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병리학회, 오는 5일 조민 제1저자 논문 논란 심의···단국대 “조사 진행 상황 공개 불가”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 그래픽=조현경 디자이너

최근 논란이 이어지고 있는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 딸 조민씨의 병리학 논문 제1저자 등재와 관련해 대한의사협회가 장영표 단국대 교수의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했다. 대한병리학회도 오는 5일 논문 제1저자 논란을 심의할 예정이어서 결과가 주목된다. 장 교수가 소속된 단국대는 현재 논문 조사 상황에 대한 공개를 유보했다.   

의협은 2일 오후 서울 용산구 협회 임시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이날 최대집 의협 회장은 “의협은 공식적으로 장영표 교수에게 논문 자진 철회를 권고한다”며 “조 후보자 자녀가 고등학생 신분으로 제1저자에 해당하는 기여를 했을 가능성은 전혀 없다는 것이 우리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 회장은 “(조민이) 부분적 번역이나 단순 업무에 기여했을 수는 있다”면서도 “이것만으로 제1저자라고 할 수 없으며, 공저자에 오르는 것조차도 과분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조 후보자가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한 커뮤니티 게시판 글을 공유하면서 의학 논문을 폄하했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조 후보자는 앞서 지난달 30일 본인 페이스북 계정에 한 커뮤니티 게시판에 게시된 ‘조국 후보자 따님 논문을 직접 읽어 보았습니다’라는 글을 공유했다.

최 회장은 “이 글은 해당 연구가 고등학생도 반나절 정도만 설명을 들으면 이해할 수 있는 간단한 내용이며, 이 논문이 실린 대한병리학회지가 인용지수가 떨어지는 수준 낮은 저널이라고 폄하했다”고 분개했다. 이어 그는 “분야가 다르고 의학에 문외한이라지만 의학 연구 가치를 평가절하하고 연구자를  모독하는 것이 학자로서 자세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면서 “인용 정도에 따라 논문 수준을 결정할 수 없다”고 역설했다.

그러면서 “조 후보자는 우리 의학을, 우리 의사들을 더 이상 모욕하지 말라”며 “순수하고 고결한 의학정신이 젊은 세대들을 절망시키는 농단의 수단이 되어버린 것에 깊은 좌절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토로했다. 

대한병리학회도 조민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병리학 논문에 대한 심의를 오는 5일로 예정된 상임이사회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조민씨를 제1저자로 등재시킨 장 교수의 소명이 오는 4일까지로 예정돼 있어 상임이사회는 장 교수로부터 제출받을 소명 내용을 토대로 심의해 최종 결정을 내릴 예정으로 파악된다. 장 교수가 4일까지 소명을 제출하지 않아도 상임이사회는 예정대로 열려 심의를 진행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조민씨는 지난 2008년 12월 단국대 의과대학연구소에서 2주간 인턴십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 대한병리학회에 제출된 영어 논문에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장 교수가 작성한 이 논문은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뇌병증(HIE)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으로 이듬해 3월 대한병리학회에 등재되기도 했다. 참고로 장 교수는 서울대 의대를 졸업한 조 후보자의 대학 선배다. 

장 교수가 소속돼 있는 단국대는 이번 사건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단국대는 강래원 죽전 교무처장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연구윤리위원회가 장 교수 논문 건을 조사한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첫 회의를 열어 장 교수 건을 조사 안건에 상정한 단국대 연구윤리위는 기초조사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단, 단국대 측은 조사 진행 상황은 관련 규정에 따라 외부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단국대 관계자는 “윤리위원회는 일종의 재판이라고 생각하면 되고, 일단 상정하면 통상 6개월 안팎 시간이 소요된다”며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거쳐 관련자들을 출석시켜 진술을 청취하고 공방을 진행하는 와중에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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