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매출도 2.6%↓···기존점 매출 부진으로 수익 추락
대형마트 강점인 신선에서도 매출 감소···이커머스 경쟁에서 밀려 고전 지속

/수치=롯데쇼핑 IR,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수치=롯데쇼핑 IR 자료,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롯데마트가 3분기도 영업이익 하락을 면치 못했다. 국내서만 500억원 적자를 낸 지난 2분기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61.5%나 감소했다. 대형마트 불황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다. 

롯데쇼핑은 7일 공시를 통해 3분기 연결기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5.8%, 56.0% 감소한 4조4047억원, 875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3분기 당기순이익은 -232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지난 달 말 황각규 롯데지주 부회장이 “향후 발생 가능한 외환 및 유동성 위기에도 철저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비상경영체제로의 전환을 촉구한 배경을 알 수 있는 결과다. 

특히 할인점인 롯데마트 부분의 부진이 눈에 띄었다. 할인점 부문 전체 매출은 1조6640억원으로 전년 대비 2.6% 줄었다. 이 중 국내 매출은 1조28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7%를 기록했고, 해외 매출은 3810억원으로 14.7%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전분기와 비교해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지난해와 비교했을 때 실적 악화를 피하진 못했다. 3분기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1.5% 감소했다. 특히 국내 점포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3분기 국내 영업익은 2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9.7%나 급감했다. 해외 사업은 100억원의 영업이익을 남기며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3% 올랐다. 추석 대목이 있던 9월이 있는 분기였음에도  눈에 띄는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이다. 

이에 대해 롯데마트는 IR자료를 통해 기존점 매출 부진으로 영업이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존점의 3분기 신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11.0%였다. 1~3분기 누적 기준으로도 -6.0% 감소했다.

◇ 국내점포 126개보다 해외점포 60개 수익성이 더 높아

지난 2분기 롯데마트는 영업손실 340억원이라는 뼈아픈 숫자를 기록했다. 국내 기존 점포의 수익성 악화로 국내서만 500억원 적자를 봤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영업이익 160억원으로 손실폭을 줄일 수 있었다. 

이처럼 롯데마트의 해외점포가 국내점포의 영업이익을 뛰어넘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4분기 부터다.

롯데마트는 현재 국내서 126개 점포를, 해외서 60개점(인도네시아 46개점, 베트남 14개점)을 운영 중이다. 롯데마트의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80억원으로 해외서는 영업이익이 영(0)점을 지켰지만, 국내 사업부에서 80억원 손실을 내며 고스란히 적자로 찍혔다. 올해 1분기에도 롯데마트 영업이익은 190억원으로 국내서 90억원, 해외서 100억원을 벌어들였다. 국내 사업보다 해외 사업 수익성이 더 높은 것이다. 

지난해 1~3분기만 해도 상황은 반대였다. 영업손실 440억원을 기록한 지난해 1분기 해외서는 -500억원의 손실을 봤던 데 반해, 국내서 6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전체 손실 규모를 줄일 수 있었다. 역대급 영업손실 규모인 -780억원을 기록했던 지난해 2분기 역시 해외 손실(-410억원)보다 국내 손실(-380억원) 규모가 더 작았다. 320억원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반등에 성공한 3분기에는 국내 이익(230억원)이 해외(80억원)보다 많았다. 

◇ 강점인 '신선' 매출 하락

이처럼 해외와 국내 간 수익성 차이가 벌어지는 이유는 국내 대형마트 위상 하락에 있다. 최저가로 무장한 이커머스로 소비자가 몰려가면서 이를 막기 위한 가격 파괴 정책으로 인해 대형마트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국내 기존점 매출이 떨어진 이유는 대형마트서 판매하는 주요 카테고리 매출이 전반적으로 감소하면서다. 롯데쇼핑 IR 자료에 따르면, 대형마트 주력 카테고리라 할 수 있는 신선(과일/채소/건식품)에서 -9.0%, 신선2 (축·수산)에서 -3.6%를 기록했다. 뿐만 아니라 △가공 -7.9% △퍼스널케어 (일상생활용품 등) -3.8% △홈 -7.8% △하비&패션 -22.7% 등에서도 부진했다. 경쟁력 약화 카테고리(의류 -23.6%, 토이저러스 -24.9%)에서도 매출이 감소했다.

업계 관계자는 "이커머스가 원래 열심히 팔던 생활용품, 공산품 뿐 아니라 식품까지 판매 영역을 넓히고 있다. 대형마트와 직접 부딪히는 부분이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라면서 "부진에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끼쳤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