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상반기 최대 수익 ‘잔치’ 후 3분기 들어 수익 29% 급감
한투·미래, 3분기 5000억원대 순익 달성
증권업계 IB에 올인 분위기 커져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서울 여의도 증권가 모습. / 사진=연합뉴스

2019년 동안 증권사들은 증시에서만 아니라 수익에서도 롤러코스터를 타야 했다. 상반기까지 사상 최대 실적을 낸 증권사들은 하반기 들어 힘을 쓰지 못하고 떨어지는 수익에 적잖이 놀라는 분위기다. 업계 전체가 3분기 들어 수익이 감소한 가운데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양강구도'는 더 단단해진 모습이다. 

◇증권업계 상반기 잔치 분위기 사라지고 하반기 ‘신중’ 모드로

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증권사들의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은 전 분기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56개 증권사의 순이익이 29%나 감소한 것이다. 전 분기 대비 감소폭이 컸던 만큼 작년 3분기 순이익과 비교해도 323억원(3.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수익 부문 중에서 IB 부문 수수료 수익이 16.2% 줄었고 수탁수수료 수익도 주식 거래대금 감소 영향에 8.2% 감소했다. 

증권업계는 올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사상 최대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잔치 분위기였다. 상반기 증권사 순이익이 2조8499억원을 기록, 반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던 것이다. 당시만 해도 IB 부문 수수료수익이 전년 동기보다 17% 증가해 수익 견인차 노릇을 했다. 

하지만 7월1일부터 일본 수출규제라는 악재가 터지면서 증권업계의 3분기 순이익은 요동쳤다. 다만 수익의 롤러코스터에서도 증권업계의 수익성은 작년보다 다소 나아지고 있다. 상반기 최대 실적 덕분이다.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증권업계가 벌어들인 순이익은 3조8398억원이다. 전년 동기(3조6541억원)와 비교하면 5.1% 증가했다. 

◇한투-미래 순익 비중, 업계의 27%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양강 구도는 더 강화되고 있다. 업계가 3분기에 주춤하는 동안에도 두 증권사는 수익을 크게 확대하며 다른 증권사의 추격을 따돌리는 중이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으로 한국투자증권의 당기순이익은 5333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29.9% 증가했다. 미래에셋대우는 5252억원을 기록해 전년 같은 기간보다 20.9% 늘었다. 

6대 증권사의 3분기 당기순이익 현황표. / 사진=시사저널e

두 증권사의 순익 규모나 증가율은 다른 대형 증권사와 비교해 월등하게 앞선다. 메리츠종금증권의 3분기 누적 순이익은 3915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22.5%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은 3598억원(2.9% 증가), 삼성증권은 3023억원(1.9%), KB증권은 2418억원(10.0%)을 기록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순이익이 증권사 전체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7.1%다. 작년 3분기(24.8%)와 2017년 3분기(24.6%)와 비교해 양강 구도는 갈수록 견고해지는 중이다. 내년에는 이 비중이 30%를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갈수록 중요해지는 IB 부문 

증권업계는 기존 위택매매 등 단순 수수료 영업에서 벗어나 IB에서 수익 창출을 확대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의 3분기 누적 기준 IB 부문의 영업이익은 2498억원이다. 전체 이익 비중으로 따지면 IB 부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41%나 된다. 한국투자증권도 같은 기간 이 부문에서 2187억원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도 IB 부문 영업이익으로 2099억원을 기록했고 KB증권은 1204억원, 삼성증권은 75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IB 부문 강화는 대형 증권사만의 현상에 그치지 않고 중소 증권사에서도 발생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가 최근 발간한 ‘증권산업 피어 리포트(Peer Report)- 중소형 증권사’에 따르면 국내 26개 증권사의 영업 순수익에서 IB가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상반기 말 35% 수준으로 2014년 10% 후반대에서 2배이상 늘었다. 케이프투자증권(순영업수익 내 IB 비중 72.1%), KTB투자증권(55.5%), 부국증권(48.1%), IBK투자증권(45.4%), 현대차증권(45.2%), 한양증권(37.9%) 등 중소형 증권사들의 IB 부문도 각 사의 수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마다 연말에 IB 부문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조직개편을 실시했다”며 “이 부문의 성장에 따라 업계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대우의 1, 2위 순위, 나머지 대형 증권사의 순위가 바뀔 수 있기 때문에 IB 부문 역량을 강화해 나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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