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트폴리오 다양하고 공모 규모 크지 않아···롯데쇼핑이 지분 참여하는 것도 차이점
오프라인 유통업에 대한 우려는 여전···“시장 의구심 이겨낼지가 흥행 관건”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가 투자상품 시장에서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는 가운데, 상장에 속도를 내고 있는 롯데리츠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다. 앞서 진행된 홈플러스리츠가 좌초된 이후 처음 나오는 상장 리츠로 이 상품의 흥행 여부가 향후 시장의 향배를 가를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리츠는 홈플러스리츠보다는 규모가 작고 롯데쇼핑이 앵커 투자자로 나선다는 점에서 흥행에는 긍정적일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리츠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높은 상황이다. 다만 편입 자산의 대부분이 실적 우려가 있는 지방에 위치하고 있다는 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분류된다. 

◇ 내달 상장 나서는 롯데리츠, 홈플러스와는 뭐가 다를까

6일 투자업계에 따르면, 롯데리츠는 내달 말 유가증권 시장 상장을 목표로 상장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7일 금융위원회에 제출한 증권신고서의 효력이 발생했고, 이달 23일부터 내달 2일까지 국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수요예측 일정을 잡아놓은 상태다. 공모가가 확정되면 내달 8일과 10일, 11일 3일간 일반 청약을 진행할 예정이다. 

롯데리츠는 올해 초 홈플러스리츠 이후 처음으로 시장에 선보이는 공모 리츠다. 앞선 3월의 홈플러스리츠는 홈플러스 51개 점포를 기초자산으로 연 7% 수익률을 내걸었다. 특히 공모 규모가 1조원대였다는 점에서 업계 안팎의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하지만 이는 오프라인 유통업체에 대한 실적 우려와 함께 위험자산을 선호하던 당시 시장 상황에서는 되레 부담이 됐다. 결국 해외 기관들의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자 홈플러스리츠는 공모를 철회했다.

자료=각 투자설명서. / 표=시사저널e.
자료=각 투자설명서. / 표=시사저널e.

롯데리츠는 오프라인 유통업이 베이스라는 점에서는 홈플러스리츠와 비슷하지만 세부 내용에서는 큰 차이를 보인다. 우선 홈플러스리츠는 편입 자산의 규모가 4조2646억원이었지만 롯데리츠는 1조4878억원 규모로 홈플러스보다 규모가 작다. 여기에 홈플러스리츠는 마트로만 기초자산이 구성돼 있지만 롯데리츠는 기초자산이 백화점(4곳), 아울렛(2곳), 마트(4곳)로 다양하다. 

공모 규모도 차이를 보인다. 홈플러스리츠는 공모 희망가 밴드 상단(5000원)을 기준으로 1조7274억원을 모집할 예정이었다. 롯데리츠는 공모 희망가 밴드 상단(5000원) 기준으로 4299억원의 자금을 공모할 계획이다. 롯데리츠는 홈플러스리츠보다 공모 규모가 4분의 1 가량 작아 투자자 모집에 있어 홈플러스리츠 보다 부담이 덜하다.

예상 목표 배당률은 홈플러스리츠가 더 높았다. 공모가 상단 기준 홈플러스리츠는 3기(2020년 2월말)에 연환산 7.28%의 목표 배당률을 제시했다. 4기(2020년 8월말)와 5기(2021년 2월말)에는 각각 6.88%, 6.94% 배당률을 예상했다. 롯데리츠는 3기(2020년 6월말)에 연환산 6.35%의 배당률 달성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4기(2020년 12월말)와 5기(2021년 6월말)에는 각각 6.39%, 6.48%의 배당률을 목표로 했다.    

이들이 제시한 연간 고정 임대료 상승률도 달랐다. 홈플러스리츠는 연간 2.5% 임대료 상승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반면, 롯데리츠는 연간 1.5%의 임대료가 오를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이 임대료 상승분은 2020년 11월부터 상승률에 산입된다. 

그밖에 롯데리츠가 홈플러스리츠와 다른 점은 롯데쇼핑이 앵커투자자로 참여한다는 점이다. 롯데쇼핑은 지난 5월 4200억원 규모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롯데리츠에 현물 출자하면서 지분 50%를 확보했다. 롯데리츠의 이익과 관련해선 롯데쇼핑과 롯데리츠 공모 투자자 사이에 공동의 이해관계가 형성된 셈이다.

◇ 기대만큼 리스크도 존재···“오프라인 유통업 우려 이겨낼지가 관건”

롯데리츠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졌지만 리스크 요인들도 존재한다. 홈플러스리츠 때와 마찬가지로 대형 오프라인 유통매장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온라인 채널의 침투와 소비 패턴 변화에 따라 오프라인 유통매장의 성장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롯데리츠에 임대료를 내는 롯데백화점이나 롯데아울렛, 롯데마트의 사업이 부진할 경우 리츠의 안정성이 저해될 수 있다. 

실제 롯데리츠의 기초자산들에서 매출이 대부분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이 같은 우려를 확대시키는 요인이다. 롯데리츠의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롯데리츠의 기초자산 10곳 중 8곳에서 지난해 매출이 2017년에 비해 감소했다. 롯데아울렛 청주점과 롯데마트 서청주점만 매출이 소폭 증가했다. 오프라인 유통업의 부진이 지속된다면 이들마저 매출 감소를 겪을 수 있다는 전망도 가능하다. 

한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롯데쇼핑은 앵커투자자로 롯데리츠와 한 배를 탔다지만 백화점, 마트, 아울렛과는 한몸이나 다름없다”며 “오프라인 유통업 전반에 대한 우려, 지방 부동산 가격 하락 가능성 등 여전히 남아 있는 시장의 의구심을 이겨낼 수 있을지가 흥행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