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1주일 가량 늦어···장마기간·강도 유동적

최근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와 장마전선 위치. / 사진=기상청
최근 우리나라 주변 기압계 모식도와 장마전선 위치. / 사진=기상청

올해 장마가 예년보다 다소 늦은 7월 초에 시작할 것으로 예보되면서 전국적인 가뭄도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장마 지속기간이나 강도는 아직 유동적이라 채소류 등 비 피해에 민감한 농산물 가격 전망을 예단하긴 이른 상황이다. 

20일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 중부지방과 남부지방의 장마는 7월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하겠다. 예년 보다 일주일 이상 늦다. 평년 기준 장마 시작일은 중부지방이 6월 24일~25일, 남부지방이 6월 23일이다. 지난해는 중부와 남부 모두 6월 26일 장마가 시작됐다.

현재 장마전선은 예년보다 상당히 남쪽으로 처져있다. 한반도 부근 상층에 자리한 차고 건조한 공기가 장마전선의 북상을 막고 있다. 6월 초부터 베링해 상공 약 5㎞에 기압능이 발달하고 우리나라 부근에 상층 기압골이 위치하면서 상층의 차고 건조한 공기가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됐다.

기상청 관계자는 “베링해 상층 기압능이 발달한 것은 인근 해빙면적이 평년보다 매우 적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장마전선은 이날 오후 2시 현재 북위 30도 부근 동중국해상에서 일본 남쪽해상에 걸쳐 남하와 북상을 반복하고 있다.

기상청은 베링해 부근 기압능이 점차 약해지면서 공기의 흐름이 서에서 동으로 원할해지고 우리나라로 유입되던 건조한 공기가 약해지면서 남쪽에 있던 장마전선이 서서히 북상하겠다고 전망했다.

다음 주 중반 중국남부에서 발생한 저기압이 남해상을 통과하면서 제주도 남쪽 먼바다에 위치한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제주도와 남해안에 첫 장맛비가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저기압이 동쪽으로 빠져나간 뒤 장마전선은 다시 제주도 남쪽 먼바다로 남하할 것으로 예상돼 중부지방과 그 밖의 남부지방의 장마는 7월 초에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례적인 7월 장마로 전국적 가뭄 해갈도 늦어질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5월 전국 강수량은 평년의 51.5%에 불과하다. 최근 6개월 누적 강수량은 평년의 67.7%에 불과하다. 경기와 강원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누적 강수량이 부족한 경향이 나타났다.

다만 일부 지역을 제외하고는 농업용수 부족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다. 전국 농업 저수지의 저수율은 평년 이상이고 모내기도 마무리 단계이기 때문이다.

◇농산물 물가 전망은 유동적···농경연 “7월 채소 도매가 안정”

이번 장마가 농산물 물가에 끼칠 영향은 유동적이다. 농산물 가격은 장마 기간이나 강수 정도에 영향을 받는 데 올해는 아직 이에 관한 기상 정보가 발표되지 않았다.

기상청 관계자는 “올해 장마 관련 기상정보는 지역별 시작 시기만 나온 상황”이라며 “장마 지속기간이나 강도는 예측 자료가 나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지각 장마 영향으로 평년보다 장마 기간이 짧아지면 채소류 등 비 피해에 민감한 농산물 가격 안정에는 도움을 줄 것이란 예상도 나온다.

농촌경제연구원 관계자는 “농산물 중 배추, 무, 양배추, 대파, 건고추 등 채소류가 장마에 특히 민감한 편”이라며 “6월보다 7월이 채소가격이 올라가는 패턴이 있는데 작형이 바뀌는 부분이 있고 비가 많이오면 상승폭이 더 커진다”고 말했다.

한편 농촌경제연구원은 7월 채소 도매가격을 안정적으로 전망했다. 배추는 출하량 증가로 전년(8330원)보다 낮을 전망이다. 무는 출하량 증가로 전년(1만5720원)보다는 낮으나 평년(1만2780원)보다는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양배추는 노지봄 양배추 출하량이 감소하나 준고랭지1기작 양배추 출하량 증가로 전체 출하량이 많아 전년(7650원)보다 낮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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