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주택자들 세 부담 고려, 매도 대신 증여 선택
‘안양·수원·하남’ 급증···“아파트 값 오른다는 기대 심리 반영”

/ 자료=한국감정원, 경제만랩

최근 정부가 부동산 가격을 잡기 위해 민간택지 분양가상한제, 종합부동산세, 공시가격 인상 등 전방위적 규제에 나서자 다주택자들이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매도 대신 증여를 택한 모습이다. 특히 올 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증여건수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18일 한국감정원의 아파트거래량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기도 아파트 증여건수는 9826건이다. 이는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6년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지역별로는 안양시의 아파트 증여가 가장 급격하게 상승했다. 안양시 아파트 증여건수는 지난해 상반기 153건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710건의 거래가 이뤄졌다. 전년 대비 364%나 상승한 셈이다.

수원시와 하남시도 증여가 활발하게 이뤄졌다. 수원시의 올해 증여 거래량은 지난해 상반기( 394건) 대비 218% 늘어난 1253건을 기록했다. 하남시도 같은 기간 355건에서 1090건으로 올라 207% 상승했다.

업계에서는 증여가 급등한 이유가 아파트 가격이 더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다주택자들의 판단이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부동산 큐레이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제만랩이 KB부동산의 주택가격현황을 조사한 결과 지난해 7월 안양시의 3.3㎡당 아파트 가격은 1861만7000원이었지만, 올해 7월에는 1956만2000원으로 나타나면서 전년 대비 5.07% 상승했다.

두 번째로 증여가 많았던 수원시는 지난해 7월 3.3㎡당 아파트 가격이 1318만6000원이었지만, 올해 7월에는 1352만2000원으로 2.55% 올랐다. 같은 기간 하남시은 1612만6000원에서 1748만7000원으로 8.44%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오대열 경제만랩 리서치팀장은 “부동산 규제로 급매물이 급증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아파트 증여가 증가한 것은 아파트 가격이 장기적으로 오른다는 기대 심리가 작용한 것”이라면서 “증여로 인해 아파트 가격 조정도 좀처럼 이뤄지지 않고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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