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근당 3분기 매출 2805억원, 누적 7808억원···자체 품목·도입 품목 고른 성장세 보여
대웅제약 매출 성장률 8.4%, 나보타 등 안정적 구조···정부 리스크 변수, 라니티딘 150억원 손실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제약업계에서 꿈의 매출로 불리는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상위권 업체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진다. 올 3분기 누적 실적 등을 감안하면 종근당이 유력하고, 대웅제약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6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상장 제약사들이 잇달아 3분기 경영 실적을 공개하고 있다. 대형 제약사들의 수익성이 다소 호전되는 가운데, 올해에도 연매출 1조원을 달성할 제약사 면면에 관심이 집중된다. 특히 지난해 1조원 매출을 목전에 뒀던 종근당이 올해에는 달성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지난해 처음으로 1조원 매출을 올렸던 대웅제약은 악재가 발생하며 불투명한 상황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종근당은 3분기에만 2804억7900만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19.4%다. 202억5900만원의 영업이익과 147억1600만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807억7000만원을 보고해 전년 대비 13.1% 성장률을 보였다. 이처럼 10%가 넘는 성장률을 지난해 실적에 대입하면 올해에는 1조원 매출이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설득력을 얻는다. 종근당의 지난해 매출은 9557억여 원이다.  

종근당이 올 들어 이처럼 높은 매출 성장률을 기록하는 것은 기존 자체 제품과 도입 품목, 신규 매출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 올 들어 고지혈증 치료제 리피로우와 고혈압 복합제 텔미누보의 매출이 각각 338억여 원과 285억여 원을 달성하며 종근당 매출 성장을 주도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밖에 종근당의 기존 제품으로는 관절염 치료제 이모튼(263억원)과 고혈압 치료제 딜라트렌(261억원) 등을 들 수 있다.  

종근당에도 수시로 변하는 정부 정책을 주목하며 대비하는 품목이 있다.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재평가를 예고하는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 ‘종근당 글리아티린’이 그것이다. 뇌기능 개선제인 ‘종근당 글리아티린’은 올 들어 526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되는 등 종근당의 주요 품목군을 이루고 있다. 현재로선 내년 6월께에 정부 재평가가 완료될 예정이어서 올 매출에는 직접적 여파는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종근당의 도입 품목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판매한 품목군이 눈에 띈다. MSD 고지혈증 치료제 ‘자누비아’와 ‘자누메트’, ‘자누메트엑스알’, ‘바이토린’, 고지혈증복합제 ‘아토젯’ 등이다. 이 5개 제품은 종근당 이전에 대웅제약이 공급했던 품목군이다. 이 중 특히 주목받는 품목은 아토젯이다. 올 들어 3분기까지 280억여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파악돼 효자 품목으로 불린다.

신규 매출 품목으로는 지난 3월 처음 발매된 이후 CJ헬스케어와 공조하는 신약 케이캡을 들 수 있다. 케이캡은 발매 이후 지난 9월말까지 7개월 동안 153억여 원의 원외처방액을 기록했다.

대웅제약은 3분기에 2424억59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28억100만원 영업이익과 3억2500만원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3분기 누적 매출은 7440억3800만원이다. 3분기 매출 성장률은 전년 대비 4.5%이며, 누적 매출 성장률은 8.4%다. 대웅제약의 경우 연매출 1조원 등을 놓고 상반된 시각도 나온다. 그만큼 여러 변수가 있어 전망이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우선 상반기에 비해 성장률은 다소 낮아졌지만 전반적 상승세를 감안하면 연매출 1조원은 아슬아슬하게 달성할 것이란 전망이 있다. 지난해도 대웅제약은 1조400억여 원의 매출을 올리며 간신히 1조원을 넘겼다. 대웅제약은 상반기 5563억3900만원 매출을 달성하며 전년 대비 11.0% 성장률을 공개했다. 이 같은 성장률은 3분기 누적 8.4%로 떨어졌다. 3분기만 보면 4.5%에 그친 상황이다.

식약처가 라니티딘 제제가 포함된 의약품을 판매중지했지만 단순 수치로 분석하면 대웅제약의 4분기 손실 예상 금액은 150억원 안팎이다. 대웅제약의 라니티딘 제제 판매 물량이 연간 600억원대로 추산되기 때문이다.

전문의약품과 일반의약품의 고른 성장과 보툴리눔독소제제 나보타의 미국 수출로 안정적 매출 구조를 구축하고 있는 것은 지난해에 이어 1조원 달성 가능성을 높게 판단하는 근거가 되고 있다.

반면 최근 정부의 의약품 안전 정책이 강화되며 수시로 이슈가 발생하는 점은 대웅제약에 약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미 대웅제약은 지난 9월 초순 공정거래위원회 지식산업감시과의 행정조사를 받은 바 있다. 관계사도 최근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공교롭게 최근 정부 정책 방향이 대웅제약과 관계사를 겨냥하고 있는 듯한 모습은 대웅에게 부담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단순하게 판매중지된 라니티딘 제제의 150억여 원 물량 손실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복수의 제약업계 관계자는 “대웅제약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근소한 차이로 1조원을 넘기거나 미달할 가능성이 크다”며 “대웅이 라니티딘 사태를 슬기롭게 마무리하고 다른 현안에도 대처할지 지켜볼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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