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출범 후 게임·앱 60개 스타트업 선발···구글플레이 “투자유치·해외컨설팅으로 창업가 지원”
과거 데이터주권론 강조한 박영선 중기부 장관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구글과 경쟁하고 협력하며 국내 스타트업 해외 진출 도울 것”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CMO가 25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창구 커뮤니티 밋업 2019’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CMO가 25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창구 커뮤니티 밋업 2019’에서 발표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구글이 중소벤처기업부과 손잡고 본격적으로 국내 게임‧앱 스타트업을 선발했다. 구글은 국내 스타트업 60곳의 해외진출 지원을 돕고 하반기 글로벌 부트캠프, 투자유치 기회, 펀딩을 제공한다. 구글과 중기부는 향후 협력관계를 유지하며 글로벌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세부적인 계획을 짜겠다고 밝혔다.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CMO(최고마케팅책임자)는 25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창구 커뮤니티 밋업 2019’에서 “한국은 혁신과 창업이 활기찬 곳이라고 평가받고 있다. 유니콘 기업도 9개가 나왔으며 지난해 벤처기업에 투자된 금액은 3조원을 넘었다”면서 “한국 창업가는 잠재력이 충분하다”고 말했다.

창구 프로그램은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창업진흥원과 구글플레이가 함께 출범한 사업이다. 창업진흥원의 ‘창’업도약패키지 지원사업과 ‘구’글플레이에서 각각 앞글자를 따왔다. 창구 프로그램은 국내 앱·게임 개발사의 혁신 성장 및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해 스타트업의 스케일업(Scale-up)을 돕는다.

칸 CMO는 “구글은 인디게임페스티벌, 구글스타트업캠퍼스, 이번에 출범된 창구프로그램으로 창업 지원에 큰 의지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구글스타트업캠퍼스는 1100개 이상 스타트업이 거쳐갔고 1130억원 이상 펀딩을 받았다”며 “래리 페이지 구글 공동창업자는 ‘성공하기 위해서는 불가능한 것에 대한 전전한 무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구글은 창업정신에 큰 애정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구글에 따르면 이번 창구 1기는 3~7년차 게임과 모바일 앱 기반 서비스 스타트업 60개사가 선발됐다. 이중 36개사(60%)는 게임 스타트업, 일반 앱 스타트업은 24개사(40%)다. 게임은 RPG, 캐주얼 시뮬레이션 스타트업들이 선발됐다. 일반 앱은 라이프스타일, 교육, 금융 등 다양한 스타트업이 창구에 합류했다.

남성 대표 스타트업은 64개사인 반면, 여성 대표 스타트업은 6개사에 그쳤다.

이번에 창구 1기에 선발된 박성은 슈퍼플래닛 대표는 “중소 규모 게임 개발사들은 성장을 앞둔 시기에 신규인력과 자원난을 겪는다. 창구 프로그램은 단순히 펀딩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투자유치 기회, 글로벌 컨설팅까지 지원해주고 있다”며 “일반고객 90명, 전문가 10명을 상대로 시연평가, 발표평가 등 수많은 과정을 거쳤다. 방송으로 서바이벌을 해 더 떨렸다”고 말했다.

구글플레이는 하반기 창구 1기 기업들과 함께 글로벌 부트캠프를 준비 중이다. 해외 국가에 나가서 직접 사업 트렌드를 살펴보는 게 골자다. 글로벌 부트캠프는 태국 방콕,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다. 중기부 창업진흥원은 하반기 연구개발(R&D)연계 사업을 다음 주부터 본격 시행한다. 수요조사 이후 9월 안에 R&D평가 후 자금 지원에 나선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와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CMO(왼쪽) 25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창구 커뮤니티 밋업 2019’에서 스타트업들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가운데)와 사이먼 칸 구글 아시아·태평양 마케팅 총괄 CMO(왼쪽) 25일 서울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창구 커뮤니티 밋업 2019’에서 스타트업들과 대화하고 있다. / 사진=차여경 기자

◇ “중기부과 구글은 협조자인 동시에 경쟁자···스타트업 글로벌화 위해 언제든 조력할 것”

한편 이날 창구 밋업에는 박영선 중기부 장관이 참석해 칸 CMO와 함께 스타트업 소통 자리를 가졌다.

박 장관은 “중기부와 구글은 파트너로서 상생과 공존하고 있다. 경쟁관계에 있지만 상생과 공존의 공통분모를 통해 스타트업의 글로벌화를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장관은 과거 구글 등 글로벌 IT기업의 데이터 독점을 비판하며 데이터 주권론을 강조한 바 있다.

이어 박 장관은 “한국은 PC에서 모바일까지 잘 성장하다가 클라우드 컴퓨팅과 인공지능 분야 등에서 속도가 느려졌다. 이 상태로 계속 갈 수는 없다. (정부가) 클라우드와 인공지능을 동시에 투자해 세계 흐름을 잡아야 하는 시기”라며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이 들어가야 한다. 구글은 협조자인 동시에 경쟁자다. 스타트업은 국내에만 머무르면 안된다. 글로벌화를 위해 중기부와 구글은 협력하고 조력하는 관계를 이어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창구 1기 스타트업은 ▲정부가 창구 프로그램을 통해 해외 현지 정착비용을 지원하는지 ▲구글의 대기업‧대규모 게임개발사 집중 지원 ▲창구프로그램의 지원범위를 세분화시킬 계획이 있는지 ▲중소 개발사 지원이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추가 지원이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

박 장관은 “창구 스타트업들이 해외 진출을 하면 중기부와 연계된 글로벌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 스타트업 전용 지원 바우처를 받을 수 있다. 8월에 미국 시애틀에 열리는 코리아스타트업센터를 통해 지원을 받을 수 있다”며 “이밖에도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연결해주는 창조경제혁신센터, 11월에 한-아세안 정상회담을 맞아 컴업행사를 열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칸 CMO는 “구글이 생태계 플랫폼을 건전하게 만들기 위해 대형사와 협업하고 있다. 한국 대형 개발사와도 많이 일하고 있다. 동시에 인디게임 개발자, 초기 모바일 비즈니스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중소규모 스타트업들도 많이 지원하고 있다”며 “구글은 근본적인 협력프로그램을 펼칠 것이다. 스타트업이 시장환경을 이해하고 어떻게 사업을 성공시킬지 돕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