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 단종된 신용·체크카드 46개···연초 롯데카드 2종 발급 중단
카드업계 “새해에도 업황 어려울 것으로 예상”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직격타를 맞은 카드업계가 새해에도 긴축경영을 이어가는 모양새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직격타를 맞은 카드업계가 새해에도 긴축경영을 이어가는 모양새다./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소비자 혜택이 큰 이른바 ‘알짜카드’ 단종이 새해에도 줄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로 직격타를 맞은 카드업계가 새해에도 긴축경영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7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규발급이 종료된 신용·체크카드는 신한카드 43개, 롯데카드 1개, 우리카드 1개, 현대카드 1개다. 이달 들어선 지난 2일 롯데카드의 제휴카드 2종이 신규 발급을 중단하면서 총 48개 카드가 단종됐다.

신규 발급을 가장 많이 중단한 신한카드의 경우 대부분의 카드가 제휴기간 만료에 따른 발급 중단이었으나, 개중에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알짜카드’로 유명한 카드상품도 포함돼 있었다. ‘아침愛 카드’와 ‘SK행복 카드’가 대표적이다.

신한카드의 아침愛 카드는 아침형 인간을 위한 맞춤 혜택으로 카드 이용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났다. 전월 실적 30만원 이상을 충족했을 시 조조영화 월 1회 무료 혜택을 제공하는가 하면, 주요 백화점·할인점· 아침시간(오전4시~12시) 이용 시 5% 할인 서비스도 제공한다. 전월 실적에 따라 스타벅스 등 커피전문점과 CU 등 편의점에서도 오전 10시 전에 카드를 사용하면 최대 20%까지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신한카드의 SK행복 카드는 전월 실적 기준을 채우지 않아도 혜택을 받을 수 있는 ‘무실적 카드’로 인기가 높았다. 실적을 채우지 않고도 3대 백화점(롯데·신세계·현대백화점)과 3대 할인점(이마트·롯데마트·홈플러스), 전국 면세점, 11번가 등에서 5% 포인트 적립이 가능하다는 게 특징이다. 신한카드는 이미 지난해 2월 해당 카드의 신규 발급을 중단했으나 새해부턴 재발급 시 유효기간 연장도 중단시켰다.

지난해 말 신규 발급이 종료된 롯데카드의 ‘썸뱅크 카드’도 소비자 커뮤니티에서 연회비보다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는 알짜카드로 유명했다. 전월 사용 실적의 최대 5%를 적립해주며, 대부분의 롯데카드가 무이자 결제는 적립 대상에서 제외하는 반면 썸뱅크 카드는 무이자 결제도 적립 한도에 포함된다는 점이 특징이다. 연회비 역시 2000원으로 여타 카드에 비해 매우 저렴한 편이라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았다.

이달 들어선 롯데카드에서 판매하던 유일한 ‘굴비카드’인 ‘롯데 CGV 포인트플러스 카드’가 지난 2일 단종됐다. 굴비카드란 한 장의 카드 연회비만 내면서 여러 개 카드 혜택을 마치 굴비를 엮듯이 한데 누릴 수 있다는 뜻에서 붙은 명칭이다. 소비자가 해당 카드의 실적을 충족하지 않아도 혜택을 누릴 수 있기 때문에 카드사 입장에선 수입 대비 비용 지출이 큰 상품이다.

가맹점 카드수수료 인하로 지난해 경영환경 악화의 직격탄을 맞은 카드사로선 새해에도 긴축경영의 일환으로 카드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특히 소비자 혜택이 높은 카드는 카드사 입장에서 지출인 만큼 단종을 통해 비용감축에 나서는 것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부가서비스와 같은 카드 혜택 변경은 사전고지가 의무사항이나 카드 발급중단은 의무사항이 아니다”라며 “올해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업황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카드사들의 상품 구조조정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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