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친서 외교’가 바꾼 판···미국 ‘유연한 입장’으로 변화 여부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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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친서 외교’가 바꾼 판···미국 ‘유연한 입장’으로 변화 여부 주목
  • 이준영 기자(lovehope@sisajournal-e.com)
  • 승인 2019.06.24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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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미국, 비핵화 방식 ‘단계적·동시병행’ 유연한 입장 변화 가능성”
“시진핑 방북했지만 아직 비핵화 논의 주체 아냐”···북미 간 핵심 문제 타결 후 中 참여 가능성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조선중앙통신이 지난 23일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집무실로 보이는 공간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읽는 모습. / 사진=연합뉴스

북미가 친서 외교를 하면서 미국이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 단계적·동시병행의 유연한 입장으로 변화할지 주목받고 있다. 한반도 문제 전문가들은 미국이 비핵화 방식 논의에서 단계적이라는 유연한 입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전문가들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이 북한을 찾아 비핵화에 대한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지만 아직 한반도 비핵화 논의의 핵심 주체는 아니라고 밝혔다.

북미 비핵화 협상이 교착 국면인 상황에서 최근 북미 정상이 친서를 주고받으며 만족감과 호의를 표시했다. 북한조선중앙통신은 지난 23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보낸 친서를 받았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에 만족을 표하고 친서의 ‘흥미로운’ 내용을 신중히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지난 11일 김 위원장으로부터 ‘아름다운’ 친서를 받았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전문가들은 비핵화 방식에 대해 미국이 유연한 입장으로 변화할 가능성을 전망했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과 교수는 24일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도 유연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북미 정상이 서로 친서 내용에 대해 관심을 보이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한 부분을 보면 양국의 이해관계를 반영한 타협안이 교환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며 “여기서 타협안은 유연한 접근이라는 표현 속에 들어있다고 봐야한다. 생화학무기까지 포함하는 모든 대량살상무기의 선(先) 폐기라는 범주에서 최근 미국 측이 다시 말하는 동시병행 쪽으로 해법의 변화가 있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이 북한과 협상에서 비핵화 방식에 대해 단계적으로 서로 주고받는 방향으로 입장이 바뀔 수 있다는 전망이다. 지난 19일 비건 특별대표는 애틀랜틱카운슬과 동아시아재단이 워싱턴DC에서 연 전략대화 행사에서 “북미가 유연한 접근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도 “미국이 비핵화에 대한 ‘포괄적 합의’ 부분은 계속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비핵화 방식의) 단계적 부분에 대해 좀 더 유연하게 갈 가능성이 있다”며 “단계적 부분에서 개성공단 재개 등이 가능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재흥 세종연구소 연구위원은 “북한, 중국, 러시아는 한반도 비핵화에 대해 단계적 보상이라는 공통 입장을 가지고 있다”며 “시진핑 주석의 방북 이후 이러한 입장은 더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 “한반도 비핵화 논의 주체 아직 4자로 확대되진 않아”

한편 전문가들은 한반도 비핵화 논의 주체가 아직 중국을 포함한 4자로 확대되진 않았다고 밝혔다.

고 교수는 “시진핑 주석의 방북은 비핵화 교착 국면 상황에서 구원 투수 역할 정도로 볼 수 있다. 그러나 아직 한반도 비핵화 논의 주체가 중국을 포함한 4자로 확대됐다고는 볼 수 없다”며 “지금은 비핵화 협상에서 북미 간 구도로 갈 수밖에 없다. 북미 간에 근본 문제에 대해 타협이 이뤄지고 이후 평화 프로세스 과정이 진행될 때 중국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 센터장은 “지난 주 초에는 중국의 관여로 4자구도가 예상 됐는데 미국이 친서로 이를 깨트려버렸다. 미국이 친서를 보내서 4자회담으로 확대 가능성이 줄었다”며 “현재 미국과 북한 간 직접 접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미국이 친서를 보내고 북한이 이에 반응을 보이는 것은 중국의 역할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신 센터장은 “미국은 중국의 역할을 수용하지 않기 위해 친서에서 실무회담을 제안한 것 같다. 북한도 이에 호응하면서 미국과 양자회담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문인철 서울연구원 도시외교연구센터 부연구위원(남북관계 담당)은 “한반도 비핵화 논의는 북미 간에 진행되고 있다. 중국이 참여하는 4자로 확대되진 않았다”며 “중국 입장에서도 지금 비핵화 문제에 관여하면 미국과 무역 분쟁을 하는 상황에서 부담스럽다. 북미 간 비핵화 협상 핵심 타결 이후 중국이 참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시진핑 주석 방북으로 한반도 비핵화 논의 주체가 중국을 포함한 4자로 확대됐다는 의견도 있다. 정재흥 연구위원은 “시진핑 주석 방북 이후 비핵화 주체가 4자로 커졌다”며 “북한이 중국과 비핵화에 대해 논의한 상황에서 중국을 배제하고는 하기 어렵다. 이제는 남북미중 4자가 비핵화든 평화협정이든 논의하는 구도가 만들어졌다”고 말했다.

이준영 기자
정책사회부
이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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