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모집인도 1년 새 2000명 넘게 줄어

8개 전업계 카드사 국내외 영업점포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8개 전업계 카드사 국내외 영업점포 추이/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가맹점 수수료 인하 및 영세·중소가맹점 수수료 환급액 반영 등으로 업황이 악화되면서 카드사들의 긴축경영이 가시화되고 있다. 영업점포를 축소하고 카드모집인을 대폭 줄이는 등 영업비용 감축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5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말 기준 8개 전업 카드사(신한·삼성·롯데·KB국민·현대·비씨·우리·하나카드)의 국내외 영업점포 수는 총 225개로 지난해 말(279개)보다 19.4%(54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영업점포 수가 322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무려 30.1%(97개)의 점포가 문을 닫았다. 이 중 국내 영업점포는 지난해 6월말 308개에서 올해 210개로 1년 새 31.8%(98개)가 감소했다.

업체별로 보면 하나카드와 국민카드의 영업점 축소가 가장 두드러졌다. 하나카드는 지난해 6월말 38개에서 올 6월말 16개로, 절반이 넘는 57.9%(22개)의 영업점포가 사라졌다. 국민카드의 경우 같은 기간 70개에서 39개로 44.3%(31개) 줄어들었다. 현대카드 역시 같은 기간 영업점포가 89개에서 53개로 줄어들면서 40.4%(36개)의 큰 감소폭을 나타냈다. 우리카드 영업점도 12개(26.1%)가 줄어들었다.

7개 전업계 카드사 카드모집인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7개 전업계 카드사 카드모집인 현황/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실적 악화 우려가 커짐에 따라 카드사들은 영업점포 축소 외에도 비용절감을 위해 카드모집인 감축에도 나섰다. 9월말을 기준으로 비씨카드를 제외한 7개 전업 카드사의 신용카드 모집인은 1만1760명으로 전년 동기(1만3811명)보다 2000명 이상 인원이 줄어들었다. 카드모집인은 최근 3년간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가고 있다.

긴축경영에 힘입어 최근 은행계 카드사들은 예상 밖의 호실적을 거뒀다. 신한카드는 올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9% 증가한 4111억원의 누적순이익을 거둬들였으며, KB국민카드는 3분기 당기순이익이 1049억원으로 지난해 3분기보다 무려 36.4% 늘어났다. 우리카드 역시 3분기 누적순이익이 948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7.0% 증가하면서 시장에선 전반적으로 카드사들이 실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곧 발표를 앞둔 기업계 카드사들의 3분기 실적도 당초 우려에 비해선 양호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카드업계는 이번 선방이 수수료 인하 여파에 대비한 긴축경영으로 지출을 줄인 결과이기 때문에 마냥 낙관할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실질적으로 수입이 늘어났다기보다 허리띠를 졸라매 손실을 메운 만큼 순익 증가에도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순익 자체는 늘어났지만 결제 부문에서는 손익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7개 전업계 카드사의 지난해 결제 부문의 세전손익은 1000억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올해에도 1000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관계자는 “카드 이용액 증가, 조달비용 감소 등으로 부정적 경영환경을 어느 정도 방어할 수 있겠으나 수수료율 인하로 인해 수익성의 근본적 개선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를 막기 위해 곧바로 감행할 수 있는 조치는 지출을 줄이는 것”이라며 “지출 중에서도 가장 건드리기 쉬운 것이 인건비 부문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당초 예상보다는 3분기 실적이 선방했지만 지출을 줄여 만들어낸 결과인 만큼 한계가 있다”며 “지금 같은 상황이 계속된다면 카드모집인과 영업점포의 지속적 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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