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전년 대비 적게는 13.2%, 많게는 68.8% 감소할 것으로 내다봐
향후에도 별다른 호재 없어···“기반 탄탄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어”

텅 빈 제주공항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텅 빈 제주공항의 모습. / 사진=연합뉴스

국내 항공업계에 성수기가 사라졌다는 말이 나온다. 2분기와 함께 최대 성수기로 꼽히는 3분기에도 실적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일본 노선을 줄이며 해결법으로 제시한 동남아 노선 취항은 공급 과잉으로 시름하고 있고, 향후에도 별다른 호재가 없기 때문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상장 6개 항공사(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제주항공·진에어·티웨이항공·에어부산)의 3분기 예상 실적은 전년에 비해 적게는 13.2% 많게는 68.8%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전체가 부진에 빠진 것인데, 가장 큰 이유로는 ‘일본 여행 불매운동으로 인한 노선 축소’가 꼽힌다. 일본 여행 불매운동이 본격화된 지난 7월 이후 여행 수요가 급감한 것이다. 여기에 항공사들이 앞다퉈 취항한 동남아 노선은 공급 과잉으로 탑승률 하락이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선 특히나 저비용항공사(LCC)의 부진을 예상하고 있다. 일본 노선에서 주요 수익을 창출했고, 일본 노선 축소에 대한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자 시장에선 각종 인수설(說)이 무성하다. 해외에서 비슷한 사례가 하나 둘 나오는 만큼, 기존 LCC가 이 같은 실적 부진을 버티지 못하고 다른 곳에 인수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실제로 브렉시트 등 대외 악재로 국내 항공업계와 비슷한 상황에 처한 영국 토마스 쿡 그룹은 지난 23일(현지시간) 파산했다.

항공업계에선 비상 경영 등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보잉사의 737 맥스 기종 운항 중단 등으로 적자에 시달리는 이스타항공은 추석 연휴 직후 ‘비상경영 태스크포스(TF)’를 구성했다. 10월부터는 객실승무원을 대상으로 1~3개월의 무급휴직을 시행한다.

향후 호재가 없다는 점도 항공업계를 답답하게 한다. 공급 과잉으로 시달리고 있음에도, 내년부터 신규 항공사 3곳이 추가로 운항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던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은 각각 변경면허 허용 및 대표 연임을 통해 운항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어디가 바닥인지 가늠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서 “향후 3~4년은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질텐데, 기반이 탄탄하지 않으면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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