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파견과 도급 사이에서 벌어지는 ‘車업계 노사 갈등’
  • 최창원 기자(chwonn@sisajournal-e.com)
  • 승인 2019.11.28 14: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한국GM “고용부 해석이 과거와 달라”···법원은 계속해서 불법파견 인정
전문가들 “업체 바뀌지 않으면 노사갈등 해결 힘들어”
파견과 도급의 차이는 간단하다.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직접 지휘 명령이 있다면 파견, 없다면 도급이다. /사진=셔터스톡
파견과 도급의 차이는 간단하다. 근로자에 대한 원청의 직접 지휘 명령이 있다면 파견, 없다면 도급이다. / 사진=셔터스톡

자동차업계에서 근로 형태를 둔 노사갈등은 과거부터 끊임없이 이어져 왔다. 특히 파견과 도급에 대한 노사 간 상반된 입장은 갈등의 원인으로 지적돼 왔다. 전문가들은 업계 관행이 변하지 않으면 해결법이 없다고 주장한다.

2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GM창원비정규직지회는 이날 오후 2시30분 한국GM 창원공장 정문 앞에서 ‘비정규직 대량해고 중단’ 결의대회를 열 예정이다. 이미 비정규직지회는 해고 예고 통보 이후부터 창원공장 앞에서 1교대 전환을 반대하는 서명운동 등을 이어왔다. 내달 3일엔 지회 조합원이 아닌 비정규직 근로자와 함께 궐기대회를 진행할 계획이다.

노사가 ‘근로 형태’를 다르게 판단하고 있어 노사 갈등이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한국GM은 이들을 도급업체 직원으로 판단하고 있다. 반면 해당 근로자들은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를 근거로 불법파견을 주장하고 있다. 지회 측은 “불법파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정규직 전환은커녕 적반하장으로 비정규직 560명을 해고하겠다고 한다”고 성명문을 발표했다.

파견의 경우 사용사업주가 파견근로자를 직접 지휘 감독하는 것이 허용된다. 반면 도급은 원청이 하청의 근로자를 지휘 감독할 수 없다. 만일 도급 계약을 맺고 원청이 근로자를 지휘 감독하게 되면 ‘불법파견’으로 인정돼 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하는 의무가 발생하게 된다.

지회 측 주장대로 고용노동부 창원지청은 한국GM 창원공장에 대한 특별근로감독 결과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774명이 모두 불법파견이라고 판단, 2018년 7월3일까지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전원을 직접 고용하라는 시정지시서를 창원공장에 보냈다.

그러나 한국GM은 “직접 고용 여력이 없다”는 이유로 불복했다. 동시에 시정명령에 대한 억울함도 호소했다. 지난 2014년 창원공장이 하도급 운영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는 판단을 받았을 당시와 2018년의 도급 운영 방식이 동일한데 고용부 해석만 달라졌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고용부 창원지청은 2013년 12월부터 한국지엠 창원공장에 대해 특별점검을 벌였고, 그 결과 “2005년과 비교해 불법파견 요소가 많이 개선됐다”며 불법파견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내린 바 있다. 이 때문에 당시 업계선 고용부 판단 기준이 모호하다는 반응이 나왔다.

고용부가 도급과 파견을 구분하는 기준은 고시 제98-32호와 파견법 업무매뉴얼 등에 나와 있다. 해당 내용에 따르면 ‘노무관리상의 독립성’과 ‘사업경영상의 독립성’에 해당하는 요건을 충족하는 경우 도급관계를 인정하고 있다. 상세 점검항목은 근로자 설문지를 제외하면 43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국GM의 억울함을 인정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정승균 법률사무소 일과사람 노무사는 “고용부가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긴 했지만, 법원은 계속해서 불법파견을 인정해왔다”고 설명했다.

그간 법원의 판결을 살펴보면 2013년 2월28일 대법원은 GM대우(현 한국GM) 창원공장의 사내하청을 불법파견으로 판정하고 데이비드 닉 라일리 전 GM대우 사장에게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고용부 특별점검 이후인 2014년 12월4일에도 법원(창원지법 제4민사부)은 한국GM 창원공장에서 일하는 비정규직 근로자 5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근로자지위확인소송에서 “사측은 이들에게 정규직과 비정규직 직원간의 임금차액분 5800만~7200만원씩 각각 지급하라”고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이어 정 노무사는 “판단기준의 모호함 보다는 완성차들이 불법 파견을 인정하고 정규직 전환을 진행할 경우 비용 등의 부담 때문에 끝까지 버티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노무사는 업체가 하지 않으면 파견과 도급으로 인한 노사갈등은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직설적으로 말하자면 완성차업체들은 불법파견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대법원까지 어떻게든 끌고 가려는 것”이라면서 “업체들이 바뀌지 않으면 (해결)방법은 없다. 자동차 시장 상황 악화로 이 같은 갈등은 끊임없이 이어질 것”이라고 의견을 밝혔다.

한편, 관련 문제를 마무리 짓는 업체들도 나타나고 있다. 2010년 대법원은 현대자동차의 사내하도급을 불법파견이라고 인정했다. 이에 현대차는 2012년부터 사내하도급 근로자 특별고용을 진행했다. 당초 2021년까지 9500명의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노사 합의로 1년 앞당겨 끝낼 예정이다.

최창원 기자
산업부
최창원 기자
chwonn@sisajournal-e.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