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액·자동·재미 세가지 키워드에 방점···“기존 소액 저축상품과 차별화”
오프라인 저금통 속성 반영해 저축 과정에 ‘재미’ 추가
내년 상반기 새로운 모으기 규칙 추가 예정

세이프박스, 26주 적금, 모임통장 등으로 수신 상품에 새로운 바람을 몰고 온 카카오뱅크가 이번엔 소액 저축상품인 ‘카카오뱅크 저금통(저금통)’을 내놨다.

10일 카카오뱅크는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자동 소액 저축상품인 저금통 서비스를 출시한다고 밝혔다.

저금통은 소액·자동·재미 요소를 결합한 새로운 저축상품으로 1~999원의 잔돈만 저금할 수 있어 저축 부담을 덜고, 자동저금이 가능해 소비자의 번거로움을 줄였다는 장점이 있다.

자동저금 시스템은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고 ‘동전 모으기’를 선택하면 매일 자정을 기준으로 고객이 선택한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에 있는 1000원 미만, 1원 이상 잔돈이 저금통으로 다음날 자동 이체되는 방식이다.

카카오뱅크는 저금통 기획 배경에 대해 저축을 어려워하면서도 저축을 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한 고민이 있었다고 말했다. 저금통 기획 총괄을 담당한 김기성 카카오뱅크 채널파트 매니저(저금통 태스크포스(TF)장)은 “소비는 즐겁고 저축은 어렵지만 저축을 하고 싶다는 니즈는 항상 존재해 왔다”며 “금전적 여유가 없더라도 저축을 한번 시작해보고, 고객에게 저축이 좀 더 재미난 경험이 됐으면 하는 고민 끝에 저금통 서비스를 출시하게 됐다”고 밝혔다.

저금통의 가장 큰 특징은 실물 저금통의 특징을 모바일로 재해석했다는 점이다. 실제 저금통에 돈을 넣었을 때 저축 총액을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카카오뱅크 저금통에도 반영했다. 저금통에 쌓인 금액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없지만, 한 달에 한 번 매월 5일에만 ‘엿보기’ 기능을 통해 저축금액을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대신 쌓인 저축 금액에 따라 ‘자판기 커피’, ‘떡볶이’, ‘놀이공원 자유이용권’, ‘제주도 항공권’ 등 가격이 상응하는 상품을 보여줘 대략적인 총 저축 금액을 추정해볼 수 있게 했다. 가령 2000~3000원 정도의 금액이 모이면 ‘카카오톡 이모티콘’ 아이콘, 9만5000~10만원가량이 모이면 제주도 항공권을 연상할 수 있는 ‘귤’ 아이콘을 나타내는 등 이미지 변화를 통해 대략적인 저축 금액을 보여주는 식이다.

실물 저금통은 부분 출금이 불가능하다는 점도 반영했다. 저금통에 쌓인 금액은 전액 출금만 가능하며 저금통에 쌓을 수 있는 최대 금액은 10만원이다. 이 역시 작은 실물 돼지 저금통을 잔돈으로 가득 채웠을 때 모을 수 있는 금액이 약 10만원 정도라는 점을 반영한 부분이다.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저금통'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김기성 카카오뱅크 채널파트 매니저가 저금통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최기원 PD
10일 오전 서울 용산구 KDB생명타워 카카오뱅크 서울오피스에서 열린 '카카오뱅크 저금통'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김기성 카카오뱅크 채널파트 매니저가 저금통 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최기원 PD

실물 저금통의 특징을 이번 서비스에 담아낸 이유에 대해 카카오뱅크는 결과만이 아닌, 과정 자체에 재미를 주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김 매니저는 “소액, 자동, 재미라는 세 가지 키워드로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정의할 수 있다”며 “그중에서도 실물 저금통의 특징은 재미에 초점을 맞춘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금액을 계속 보여주는 것 자체가 저축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다”며 “저금통을 비운다는 건 중간중간 돈을 빼는 게 아니라 돈을 다 모은 뒤 저금통을 깨고 다시 저금통을 채우는 과정으로 구성된다. 이를 반영해 10만원이 다 모인 경우 저금통이 꽉 찼으니 저금통을 다시 한번 시작해보라는 형태로 애플리케이션 알람을 보낼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타 은행이나 핀테크사에 존재하는 소액저축 상품과의 차별성도 강조했다. 이병수 카카오뱅크 상품파트 매니저는 “기존에도 은행이나 핀테크사에서 나온 소액저축 상품이 있지만 이들 상품은 시작점이 금융상품 자체에서 출발해 상품 위주로 바라본 시각이라면 카카오뱅크는 고객의 경험과 가치에서 출발한다는 차이가 있다”며 “고객이 느낄 경험과 가치를 위해 어떻게 상품과 디자인을 설계할지 고민했기 때문에 (저금통은) 저희만의 유일한 상품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을 개설하기 위해선 카카오뱅크 입출금계좌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1인당 개의 저금통 개설이 가능하며 금리는 고정금리로 연 2.0%다.

카카오뱅크 저금통은 ‘동전 모으기’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 중 새로운 ‘모으기 규칙’을 추가할 예정이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저축 방법을 다양화하고 규칙에 따라 저축 한도를 상향하는 등 고객들이 즐겁고 편리한 저축 성공 기회를 경험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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