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 협업 통해 차량공유 사업 진출
자동차 단기 대여 서비스업은 ‘중소기업 적합업종’이지만 협업 시 대기업 진입 허용
기존 모빌리티 업체 타격 불가피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 / 사진=현대차그룹
현대차그룹이 모빌리티 전문 기업 ‘모션’을 설립하고 국내 렌터카 업체들과 협력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에 진출한다. / 사진=현대차그룹

모빌리티 부문으로의 사업 확대를 선언한 현대자동차가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와의 협력을 통해 차량공유(카셰어링) 사업에 진출한다. 중소기업 적합업종인 차량공유 등 렌터카 사업에 플랫폼만 제공하는 방식으로 뛰어들겠다는 심산이다.

26일 현대차그룹과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는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사옥에서 ‘미래 모빌리티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렌터카연합회는 1117개의 렌터카 업체를 회원사로 둔 국내 최대 자동차 대여 사업자 단체다.

현대차는 협업을 통해 모빌리티 시장 진출을 위한 거점 확보와 동시에 규제도 피했다. 지난해 10월 동반성장위원회는 자동차 단기(1년 미만) 대여 서비스업을 중소기업 적합업종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간 단기 렌터카 서비스업 시장엔 대기업의 진출이 어렵다.

다만 당시 동반성장위는 대·중소기업이 동반성장할 수 있도록 IT기반 플랫폼과 기존 중소렌터카 사업자의 차량을 활용하는 경우에는 신규 대기업의 진입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 현대차는 이 부분을 활용했다.

현대차는 자체 개발한 렌터카 통합 관리 시스템 ‘모션 스마트 솔루션’과 다양한 제휴 서비스를 제공한다. 모션 스마트 솔루션은 사물인터넷(IoT)가 적용된 단말기와 차량 위치 및 운행경로, 차량 상태, 연료(배터리) 잔량 등을 파악하는 관리 시스템 등을 말한다.

쉽게 말해 현대차는 렌터카 업체에 앱과 플랫폼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사업 효율성 확보는 물론이고 모빌리티 부문 규제도 피할 수 있다. 현대차는 내년 3월까지 시범사업에 지원하는 렌터카 업체와 실증 테스트를 진행한 뒤, 2020년 상반기 중 전국 렌터카사를 대상으로 서비스를 본격 개시한다.

이 같은 현대차의 사업은 모빌리티 전문기업 ‘모션’을 통해 진행된다. 모션은 렌터카 등 모빌리티 업체에 각종 솔루션 및 플랫폼을 제공하는 전문기업으로 현대차와 기아차가 8대2 비율로 공동 출자해 설립했다.

윤경림 현대차그룹 오픈이노베이션사업부장은 “국내 렌터카 업체들과 상생하는 플랫폼 제공을 시작으로 현대차그룹은 향후 새로운 모빌리티 트렌드를 선도할 핵심 플레이어로 거듭날 것”이라며 “플릿 비즈니스에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통해 앞으로도 고객들에게 최상의 가치를 제공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조석태 한국렌터카사업조합연합회 회장은 “모빌리티 사업은 4차 산업혁명의 핵심으로서, 현대차그룹과 렌터카연합회가 서로 협력해 더욱 안전하고 편리한 서비스를 고객에게 제공하는 동시에 다가올 미래 모빌리티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기반을 마련하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차의 모빌리티 시장 진출은 기존 업체들에 부담이 될 전망이다. 협업을 통한 사업이라는 점을 제외하면 기존 카셰어링 사업과 유사하기 때문이다. 관련 업계 관계자는 “대기업이 진출하게 되면 기존 업계에 타격이 오는 건 불가피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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