1조원 이상 감소한 상황이다. 연말 주식 하락을 염려한 투자자들이 주식 투자를 꺼린 것으로 분석된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부진이 길어지는 주식시장 외에도 최대어로 꼽힌 기업들에 대한 공모가 산정이 지나치게 높아도 주가 상승에 억제력이 발생할 수 있다”며 “또 증시 변동성 확대에 단기시세 차익만 원하는 투자자가 많아지면서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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