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민석 일본특위 부위원장 “韓日 갈등 출구, 양국 관계 재정립 국면서 가능”
[인터뷰] 김민석 일본특위 부위원장 “韓日 갈등 출구, 양국 관계 재정립 국면서 가능”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8.27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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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갈등 만들어 개헌 하려는 아베···日 국민 개헌지지 안 해 오판”
“도쿄올림픽·연말 북미 협상 계기로 일본 국면 변화 나설 것”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동원 피해자 배상 판결에 대해 한국 대상 수출 규제 조치에 나서면서 한일 간 갈등이 깊어지고 장기화 되고 있다. 일본 정부와 아베 신조 총리는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으로 강제동원 문제는 최종적으로 해결됐다는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한국의 물자 관리가 부실하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오는 28일 수출 관리상 우대 대상인 백색국가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을 시행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맞서 소재·부품·장비 산업의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를 시작했다. 한국도 일본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했다. 부당한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에 대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방사능 문제에 대해서도 안전 조치와 문제 제기 수준을 높였다.

시사저널e는 지난 26일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만나 아베 총리 등 일본 정부가 한국과 갈등 국면을 만드는 의도,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책, 한일 갈등의 출구 계기 등에 대해 물었다.

김 부위원장은 한국과 갈등을 만들어 평화헌법을 개헌하는 것이 아베 총리의 목적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정작 일본 국민들의 개헌 지지율이 오르지 않아 오판이라고 했다. 한일 간 갈등 관계의 출구는 한일 관계 재정립 국면에서 가능하다고 전망했다.

최근 일본 정부가 한국 대상으로 수출 규제 조치에 나선 의도와 목적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베 총리와 일본 정부의 의도는 하나가 아니라 복합적이고 진화해왔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재판 결과에 대한 압박에서 시작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일본 식민지배 불법성이 더욱 명확한 형태로 나타났기에 일본 정부는 이를 용인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일본은 보복의 수단으로 반도체를 선택했는데 이 기회에 한국 경제의 추격세를 꺾어보자는 의도도 있다. 또 최근 동북아 정세가 한반도 평화로 가고 있는데 평화헌법 개헌을 바라는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이것이 바람직한 상황이 아니다. 이에 아베 총리는 한일 간 갈등 국면을 만들어 이것을 아베 총리가 필생 사업으로 생각하는 평화헌법 개헌과 연결시키려고 하고 있다.

즉 아베 정권의 궁극적 목적은 한일 간 갈등을 통해 정권 지지도를 높이고 개헌까지 가고자 한 것이다.

우리 정부가 지소미아(GSOMIA·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를 종료했다. 이에 미국 정부와 관계자는 실망이며 우려한다고 밝혔다. 한미동맹에는 문제가 없나?

지소미아에 대해 한국 정부는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상황과 입장을 미국에 계속 얘기했다. 미국은 한국 정부의 이러한 상황을 이해하지만 미국 입장에서 지소미아가 한일 관계 뿐 아니라 한미일 안보협력 틀에서, 또 미국의 동북아 전략을 관철해가는데 필요하기에 한국에 지소미아를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했을 것이다.

지소미아 종료 결정 전 한국이 미국에 충분히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힌 것과 동시에 미국이 아쉬움을 표현한 것도 이런 상황에서 비롯됐다. 미국에 충분히 의사를 전달했거나 양해를 구했다는 것이 지소미아 종료에 미국이 100% 찬성했다는 것은 아니다. 동맹 관계에서도 100% 의견이 같을 수는 없다.

일본도 그랬다. 최근 한미일 장관 회의에서 미국은 일본에게 ‘스탠드 스틸 어그리먼트(추가 악화 조치 않고 현상 유지)’, 이 상태서 멈추고 대화를 하라고 제안했다. 그러나 일본이 이를 거부하고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배제하는 것으로 갔다. 지소미아 종료도 마찬가지다. 일본이 저렇게 나오는 상황에서 지소미아 재연장이 어렵다는 데 대해 미국이 무조건 자기네 말을 들어야 된다고 하기는 어렵다.

한미 간에 지소미아에 대해 이견이 있지만 한미 동맹 균열이나 한국에 불이익을 주는 방향으로 가지는 않는다.

또한 한미, 한일 동맹이 큰 틀에서 지속되는 가운데에 지소미아를 종료한 것은 미국으로 하여금 한일 관계를 적절하고 균형 있게 조정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일본 정부가 28일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실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우리의 피해 정도는 어떻게 예상하고 대응책은 무엇이 있나?

28일 백색국가 제외 조치 시행의 큰 틀은 이미 지난번에 정해졌다. 일본 정부는 기존에 일괄적으로 수출 처리하던 것을 하나하나 개별 허가 내주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것이다. 일본은 이러한 조치를 그대로 할 것이다.

이와 관련되는 1200개의 품목 가운데 1000개 정도는 꼭 일본이 갑이라고 보기엔 어려운 품목들이다. 나머지 중에서도 일본이 우위를 점하는 품목은 40개 정도 된다. 물론 피해가 우리에게 전혀 없을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피해가 생긴다. 일본 정부는 그런 피해를 주기 위해 그러한 공세를 취한 것이다.

이에 대한 한국 정부의 대응은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다. 문제는 시간과 비용이다. 우리는 한일 갈등 상황이 이후에 어떻게 변하더라도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를 멈출 수 없다. 현재 나오는 자료에 의하면 즉시 대체할 수 있는 것만 해도 일본 측이 수출해왔던 액수로 1조8000억원에 해당한다. 1년 안에 대체 가능한 것은 5조원 정도에 달한다. 이 과정이 우리로서도 안 간 길을 가는 것이기에 쉽지 않지만 이것이 진행되면 일본의 피해도 크다. 일본 정부는 자신들이 유리한 싸움이라 해서 하는 것인데 꼭 그렇지는 않다. 한국 정부의 대책이 마련되고 진행되면 큰 틀에서 일본에게 불이익이 갈 것이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는 양국 모두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정부는 일본을 WTO에 제소할 계획이다. 제소 시기와 승소 가능성은 어떤가?

WTO 제소는 우리가 당연히 해야 할 조치 중 하나다. 그동안 한일 간 WTO 제소가 몇 건 이뤄졌고 그 경우 모두 우리에게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났다. WTO 제소를 두려워할 일은 아니다.

소장을 제출하는 등 실질적 법률 행위가 시작하기 위해서는 자료를 모으는 게 필요하다. 과거의 경우 보통 7, 8개월은 걸렸다. 소장을 내는 게 능사가 아니다. 승리하기 위한 과정이 필요하다. 이번 경우는 일본 정부가 강제징용 판결 등 비경제적인 이유로 경제적 보복을 차별 형식으로 한 것이기에 이에 충분한 논리와 근거를 갖고 제기하면 승소할 수 있다. 그렇기에 WTO 제소 문제에 대한 질문에서 일본 정부 측의 답이 그렇게 자신만만하지 않았다. 일본 정부는 WTO 제소 보다도 양국 간 문제 정리가 잘 돼야 한다는 취지로 답변해왔다.

한국 정부는 WTO 제소를 위해 담당 부처가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이는 최소한 6개월 이상의 충분한 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WTO 제소를 해도 진행 시간이 3~5년 걸린다. 이에 우리는 한편으로 일본 의도와 수출 규제 조치가 잘못됐음을 국제사회에 알리고 일본으로서도 압박을 느낄만한 대응들을 진행해야 한다. 정부와 상관없이 진행되고 있는 불매운동 등이 단적인 예다. 국민들이 즉각적인 자위조치로 시작한 불매운동이 일본이 예상했던 것보다 상당히 높은 수위로 진행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일본경제침략대책특별위원회의 김민석 부위원장 / 사진=최기원 PD

한국 정부가 일본의 방사능 문제에 대해 문제 제기와 안전 조치에 나섰다. 그런데 이러한 문제 제기는 최근 한일 관계 악화 상황에서 두드러졌다. 한일 갈등이 해소되더라도 정부의 일본에 대한 방사능 문제 제기와 안전 조치는 이어지나?

정부 간에 신뢰가 있는 상황이면 타국 정부에서 민감하게 생각하는 문제를 제기할 때 그 쪽 입장도 감안하고 시간적 양해도 한다. 또는 비공개적 방식으로 대화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한일 관계는 그런 신뢰를 갖고 문제를 풀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부가 최근 갈등 상황 이전에는 방사능 문제를 제기 하지 않다가 갈등 상황을 맞자 제기한 것은 아니다. 갈등이 해결돼도 문제 제기와 안전 조치를 끝내는 것도 아니다.

방사능 문제 제기는 이미 예전부터 해왔다. 다만 일본이 기다려 달라고 하니깐 이를 감안해 이해해주는 쪽으로 노력해왔다. 그러나 한국 정부도 우리 먹거리와 관련된 부분이나 올림픽 등 문제는 끝까지 지켜보고만 있을 순 없다.

한국 정부는 양국 간 신뢰가 무너진 상황에서 이제는 서로 짚을 것을 명확하게 짚어나가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미 진행된 방사능 관련 문제 제기는 덮기가 어려울 정도로 진행됐다. 이는 일본이 자초했다. 다른 나라 언론이나 NGO에서 관련 문제를 제기하고 있으며 일본은 또 올림픽을 앞두고 있다. 이제는 한국 정부가 이 문제를 덮고 말고 할 차원을 넘어섰다. 한국 정부는 일본과 갈등 해소 여부와 상관없이 문제 제기와 안전 조치를 이어나갈 것이다.

대법원의 강제동원 배상 판결에 대해 일본은 한국 정부에 대책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 정부는 이미 일본이 거부한 한일 기업 자발적 출연 외에 또 다른 대책을 내놓을 수 있나?

이 문제는 이미 우리 정부가 입장을 밝혔다. 한일 기업 자발적 출연 대안을 제시하면서 일본 정부가 책임을 명료히 하고 사과를 한다는 전제 하에 구체적 대안에 대해서는 다른 내용이 있으면 얼마든지 얘기해 보자고 제안했었다. 지금도 일본 정부가 뭔가 다른 해결책을 찾아보자고 하면 그에 대한 대화는 별도로 시작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처럼 일본 정부가 우리 대법원의 판결 자체를 부정하면서 한국 정부가 알아서 다른 답을 가져오라고 하면 문제의 해결이 시작될 수 없다.

지금도 대화의 문은 열려있다. 8.15 경축사에서 대통령은 지소미아 종료 결정 전에 일본이 원하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경축사 내용을 발표하기 전에 먼저 일본 측에 전했다. 그 이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 관련 메시지를 낼 때에도 일본 대사관과 정부에 미리 전달한 적이 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반응은 없었다. 이에 아베 총리의 진정한 의도가 강제징용 판결 그 자체라기보다 다른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방금 말한 아베의 또 다른 '정치적 의도'는 무엇인가?

아베 총리는 한일 간 긴장과 갈등 국면을 이용해 지지율을 유지하고 개헌에 유리한 환경을 만드는 것에 상당한 의도가 있다고 본다. 한국 때리기를 통해서 아베 총리 지지율이 일정하게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아베 총리는 일정 기간 개헌 환경이 조성될 때 까지는 가급적 타협과 절충을 통해 한일 간 갈등을 진정시키기보다 그 갈등 국면을 키울 것으로 본다.

다만 아베의 계산이 틀린 게 하나 있다. 한국과 갈등 국면이 개헌에 대한 국민 찬성율은 높이지 않았다. 일본은 핵 폭격을 맞은 나라로서 재무장이나 전쟁의 위험에 끌려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평화헌법 개정에 대해 항상 반대가 찬성보다 최소한 10%포인트 높게 유지돼왔다. 이것이 아베 총리의 기대와는 달리 별 변화가 없다. 한일 간 갈등이 심해져도 지지율과는 별도로 개헌에 대한 찬성은 고정될 가능성이 높다.

한일 갈등은 양국 모두에 경제와 안보에 타격을 주고 있다. 갈등의 출구는 언제, 어떻게 가능할까?

지금의 갈등 국면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서 시작했지만 큰 틀에서 보면 동북아의 지각변동, 한일 간 국력 차이의 변화, 한반도 평화의 진전에서 생겼다. 한일 갈등 진정 시기는 한일 간 일정한 관계 재정립 국면에서 올 것이다. 즉 아베 총리 입장에서도 개헌 시도를 하다가 도저히 안 되겠다 절감하며 사실상 포기하는 국면, 경제적으로는 한국 규제 조치가 시간이 지나면서 대일 불매운동과 관광 수입 감소, 한국 대상 일본 수출 기업의 수익 악화 상황 등을 맞는 시기다.

아베 정권이 개헌을 포기하는 시기, 일본 기업의 손해가 가시화되는 시점이 되지 않으면 일본이 계산을 다시 하는 국면이 오기 어렵다. 그래서 최소한 중기전 이상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 다만 여기에 몇 개의 계기가 있다. 우선 도쿄올림픽이다. 옆 나라인 한국과 갈등이 지속되고 방사능 이슈 등이 퍼져나가면 일본에게 갑갑한 상황이 된다. 앞으로 1년 정도 안에 일본 정부가 한국 수출규제 조치 등 공세에 대해 대차대조표를 보는 시점이 올 것이다.

이걸 앞당길 수 있는 변수는 남북 관계다. 올 연말로 예측되는 북미 간 실제 비핵화 협상이 진전되고 남북미 관계가 안정 단계에 이르면 한미일 관계에서도 미국은 조금 더 한국 입장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 한반도 평화 진전은 일본 정부가 개헌으로 가는 명분을 더 어렵게 만들기도 한다.

한일 갈등 상황의 실제 조정 국면은 올해 연말에서 도쿄올림픽이 있는 내년 8월 사이에 올 것으로 본다.

한국은 이미 시작된 기술 개발을 위해 예산 등을 대비하면서 가는 길을 가야한다. 일본 갈등 해소 국면 가능성과 상관없이 한국 기업들의 소재 부품 장비 국산화와 수입선 다변화는 그대로 간다.

한국의 마지노선은 일본 식민지배 불법성이기에 여기서 후퇴가 불가능하다. 경제적으로 편하게 지내던 것을 수입선 다변화와 국산화로 총 매진해서 기술개발에 갈 수 밖에 없다. 힘들지만 그냥 가야한다. 65년 체제 이후 한일 관계에서 한국이 지금까지 약간 열등한 관계에 있었다. 우리가 올라오는 것을 일본이 때렸는데 우리는 원칙을 포기하면서 뒤로 물러날 수 없다.

이준영 기자
정책사회부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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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희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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