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시간 동안 경찰청 포위 이어져···오는 26일에도 대규모 시위 계획
홍콩 중문대, 홍콩 과기대 등 7개 대학 학생회 “정부, 4대 요구사항 응답하라”

21일(현지시간) 홍콩 정부 본부 인근 도로에서 시위대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AFP,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홍콩 정부 본부 인근 도로에서 시위대가 휴식을 취하고 있다. /사진=AFP-연합뉴스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에 반대하는 홍콩 시민들이 15시간에 걸친 대규모 경찰청 포위시위를 끝냈다. 홍콩 경찰은 이를 위법행위라며 엄중한 후속 조치가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22일 홍콩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홍콩 시민들은 전날 오전 7시(현지시간)부터 정부청사 주변에 모여들었다. 이후 대학생을 주축으로 경창청을 둘러싸고 항의의 뜻을 표출했다. 경찰청 포위는 22일 새벽 2시 40분께까지 약 15시간 동안 이어졌다.

홍콩 중문대, 홍콩 과기대 등 7개 대학 학생회는 앞서 4대 요구사항을 내걸고 전날 오후 5시까지 정부가 응할 것을 요구했다. 4대 요구사항에는 ▲송환법 완전 철폐 ▲12일 시위에 대한 ‘폭동’ 규정 철회 ▲12일 시위 과잉 진압 책임자 처벌 ▲체포된 시위 참여자 전원 석방 등이 포함됐다.

이번 시위 현장에는 이번 주 출소한 2014년 홍콩 우산혁명의 주역 조슈아 웡도 참석해 스티븐 로우 경찰청장이 직접 시위대에게 사과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홍콩 경찰은 경찰청 주변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시위대 진입에 대비했지만, 시위대를 강제로 해산하려는 시도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SCMP에 따르면, 홍콩 경찰 당국은 이날 오전 5시 성명서를 발표하고 “시위대가 경찰청 출입문을 막고 건물에 계란을 던졌다”면서 “벽에 낙서하고 폐쇄회로(CC)TV를 테이프로 가렸다. 경찰에게 기름을 끼얹고 경찰의 눈에 레이저빔을 쐈다”고 밝혔다.

21일(현지시간) 홍콩 경찰 본부 앞에서 열린 집회 도중 한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다. /사진=EPA, 연합뉴스
21일(현지시간) 홍콩 경찰 본부 앞에서 열린 집회 도중 한 시위자가 경찰을 향해 계란을 던지고 있다. /사진=EPA-연합뉴스

이어 홍콩 경찰은 “경찰은 (경찰청) 바깥에 모인 시위대를 향해 최대한의 관용을 보였지만, 시위대의 표현 수단은 불법적, 비이성적이고 불합리했다”면서 “이들 불법 행위에 대해 엄중히 후속 조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홍콩 경찰의 경고에도 대규모 시위를 주도하는 재야단체 연합 ‘민간인권전선’은 오는 26일에도 홍콩 도심에서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홍콩 매체 등에 따르면 지난 9일 103만명, 지난 16일 200만명(주최측 추산)이 모였던 것만큼의 규모가 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미중 정상회담에서 도널트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중국 압박을 위해 홍콩 시위를 거론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중 정상은 오는 28일 일본 오사카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통해 미중 정상회담을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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