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회계 기준 도입 이후 운용 리스도 회계상 부채 인식
미래에셋그룹, 싱가포르에 항공기리스 사업 위해 신규 업체 설립 검토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과 주식매매계약을 27일 체결했다. /사진=연합뉴스
27일 금호산업이 HDC현대산업개발과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 사진=연합뉴스

아시아나항공이 31년 만에 금호그룹을 떠나 범(凡)현대가의 일원이 됐다. 일각에선 수익성 개선을 위해 HDC현대산업개발이 구조조정에 돌입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는 가운데, 정몽규 HDC현대산업개발 회장이 언급한 ‘항공기 리스 방식’의 변경 여부도 주목된다.

지난 27일 금호산업과 HDC현산·미래에셋 컨소시엄은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1.05%에 대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양측은 지난 12일 SPA를 체결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아시아나항공의 구주 가격과 기내식 관련 과징금 등 우발채무에 대한 손해배상 한도에 이견을 보이며 체결을 연기했다. 양측은 협의 끝에 손해배상한도로 9.9%를 명시하기로 정리했다.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한 구주 가격은 3200억원으로, 인수금액 2조5000억원 해당 금액을 제외한 자금은 아시아나항공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사용된다.

HDC현산이 새 주인으로 확정되면서 업계선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절차들이 하나씩 진행될 것이라 예상한다. 그 중 하나가 아시아나항공의 항공기 리스 방식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운용 리스 방식을 사용 중이다. 항공기 리스 방식엔 금융 리스와 운용 리스가 있다. 금융 리스는 리스사가 항공사에 항공기 구입비를 대출해주는 방식이다. 이후 리스 기간이 끝나면 항공사는 리스사에 항공기 소유권을 넘겨준다. 이와 달리 운용 리스는 리스 기간 동안 임차료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기간이 끝나면 항공기를 제작사에 반납한다. 쉽게 말해 월세 개념이다.

운용 리스는 재무에 영향을 끼치는 두 가지 문제점을 갖고 있다. 하나는 올해 새 회계기준(IFRS16)이 도입되면서 운용 리스가 회계상 부채로 잡힌다는 점이다. 또 다른 문제는 운용 리스 방식은 항공기 반납 시 정비를 완료해서 넘겨줘야 하는 의무가 따르기 때문에 보상금이 추가로 반영된다는 점이다. 수익성 개선을 목표로 하는 HDC현산 입장에선 새롭게 금융 리스 방식을 검토해 볼 여지가 있다.

최근엔 미래에셋그룹이 항공기리스 사업을 위해 싱가포르 등에 업체 설립을 검토하면서 리스 방식 변경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미래에셋그룹이 설립한 신규 업체를 통해 항공기를 공급하면 리스 비용 절감 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한편 지난달 정몽규 회장은 아시아나항공 항공기 리스 방식에 대해 “아시아나항공은 지금까지 운용리스를 상당히 많이 해왔는데 경제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실사 과정에서는 자세히 들여다보지 못했다. 계약하고 나서 방향 정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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