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신사 이어 바이오시밀러 업체 ‘에이프로젠’ 기업가치 10억달러 넘어···유니콘 기업 보유 수 5위로 독일과 동급

표=조현경 디자이너
/ 표=조현경 디자이너

국내 11번째 유니콘 기업(상장 전 기업가치 1조원 돌파)이 탄생했다. 바이오시밀러를 만드는 ‘에이프로젠’이 바이오기업으로는 첫 유니콘이 됐다. 최근 몇 년 새 유니콘 기업 등장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가운데 정부와 업계에서도 내년까지 기업가치 1조원을 기록하는 스타트업들이 합류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10일 미국 시장조사기관 CB인사이트(CB Insights)에 따르면 에이프로젠이 지난 9일 11번째 유니콘 기업으로 등재됐다. 에이프로젠은 린드먼아시아인베스트먼트로부터 2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하며 기업가치 10억4000만달러(약 1조2400억원)를 기록했다.

에이프로젠은 카이스트에 재직하던 김재섭 교수가 지난 2000년 창업해 제넥셀이 인수한 스타트업이다.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기술 이전을 받고 개발‧판매 중이다

앞서 10번째 유니콘 기업으로는 패션 이커머스 플랫폼 ‘무신사’가 새롭게 등재됐다. 무신사는 2001년 온라인 커뮤니티 프리챌에 개설한 스니커즈 마니아 커뮤니티 '무진장 신발 사진이 많은 곳'(무신사)으로 시작했다. 고등학생이었던 조만호 대표가 웹진과 커뮤니티에 동대문에서 신발과 스트리트 패션 사진을 찍어 올리며 패션 정보를 공유하던 곳이 패션 플랫폼이 됐다.

무신사는 지난해 7월과 올해 2월 국내 벤처캐피털(VC)로부터 66억원을 투자받았다. 이후 글로벌 VC 세쿼이아캐피탈과 2000억원 규모의 투자 계약을 맺었다. 무신사의 기업가치는 18억9000만달러(2조2510억원)로 평가됐다. 무신사는 최근 주주총회를 거쳐 투자 계약 체결을 완료했다.

이날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유니콘 기업을 꾸준히 지원해 내년 유니콘 보유 순위 4위 국가에 진입하겠다는 목표를 밝혔다. 무신사와 에이프로젠 유니콘 등록으로 한국은 11개 유니콘 기업을 보유한 국가가 됐다. 미국(210개사), 중국(102개사), 영국(22개사), 인도(18개사)에 이어 독일과 함께 공동 5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박 장관은 “국내 유니콘 기업 중 최초로 생명공학 분야 제조업체가 탄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남다르다"며 "유니콘 기업 국가 순위가 독일과 공동 5위를 기록하고 있는 등 유니콘 기업 탄생 속도가 가속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박 장관은 유니콘 기업의 수가 벤처 생태계 성숙도를 의미한다며 “(유니콘 육성 정책은) 자생적 기업을 더 지원한다는 의미도 있지만 정부 지원을 필요로 하는 기업이 세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의미 부여 역할이 있다”며 “현재 CB인사이트에 등재되지 않은 기업이 2곳 정도 있는데, 해당 기업들이 등재가 가능한지 재무 상태를 살피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은 "정부도 스케일업 펀드 조성 등 벤처투자 확대와 예비 유니콘 기업 발굴·육성 등을 통해 더 많은 유니콘 기업이 나올 수 있는 벤처 생태계 조성에 힘쓰겠다"며 “2022년까지 국내 유니콘 기업 20개 등재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한편 스타트업업계에서는 유니콘 기업 등장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2016년부터 2017년까지 더디게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2년간 급격하게 유니콘 기업이 늘어나면서 2018년에 3개사, 2019년에는 5개사가 신규 등록됐다.

다만 고객 중심 ICT(정보통신기술) 플랫폼 흐름은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국내 유니콘 기업은 전자상거래, 핀테크, O2O(Online to Offline, 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플랫폼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바이오기업은 에이프로젠이 처음이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투자가 늘어나면서 내년까지 국내 유니콘 기업이 3개 정도 더 합류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가치 또한 상장 전 1조원을 넘어서 2조, 3조원까지 몸값이 치솟는 스타트업이 많아지고 있다”며 “사용자들에게 친숙하고 이용률이 가시적인 플랫폼 사업들이 앞으로도 유니콘 기업으로 많이 합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는 최근 대규모 투자를 유치한 전자책 콘텐츠 플랫폼 리디와 미디어 커머스 기업 블랭크코퍼레이션이 가장 유력하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그밖에도 새벽배송 플랫폼 마켓컬리, 크라우드펀딩 기업 와디즈 등이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거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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