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화 성공한 카카오…트래픽 1위로 성장 잠재력 높은 네이버

자료=카카오페이지
자료=카카오페이지

과거 포털 유입을 위한 유인책으로 활용되던 웹툰이 이제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차세대 먹거리 콘텐츠로 각광받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한류 열풍을 이끌고 있다.

국내 웹툰시장은 2003년 포털 사이트 다음에 ‘만화 속 세상’이 등장하며 시작됐다. 이어서 2004년 네이버가 ‘웹툰’ 탭을 네이버 포털에 추가하며 시장 확대를 이끌었고, 2013년 이후 레진의 ‘레진코믹스’, NHN의 ‘코미코’, 투믹스의 ‘짬툰’, 위즈덤하우스의 ‘저스툰’ 등이 등장하며 시장 성장이 본격화됐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3년 1500억원에 불과했던 국내 웹툰시장은 지난해 8800억원까지 규모가 커진 것으로 추정된다. 

◇카카오페이지, ‘기다리며 무료’ 성공 이후 급성장

과거 웹툰은 수익 창출과는 거리가 먼 콘텐츠로 여겨졌다. 웹툰 자체로 수익을 발생시키기보다는 웹툰을 통해 이용자들을 포털에 오래 머무르게 하는 데 그 목적이 있었다. 그러다 지난 2014년 10월 카카오 자회사인 카카오페이지가 ‘기다리면 무료’ 시스템을 선보이며 유료 콘텐츠 수익화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고, 그후 업계 판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기다리면 무료'는 이용자가 작품을 본 시점부터 일정 시간이 지나면 1회 차를 무료로 감상할 수 있게 만든 서비스 모델이다. 기다리면 무료는 이진수 카카오페이지 대표가 모바일게임에서 일정 시간이 지나면 게임을 할 수 있는 아이템을 주는 것에 착안해 카카오페이지에 적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다리면 무료 도입 이후 이용자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매출과 가입자 모두 크게 증가했다. 특히 이용자들이 무료 콘텐츠를 이용하기 위해 매일 카카오페이지를 방문하게 되면서 고객 충성도 역시 높일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카카오페이지는 지난해 9월 기다리면 무료에 이어 ’12시간마다 무료’를 도입하기도 했다.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 도입 이후 카카오페이지의 연간 거래액은 급속도로 증가했다. 2014년 130억원에 불과했던 카카오페이지의 거래액은 지난해 무려 17배에 이르는 2190억원으로 증가했다. 아울러 지난해 기준 매출 1875억원, 영업이익 12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지 매출의 대부분은 광고가 아닌 유료 콘텐츠 판매에서 창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카카오페이지는 기다리면 무료 수익 모델 성공 이후 직접 제작에도 나서고 있다. 2017년 초 전략적 협업 관계에 있던 디앤씨미디어에 지분 18.5%를 투자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학산문화사(147억원), 대원씨아이(146억원), 서울미디어코믹스(100억원) 등 만화 및 도서출판 업체 세 곳에도 추가 투자를 진행했다.

특히 카카오페이지는 콘텐츠 관련 계열회사를 활용한 OSMU(One Source Multi-Use) 전략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음악·영상 콘텐츠 유통을 담당하는 계열사 카카오M과 드라마 제작사 메가몬스터, 카카오M의 자회사인 배우 매니지먼트사를 활용해 카카오페이지 IP를 활용한 드라마 제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상태다. 대표적으로 올해 방영된 드라마 ‘진심이 닿다’는 카카오페이지에 연재된 원작 웹소설 IP를 활용해 메가몬스터가 제작한 드라마다. 주연 배우는 카카오M의 자회사 킹콩바이스타십 소속 배우 이동욱이 맡았다. 계열사 간 시너지를 제대로 보여준 작품이다.

카카오는 일본 시장 진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지난 2016년 일본 현지법인 카카오재팬을 통해 웹툰 서비스 ‘픽코마’를 론칭했으며, 여기에 기다리면 무료 비즈니스 모델을 그대로 적용해 시장 안착에 성공했다. 2017년 1분기 20억원에 불과했던 픽코마의 분기 매출액은 올 1분기 230억원으로 11배 이상 증가하며 순항 중이다.

이민아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카카오페이지는 CP 유통, 독점 공급에서 나아가 만화 및 소설 출판업체를 자회사 및 관계사로 영입해 IP를 가져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카카오페이지가 현재까지 확보한 IP는 만화와 소설을 포함해 약 1000개 이상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에도 카카오페이지는 투자회사를 통해 양질의 IP를 확보하고, 이를 활용한 여러 2차 부가가치를 창출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이미지=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캡처
이미지=네이버웹툰 홈페이지 캡처

◇네이버웹툰, 뒤늦게 수익화 시작…압도적인 트래픽 1위

수익화에 성공한 카카오페이지와 달리 네이버웹툰은 뒤늦게 수익화에 돌입한 케이스다. 앞서 네이버는 웹툰 작품 속에 광고를 싣는 방법으로 수익화를 진행했다. 웹툰 전용 이미지형 광고, 웹툰 내 PPL 등을 삽입하고 발생한 광고 매출을 작가와 평균 50 대 50으로 나눴다. 그밖에도 작가와의 개별 협의를 통해 웹툰 기반의 캐릭터 상품, 출판물, 게임 등 2차 파생상품 판매를 지원하기도 했다. 아울러 유료 웹툰을 통해 수익을 발생시켰으나, 수익 대부분이 작가에게 돌아가는 구조적 특성상 네이버웹툰에게 떨어지는 이익은 많지 않았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7년 네이버로부터 분사한 네이버웹툰의 경우, 지난해 매출 722억원, 영업손실 541억원을 기록했다. 다만 네이버웹툰의 적자는 해외 지역 마케팅비 확대 등 공격적인 투자 집행에 따른 것이다. 현재 해외 대다수 지역에서 만화 앱 매출 1위를 차지하고 있어 향후 투자 성과는 점차 가시화될 전망이다.

아울러 네이버웹툰은 카카오의 기다리면 무료 서비스 실시 이후, 이와 유사한 ‘너에게만 무료’라는 서비스를 시리즈(SERIES) 앱에 적용했다. 너에게만 무료는 소비자의 성향에 맞는 콘텐츠를 골라서 추천한 뒤 1회 차 이용권을 지급하는 모델이다. 특히 이용권을 누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네이버웹툰은 압도적인 트래픽 1위를 기록하고 있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네이버웹툰의 월 평균 UV(순방문자수)는 1억2000명, PV(페이지뷰)는 13억으로, UV는 다음 웹툰의 7배, 카카오페이지의 4배이고 PV는 다음 웹툰의 10배, 카카오페이지의 8배 수준이다.

이민아 연구원은 “네이버웹툰의 매출은 대부분 순매출(수익 배분 후 매출 인식)로 구성돼 있어 시장점유율 추정과 카카오페이지와의 직접적인 매출 규모 비교는 어렵다”며 “다만 네이버 시리즈(웹소설 중심) 서비스를 제외한 네이버웹툰 서비스 트래픽이 카카오페이지와 다음의 웹툰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은 점을 고려하면 본격적인 수익화가 이뤄질 경우 이익 창출의 잠재력은 크다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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