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OTT포럼 출범…정부·국회도 큰 관심

OTT포럼 초대 회장을 맡은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사진=원태영 기자
OTT포럼 초대 회장을 맡은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 사진=원태영 기자

넷플릭스로 대표되는 글로벌 인터넷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의 국내 시장 잠식이 가속화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OTT 사업자들의 경쟁력 제고 방안을 연구하기 위한 ‘한국OTT포럼’이 출범했다. 국내 OTT 산업을 키워 넷플릭스 등 해외 OTT 공세에 대응하겠다는 취지다. 향후 토종 OTT업체들의 구심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단법인 한국OTT포럼은 1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창립기념 세미나를 개최했다. 한국 OTT포럼은 최근 급성장한 OTT에 대한 국내 첫 전문 연구단체다. OTT를 둘러싼 방송 시장, 이용자 보호, 국내외 환경 분석과 함께 정책 등을 포괄하는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초대 회장은 성동규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가 맡았다.

성동규 회장은 “OTT포럼은 OTT 산업 자체에 대한 연구에만 제한적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OTT 도입 이후 전개되는 시장 상황 변화, 이용자 보호, 국내 환경 분석, 정책 등을 포괄하는 전문적인 연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이날 행사에는 노웅래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더불어민주당)과 이효성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도 참여했다. 정부와 국회 모두 OTT포럼 출범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시작 자체는 학회 성격의 연구 모임으로 출범하지만 향후 국내 OTT 사업자들의 구심점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노웅래 위원장은 “넷플릭스는 지금 미국 OTT 시장의 74%를, 영국 시장의 60%를 차지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넷플릭스에 잠식되면서 방송·IT 업계의 위기 의식이 클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이번 OTT포럼 창립은 뜻있고 의미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국내OTT 사업이 외국 OTT에 잠식되지 않고, 넷플릭스 못지않게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효성 방통위원장은 “최근 유료방송 매출이 매년 평균 해외 2%, 국내 9% 성장한 것에 비해 글로벌 OTT 시장은 22.4%, 국내 시장은 40% 비약적으로 성장했다”며 “애플, 디즈니 등 거대 글로벌 기업도 OTT서비스를 준비하고 있으며 국내 업체들도 OTT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산업 변화에도 불구, 우리의 제도적·인적·물적 인프라는 아직 준비해야 할 게 많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앞서 국내 OTT업체 대표들을 만나 애로 사항을 들어보니, 국내외 글로벌 시장 현황에 대한 조사와 연구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며 “OTT포럼이 글로벌 무한경쟁 속에서 방향을 잡기 위한 지도와 망원경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향후 OTT포럼이 제안하는 의견을 좋은 정책 수립을 위해 쓰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OTT 산업 활성화를 위한 여러 조언들도 나왔다.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규제 불확실성 해소, 공정경쟁 여건 확보, 사회적 책임 유도 등을 위해 OTT 사업자에 법적 지위를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OTT 사업자에 대한 시장지배사업자 정의, 금지행위, 분쟁조정 등 규율이 부재한 상황”이라며 “경쟁상황평가 자료 제출, 이용약관 신고, 금지행위 및 분쟁조정 등 의무를 부과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법적 지위를 부여하되 규제 적용 수위는 유료방송 서비스보다 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신규 서비스에 대한 과도한 규제가 산업 발전 저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조영신 SK브로드밴드 전략담당 실장은 OTT 업체들을 구분해서 살펴봐야한다는 주장을 펼쳤다. 그는 “각 OTT 플랫폼들의 서로 다른 특성을 이해야할 필요가 있다”며 “애플티비 플러스는 OTT를 모아 놓은 OTT이며, 넷플릭스는 OTT가 퍼스트 윈도우(우선 순위)인 반면 디즈니 플러스는 OTT가 세컨드 윈도우”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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