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중국 경제성장률 6개월 만에 다시 하향조정
현대·기아차 지난달 중국 시장 판매량 각각 전년比 14.3%, 36% 감소
중국 시장서 SUV 판매 비중 높아지는 것은 긍정적 요소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 사진=현대차그룹
IMF가 중국 경제 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중국 자동차 시장 소비자 구매력 역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사진=현대차그룹

로이터통신,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연이어 중국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하향 조정하고 있다. 전체적인 경제 성장 둔화로 중국 자동차 시장 소비자 수요 정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자동차의 중국 시장 판매 실적 하락세가 또 다시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8일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는 중국에서 전년 대비 14.3% 감소한 6만8600대 판매에 그쳤다. 기아차 역시 36% 감소한 2만대를 판매했다. 올 1~9월 누적 판매 실적 역시 현대차가 지난해보다 19.6% 줄어든 45만1000대, 기아차가 17.3% 감소한 20만대의 판매 실적을 보였다.

중국 시장은 인도, 미국 등과 함께 현대·기아차의 주요 시장이다. 현대차의 경우 지난해 2분기 도매 판매 기준 중국에서 가장 많은 차량을 판매했다. 하지만 올 2분기 중국 시장 판매 실적을 보면 유럽과 국내, 북미 시장에 도매 판매 대수가 따라잡혔다.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1년 새 상황이 달라진 것이다.

기아차 역시 중국 판매량이 해외 전체 실적을 결정할 만큼 중국 시장은 현대·기아차의 판매 실적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기아차는 올해 상반기 북미와 유럽 등에서 판매 호조를 보였음에도, 중국에서의 판매 부진으로 인해 해외 판매 실적이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이 같은 하락세에 대해 현대·기아차는 시장수요 감소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각 사 상반기 IR자료에 따르면 현대차는 중국 시장의 산업 수요가 전년 대비 8.4% 감소했다고 분석했고, 기아차 역시 중국 시장의 수요가 지난해보다 9.5% 줄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분석이 판매 감소의 원인이 맞다면, 현대·기아차의 중국 시장 판매 실적 하락세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 무역전쟁 등의 악재로 중국의 경제 성장 전망치가 하향 조정 되는 등 자동차 시장 수요가 늘어날 반등 요소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5일(현지시간) 국제통화기금(IMF)은 2019년도 세계경제전망 보고서 10월호를 통해 중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지난 4월 6.3에서 6.1로 하향 조정했다. 6개월 만에 경제성장 전망치가 또 떨어진 것이다. 이와 함께 내년도 경제성장 전망치도 지난 4월 6.1에서 5.8로 0.3%p 줄었다.

이 때문에 현대·기아차가 중국 시장에서 신차를 내놓고 있지만, 눈에 띄는 전체적인 실적 개선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ix35, 즈파오 등을 출시했지만 해당 차종의 신차 효과가 있더라도 기존 차종들의 판매 감소세를 만회하긴 힘들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아차 K3 등은 전년 대비 판매량이 절반 수준으로 줄고 있다.

다만 중국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비중이 높아지고 있고, 현대·기아차의 SUV 비중 역시 커지고 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시장 SUV 판매비중은 2017년 42.4%, 지난해 42.6%에 이어 올해 43.5%를 기록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전체 라인업 가운데 SUV 비중을 올해 40% 수준에서 내년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조수홍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 시장 상황에 대해 “중국 자동차 시장 부진에는 복합적인 영향요인이 작용하고 있고 위안화 약세추이 등을 고려할 때 의미있는 수요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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