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종료 때마다 새로 면접 봐야…“고용 안정 없이는 혁신도 없다”

넥슨 노동조합이 게임업계 최초로 장외집회를 열었다. 최근 게임 개발이 잇달아 중단되는 데다 매각도 실패해 구조조정 불안감이 커진 가운데, 집회를 통해 사측에 고용 보장을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넥슨지회 ‘스타팅포인트’는 3일 오후 성남 판교 넥슨사옥 앞에서 지회 창립 1주년을 맞아 고용 안정 보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는 노조 추산 600여 명이 참석했다. 아울러 네이버·스마일게이트·카카오 등 IT업계 노조도 함께해 힘을 보탰다.

집회에는 “우리는 쓰고 버리는 아이템이 아니라, 사람입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을 비롯해 “넥슨의 고용 안정은 랜덤박스?" "잘되면 내 덕, 안 되면 직원 탓"과 같은 문구가 등장했다.

넥슨 노조는 이날 사측이 고용 안정을 보장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최근 무산된 ‘제노 프로젝트’ 팀원 80여 명 중 30~40%가 아직 전환 배치되지 않은 채 대기 상태에 있으며, 최근 개발이 중단된 ‘페리아연대기’ 팀원 60여 명 역시 전환 배치를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집회에는 노조 추산 600여명이 참석했다. / 사진=원태영 기자
이날 집회에는 노조 추산 600여명이 참석했다. / 사진=원태영 기자

배수찬 넥슨 노조 지회장은 “전환 배치 면접에서 떨어지면 일거리가 주어지지 않는다”며 “프로젝트가 끝날 때마다 새로 입사하는 것처럼 면접을 다시 보는 것이 과연 정규직이 맞나”라고 지적했다. 

홍종찬 수석부지회장은 “고용 안정은 모두에게 이득이다”며 “회사를 위해 헌신하는 사람이 생기려면 고용 안정이 뒷받침돼야 한다. 고용 안정 없이는 바른 말을 하는 사람도 없고 혁신도 없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넥슨 측은 인위적인 인력 감축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계속되는 프로젝트 중단으로 인해 넥슨 직원들의 불안감은 최고조를 달리고 있다. 넥슨이 최근 게임 개발을 중단했다고 밝힌 프로젝트는 4개에 달한다. 

오세윤 화섬식품노조 네이버지회 ‘공동성명’ 지회장은 연대발언을 통해 경영진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리에게는 키를 잡고 방향을 정할 권한이 주어지지 않고 그 권한은 소수의 경영진에게만 주어진다”며 “그런데 경영진들은 배가 산으로 가면 너희들이 노를 잘못 저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고 지적했다.

넥슨 노조는 앞으로도 고용 안정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펼쳐 나갈 방침이다. 다만 아직 2차 집회는 계획하지 않고 있다. 배수찬 지회장은 “우선은 회사의 답변을 기다릴 예정”이라며 “회사를 믿고 기다릴 수 있게 고용 보장을 해 달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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