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스, 제3인터넷은행 인가전에 출사표···키움은 기권
하나은행 “플랫폼으로서 토스의 가치 및 토스와의 제휴 등을 고려한 결정”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그래픽=이다인 디자이너

제3인터넷전문은행 1차 예비인가에서 양대 라이벌로 참여했던 토스뱅크(가칭)와 키움뱅크(가칭)의 출사표가 갈렸다. 토스뱅크는 KEB하나은행과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과 손을 잡고 자본안정성까지 확충해 재도전을 발표한 반면 자본력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키움뱅크는 주요 주주사인 하나은행의 이탈로 휘청이면서 결국 제3인터넷전문은행 재도전의 꿈을 접게 됐다. 이런 희비 교차에 유력한 영향을 미친 하나은행이 토스를 선택한 이유를 두고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16일 금융위원회는 전날 제3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 신청 접수결과를 발표했다. 이미 앞서 인터넷전문은행에 참가 의사를 밝혔던 소소스마트뱅크(가칭)와 토스뱅크가 예비인가 신청서를 제출했으며 5명의 설립 발기인을 앞세워 신청한 파밀리아스마트뱅크(가칭)가 새로운 신청인으로 등장하며 총 3곳이 제3인터넷은행에 도전했다.

앞서 토스는 금융당국의 규제로 증권업은 물론이고 인터넷전문은행에도 도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의사를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토스는 이를 엎고 KEB하나은행, SC제일은행 등 시중은행과 주주사를 구성해 앞서 패착으로 지적됐던 자본안정성 문제를 해결했다. 이번 재도전을 통해 자본력·혁신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는 평가다.

토스뱅크 외에도 나머지 2개의 경쟁자가 있으나 업계에선 사실상 토스뱅크의 독주 체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 소상공인들이 소액주주로 참여한 소소스마트뱅크는 자금 조달 방안과 주주구성계획 등 유효 경쟁자가 될 수 있을지 여전히 미지수인 상태다. 파밀리아스마트뱅크도 일단 신청서를 제출했지만 인터넷은행 설립자로서 자본력과 혁신성 등과 요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 증명되지 않았다.

토스의 이런 독주체제에는 지난 5월 1차 예비인가에서 맞붙었던 키움뱅크 같은 유력 경쟁자가 등장하지 않은 덕이 컸다. 이번 2차 예비인가를 둘러싼 가장 큰 관심사는 단연 지난 1차 예비인가에 참여했던 컨소시엄이 다시 한번 도전장을 내밀지 여부였다.

토스뱅크의 강력한 라이벌이었던 키움뱅크가 재도전을 포기한 데에는 하나은행의 주주사 이탈이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키움뱅크 컨소시엄의 주요 주주사였던 하나은행이 토스 쪽으로 옮겨가면서 두 컨소시엄의 재도전 희비가 갈렸다는 분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요 요건 두 가지가 자본력과 혁신성인데 컨소시엄에 은행이 참여하지 않으면 자금조달 능력 및 지배주주 적합성 기준을 충족하기 어렵다”며 “토스뱅크도 앞서 주주 구성에 은행이 없다 보니 지배주주 적합성과 자금조달 능력 측면에서 미흡하다는 평가를 받아 탈락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측은 그간 토스가 보여준 역량과 하나은행과 토스가 진행해온 제휴, 협업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토스뱅크가 적합한 인터넷전문은행 플랫폼이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해 이번 결단을 내렸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지난 7월 하나은행은 비바리퍼블리카와 전략적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다. 하나금융의 글로벌 결제 네트워크 플랫폼 GLN(글로벌 로열티 네트워크)에 토스가 참여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토스뱅크가 추진하는 챌린지뱅크가 리스크 측면에서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며 “아울러 토스 채널을 활용하면 손님에게 다양한 옵션을 제공할 수 있어 토스뱅크 참여를 통해 디지털 경쟁력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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