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약문턱 낮고 전매·대출 등 규제 완화영향
같은 도시 내에서도 옆의 규제지역 사업장과 온도차 뚜렷

GS건설이 안양에서 공급하는 아르테자이 견본주택 앞 모습 / 사진=GS건설
GS건설이 안양에서 공급하는 아르테자이 견본주택 앞 모습 / 사진=GS건설

 

 

수도권 내 비규제지역의 청약광풍이 이어지고 있다. 청약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데다가 대출규제로부터 자유롭고 전매까지 가능해 실수요는 물론 투자수요까지 대거 운집한 영향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0월 안양시 만안구에서 지난달 공급된 안양예술공원 두산위브(558가구)는 1순위에서 평균 45.44 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이후 한 달 여 뒤인 11월 동안구에서 나온 힐스테이트 비산 파크뷰(303가구)는 평균 5.5 대 1의 경쟁률을 나타냈다. 같은 안양시 내에서 비슷한 시기 공급된 물량인데도 청약 경쟁률이 10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이는 규제여부가 빚어낸 결과다. 청약결과가 저조한 동안구는 규제지역이고 열기가 뜨거웠던 만안구는 비규제지역이다. 즉 정부가 규제지역 내 청약요건 규제를 강화하자 비규제지역의 가치가 재조명되고 청약 경쟁률에서 극명한 온도차를 보이는 것이다. 실제 규제지역의 경우 청약시 세대주여야만 하고, 동시에 최근 5년 간 세대원 누구라도 당첨사실이 있으면 청약을 할 수 없는 등 문턱이 높다. 반면 비규제지역에서 분양되는 주택물량에 청약할 때에는 주택 소유, 재당첨 및 가구주 여부에 제한이 없다. 청약통장 가입 기간도 1년 이상이면 1순위가 가능하다. 대출규제(LTV 70%, DTI 60% 등)가 덜하다. 청약에 당첨되고 난 뒤 6개월만 지나면 분양권을 되팔아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전매도 가능해 투자수요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비규제지역의 청약 풍선효과는 갈수록 더욱 극명해지는 모습이다. GS건설은 비규제지역인 안양 만안구 아르테자이를 공급하고 오는 4일 1순위 청약 접수를 받는다. 이에 앞서 내놓은 견본주택에는 개관 사흘 만에 2만9000명이 몰렸다. GS건설 측은 “비규제지역으로 높은 인기를 보이고 있는 지역이어서 추운 날씨에도 내방객들이 견본주택 입장에만 1시간 이상의 시간이 소요할 정도로 긴 대기 줄이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는 안양지역 만의 분위기는 아니다. 앞서 고양시에서도 이와 유사한 청약분위기가 연출된 바 있다. 지난달 초 국토교통부는 삼송택지지구, 원흥·지축·향동 공공주택지구, 덕은·킨텍스1단계 도시개발지구, 고양관광문화단지(한류월드)를 제외한 고양시 모든 지역을 청약조정대상지역에서 해제했다. 이에 따라 지난달 중순 고양시 토당동 대곡역 두산위브(259가구)는 규제를 받지 않았고 청약 평균 경쟁률은 52.2대 1로 높은 인기를 증명했다. 반면 여전히 규제를 받는 지역에서 분양한 고양덕은 중흥S-클래스 파크시티(503가구)는 평균경쟁률 7.9대 1로 저조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비규제지역의 청약 풍선효과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한 부동산시장 조사업체 관계자는 “서울과 인접하면서도 대출과 청약 관련 규제를 받지 않는 지역들은 청약 수요가 많다”며 “비규제지역이라도 유망한 지역은 규제지역으로 지정될 가능성이 높다. 당분간 주변 비규제지역 주택 시장이 반사이익을 보는 경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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