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일본군 둥닝 요새와 전범 진술로 ‘군 위안소 증거’ 드러나
  • 김정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kjhdoh@nahf.or.kr)
  • 승인 2019.08.22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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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중국 현지서 쏟아진 ‘일본군 위안부’ 증거들···위안부 피해자 명예회복 위한 ‘아시아 연대’ 필요

제2회 일본군‘위안부’기림의 날인 8월 14일 동북아역사재단은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역사적 과제’ 국제학술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서 두 명의 중국 학자가 국내 처음으로 일본군 요새 위안소와 전범이 진술한 일본군‘위안부’ 피해 실태를 발표했다.  

왕중런(王宗仁) 헤이룽장(黑龍江)성 둥닝(東寧)요새(要塞)박물관 연구원은, 둥닝 요새 주변에 50여 곳의 군위안소가 설치됐다고 한다. 둥닝 요새는 일본 관동군이 중국 동북지역을 점령하고 소련과 국경지대에 구축한 아시아 최대 군사요새군(群)으로, 1934년 6월 일본군 3개 사단과 4개 국경수비대 등으로 설치됐고 1941년 최대 80만 명의 일본군 병력이 투입됐다. 일본군에 의해 조선의 부녀자들도 중국 동북 지역으로 강제 동원됐다. 요새 주변에 설치된 열악한 군위안소에서 ‘위안부’ 피해 역시 극심했다. 

왕중런 연구원은 일본군 성노예로 전락한 중국 여성이 20만 명 이상이며, 한·중 민간단체가 세계 군사역사에서 유일한 참상인 일본군‘위안부’ 자료의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 공동등재 신청을 계속 진행해 역사의 진실을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왕중런(王宗仁) 헤이룽장(黑龍江)성 둥닝(東寧)요새(要塞)박물관 연구원은, 둥닝 요새 주변에 50여 곳의 군위안소가 설치됐다고 14일 동북아역사재단이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역사적 과제’ 국제학술회의에서 밝혔다. 사진은 왕중런 연구원이 당시 해당 위안소 유물인 피임 기구를 공개한 모습이다.  / 사진=동북아역사재단
왕중런(王宗仁) 헤이룽장(黑龍江)성 둥닝(東寧)요새(要塞)박물관 연구원은, 둥닝 요새 주변에 50여 곳의 군위안소가 설치됐다고 14일 동북아역사재단이 주최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의 해결을 위한 역사적 과제’ 국제학술회의에서 밝혔다. 사진은 왕중런 연구원이 당시 해당 위안소 유물인 피임 기구를 공개한 모습이다. / 사진=동북아역사재단

저우구이샹(周桂香) 다롄(大連)이공대(理工大) 교수는 1950년대 랴오닝(遼寧)성 푸순(撫順)과 타이위안(太原) 전범관리소에서 일본군 전범 1000여명이 교육을 통해 침략전쟁시기의 가해 책임을 인정하고 반성한 전범진술을 분석했다. 

저우 교수에 의하면 전범 대다수는 하사관과 사병 등 침략전쟁의 직접적인 참여자이며, 헌병과 경찰, 전쟁 지휘를 맡은 하급 장교에서 여단장과 사단장도 포함됐다. 전범들은 침략과정에서 직무는 각각 달랐지만 유일한 공통점은 중국과 조선 여성을 대상으로 군대 계통의 성폭력 범죄를 저지른 것이다. 

당시 전쟁범죄를 진술한 일본군·경찰· 헌병 등 인원의 4분의 3 이상이 성폭력 범죄를 저질렀고, 그 중 군대 계열의 범죄율이 가장 높으며, 성폭력 범죄는 중국인과 고위급 장교부터 일반 장교까지 서열을 가리지 않았다고 한다. 중국침략 일본군 제39사단 중장사단장 사자 신노스케 등 중·고급 장교들은 조직적으로 위안소를 설치·경영·지원했고, 경찰과 헌병은 ‘위안부’ 압송부터 관리·감독, 감시, 성병 검사까지 책임졌다. 

전범 중 일부는 본국으로 돌아간 뒤 ‘중국귀환자연락회’를 만들고 반전평화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이들의 전쟁범죄에 대한 반성 중 ‘위안부’와 성폭력 범죄에 대한 반성은 많이 부족한 편이다. 저우 교수는 전범들이 ‘수치심’으로 인해 성폭력 범죄를 증언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에 ‘위안부’문제 해결이 어렵다고 했다.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 ‘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에서 가네코 야스지와 스즈키 요시오 두 명만이 푸순 전범관리소에서 자신들의 죄와 피해자의 고통을 깨달았다며 가해 사실을 증언했다. 나머지 전범들은 주위의 반대로 증언을 포기했다. 

내년은 ‘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 여성국제법정’ 20주년이 되는 해다. 피해자중심주의에 입각해 일본 정부의 전쟁 성폭력 범죄가 인정되고 ‘위안부’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이 이뤄지도록 시민사회와 학계가 국제사회와 협력해 ‘위안부’ 기록 발굴과 연구조사, 교육활동에 더욱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전시 성폭력‘에 대한 유엔 결의인 ‘피해자 중심주의’ 실현을 위해 아시아 국가 간의 연대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김정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김정현 동북아역사재단 연구위원
kjhdoh@nah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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