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부동산 공모펀드 잔고 전년 대비 55.1%↑···해외는 50.6% 증가
저금리 기조 및 증시 변동성 확대 따라 안정적 투자처로 여겨져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국내외 부동산 펀드의 인기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경기 침체와 증시 부진 외에도 은행의 예·적금 금리 인하로 부동산 대체 투자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풀이된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외 부동산 공모펀드 판매잔고가 크게 늘어났다. 지난 9월말 기준 국내 부동산 공모펀드의 판매잔고는 38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5.1% 증가했다.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도 같은 기간 50.6% 늘어난 6456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의 판매잔고는 7.7% 감소했고, 해외 주식형 공모펀드도 10.5%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공모펀드 외에도 기관 및 자산가 등이 투자하는 부동산 사모펀드에도 투자금이 몰리고 있다.  국내 부동산 사모펀드 판매잔고는 올 9월말 37조8555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1.3% 증가했다. 해외 부동산 사모펀드는 같은 기간 19.4% 늘어난 41조8514억원을 기록했다. 

부동산 대체 투자에 자금이 몰리는 이유는 장기화되는 저금리 기조와 증시 변동성 확대에 따라 안정적인 투자처를 원하는 고객이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미·중 무역전쟁이 올해도 종결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과 내년 경기 악화 우려 탓에 투자자들이 부동산 펀드를 선택하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외 부동산 공모펀드 및 주식형공모펀드의 판매 잔고. / 도표=조현경 디자이너

부동산 펀드의 인기는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가 지난 9월11일 ‘공모형 부동산 간접 투자 활성화 방안’을 발표하면서 연간 5000만원 한도로 부동산 간접 투자의 배당소득에 9% 세율을 분리 과세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투자금이 몰리면서 올해 증권사들이 내놓은 부동산 펀드의 상품들은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KB자산운용이 올 초에 KB국민은행 옛 명동 본점 사옥을 기초자산으로 해 출시한 ‘KB 와이즈 스타 부동산 투자신탁 1호’는 판매를 시작한 지 10분 만에 완판됐다. 종각타워에 투자하는 ‘KB와이즈스타부동산자2A’도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해외 부동산 펀드도 투자자들에게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내놓은 공모펀드 가운데 이탈리아 밀라노의 피렐리 R&D센터, 도쿄 지요다구 한조몬 오피스 빌딩, 벨기에 정부 RDB본청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모두 완판 행진을 이어갔다. 그밖에도 한국투자운용·이지스자산운용 등이 내놓은 국내외 부동산 펀드들도 연이어 완판됐다.

최근엔 KB자산운용이 이달 29일까지 판매하는 ‘KB와이즈스타부동산투자신탁3호’를 내놨다. 이 펀드는 서울시청 인근에 위치한 센터플레이스 빌딩에 투자하는 펀드다. 하나은행·하나카드·삼성화재 등 주요 금융사들이 입주해 있다. 건물 임대도 98% 이상 완료된 상태다. 이 펀드의 투자 기간은 5년이다. 배당금은 연 6% 수준으로 6개월마다 분배금이 지급될 예정이다. 

라진성 키움증권 연구원은 보고서에서 “(정부가) 세제 혜택과 우량 자산 공급 등 공모리츠·부동산 펀드에 대한 투자 유인을 확대해 기존 주택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부동산 투자 패러다임 변화를 유도하고 있다”며 “최근 주식시장 불확실성 확대, 금리 인하, 베이비붐 세대의 본격적인 은퇴로 안정적인 투자 수단 수요가 증가하는 등 시장환경도 (부동산 대체 투자에) 우호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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