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기자수첩] ‘일회성이 아닌 지구’ 지키려면 환경 보호부터
  • 한다원 기자(hdw@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28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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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계적으로 ‘일회용품 금지’ 나서는 정부 발맞춰 환경 지키기 시작해야

카페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컵 사용이 금지된 것은 지난해 7월이다. 기자는 올해 7월, 정부가 일회용 플라스틱 컵(이하 일회용 컵) 단속을 시작한지 1년이 되던 날 그동안의 변화를 알아본 적이 있다. 결과는 씁쓸했다. 환경부는 일회용 컵 단속에 박차를 가했고, 대형 프랜차이즈 업계를 중심으로 자연스레 매장 내 플라스틱 컵은 사라졌지만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영세업계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신세였다. ▶관련기사: [현장] ‘일회용컵 제로’ 정책 1년···곳곳서 부작용 여전

한국은 일회용품 사용 대국(大國)으로 불린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되는 일회용 종이컵은 연간 260억개 정도다. 1인당 플라스틱 소비량은 100㎏에 달하고, 비닐봉지도 1인당 연간 넉 장 정도 사용하는 핀란드보다 100배 많은 420장을 쓴다.

지금도 마찬가지다. 개인 카페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은 여전하고, 기자 역시 텀블러를 들고 다니는 데 습관을 들이지 못했다. 사실 정부의 지침에도 카페에서의 일회용 컵 사용은 계속되지 않을까 생각했고, 한동안 철저히 단속하더라도 금방 원래대로 카페 픽업데스크에는 일회용 컵이 수북히 쌓일 것으로 예상했다. 물론 지금도 대형 프랜차이즈 카페는 픽업데스크에 종이컵을 무료로 제공하고, 따뜻한 차를 시키면 티백을 옮겨 담는 용기도 종이컵인 아이러니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긴 하다.

그런데 정부의 이번 의지는 확고한 듯하다. 카페서의 일회용 컵 단속을 넘어 오는 2021년부터는 카페 내부에서 일회용 컵과 종이컵 사용이 단계적으로 금지된다. 종이컵은 머그잔 등 다회용 컵으로 대체되고, 매장에서 먹다 남은 음료를 테이크아웃 할 때 주는 1회용 컵 무상 제공도 금지된다. 대신 테이크아웃 잔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일회용 컵 보증금제를 부활시킨다고 한다.

플라스틱 제품 사용도 제한된다. 포장·배달음식과 함께 오는 1회용 숟가락·젓가락 등은 2021년부터 무상 제공이 되지 않는다. 2022년부터는 빵집, 편의점에서 비닐봉지를 사용할 수 없게 되고 식당·카페·급식소에서 플라스틱 빨대 사용도 금지된다.

다행히도 자발적으로 환경 보호에 동참하는 이들이 많다. 카페에 갈 때는 텀블러를 꼭 챙기고, 배달 음식을 시킬 때 일회용 숟가락·젓가락 등은 받지도 사용하지도 않는다. 기자의 지인은 “일회용 컵을 사용할 때마다 아깝다는 생각이 들어 텀블러를 사용하게 됐다. 덕분에 텀블러를 모으는 취미가 생겨 지출은 늘었지만 환경 보호에 동참하고 싶은 생각이다 (웃음)”고 말했다.

연예인들도 카페 일회용 컵 줄이기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배우 김혜수씨는 개인용 텀블러를 사용한다고 밝혀 화제가 된 지 오래다. 환경보호를 위해 지난 8월 환경의 날을 맞아 배우 박소담·박진희씨가 ‘#플라스틱프리챌린지’를 인스타그램에 게시하며 캠페인에 동참했고, 이후 1회용품 사용을 줄이는 ‘NO플라스틱챌린지’ 캠페인이 시작돼 한지민·정우성씨 등 유명인들이 연이어 참여해 다회용 제품 사용에 대한 인식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제는 국민들의 결단에 시선이 모아진다. 정부도 환경 보호에 앞장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분위기에 휩쓸려서가 아닌, 자발적인 환경 보호에 동참해야할 필요가 요구된다. 일회용품 사용 대국 타이틀이 환경 보호 대국으로 인식되기까지 말이다.

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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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다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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