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삼성증권 등 증권업계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 지난해 규모 넘어서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거래액 325억 달러로 ‘사상 최대’
증권업계, 해외 주식 거래수수료 인하 등 서비스 강화

증권업계의 해외 증권 위탁수수료 수익. / 도표=이다인 디자이너

올 들어 해외 주식을 매매하는 투자자가 늘어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해외 증권 위탁수수료 수익도 늘어나고 있다. 국내 증시가 국내외 정치 이슈로 인해 변동성이 커지면서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가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고객들을 위한 증권사들의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국내 투자자의 해외 주식 순매수금액은 190억1200만 달러로 지난해 연간 매수금액을 넘어섰다. 해외 주식 거래 규모도 356억5000만 달러로 지난해 해외 주식 거래 규모(325억7000억원)를 뛰어넘으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 중이다. 

이 같은 성장세에 따라 증권사들의 해외 증권 중개수수료도 늘어나고 있다. 증권사별로 보면 올 3분기까지 미래에셋대우(371억원)와 삼성증권(297억원)의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 수익이 업계에서 가장 많았다. 미래에셋대우와 삼성증권은 올 3분기 만에 지난 한 해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로 벌어들인 규모를 뛰어넘었다. 그밖에 한국투자증권(해외 주식 수수료 수익 122억원)과 KB증권(121억원), 신한금융투자(106억원)의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도 모두 작년 한 해에 걸쳐 벌어들인 관련 수익을 모두 뛰어넘었다. 

특히 미래에셋대우의 올 3분기 국내 주식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은 660억원을 기록해 지난해보다 20.2% 감소했다. 이런 가운데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가 증가하며 전체 위탁매매수수료 수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9.9% 감소하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한국투자증권의 전체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감소폭(-27.9%)과 비교해도 미래에셋대우의 위탁매매수수료 수익 감소 규모는 크지 않았다. 

이에 미래에셋대우의 경우 지난 2분기까지 10%대였던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 수익 비중이 3분기에 20.7%로 확대됐다.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서는 국내 투자자가 늘어난 이유는 국내 주식시장이 부진한 영향으로 보인다. 올 들어 미국 S&P500지수는 20% 이상 오른 가운데 코스피 지수는 3%대 상승에 그쳤다. 국내 코스피 거래대금도 갈수록 줄어드는 모습이다. 7월말까지 하루 평균 거래대금이 6조~7조원을 기록했지만 이달 들어서는 5조원대에 머무르는 상태다.  

이런 이유로 해외 주식 투자에 나선 고객에 대한 증권사들의 서비스도 다양해지고 있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 20일 업계 최초로 미국 달러 외화 예탁금에 대해 0.10~0.35% 이자를 지급한다고 밝혔다. 3개월 평균 잔액이 500달러 이상이면 연 0.35%, 500달러 미만이면 0.10%의 이자를 분기마다 지급한다. 해외 주식 투자를 하는 국내 투자자가 많아지자 고객 확보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다.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거래수수료 인하 경쟁에도 나선 상황이다. 증권사들은 해외 주식 거래수수료와 별도로 매매할 때마다 5~10달러 수준의 최소 수수료를 부과해 왔으나 지난해부터 이 최소 수수료를 폐지하는 증권사가 늘어나고 있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은 지난해부터 해외 주식 최소 수수료를 폐지했다. 대신증권은 지난달 온라인 주식 거래 서비스를 통해 비대면 해외 주식계좌를 신규 개설한 고객을 대상으로 미국 주식시장 거래수수료를 평생 면제해주기로 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미국 등 선진국 증시 상승세가 국내 주식시장보다 크기 때문에 해외 주식으로 관심을 돌리는 투자자가 늘어난 것”이라며 “증권사들도 해외 주식 중개수수료가 늘어남에 따라 서비스를 강화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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