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분기에 비해 2분기는 소강 상태
공모가 하회에 실권주 떠안는 사례도 발생
“증시 침체에 초대어 없어 당분간 현재 분위기 계속될 듯”

올 1분기 떠들썩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2분기에 들어서는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올 초와 달리 흥행에 실패하는 사례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는 것이다. 증시 변동성이 높아진 데다 시장을 떠들썩하게 할 ‘IPO 대어’도 하반기에나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돼 남은 2분기에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4일 IB업계에 따르면, 골프의류 업체인 까스텔바쟉은 지난달 29일 최종 공모가가 1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까스텔바쟉과 주간사인 NH투자증권이 당초 계획했던 희망 공모가 밴드(1만6000~1만8000원)를 크게 밑도는 액수다. 지난달 말 이뤄진 기관 수요예측에서 전체 70%가 넘는 건수가 공모가 밴드 하단에 몰린 영향이었다. 수요예측 경쟁률 자체도 32.53 대 1로 부진했다.

IPO시장에서 흥행 단골손님이었던 바이오·헬스케어 업종에서도 성적이 부진한 사례가 나왔다. 체외진단 업체인 수젠텍은 지난달 7~8일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경쟁률이 75 대 1에 그쳐 공모가가 희망 밴드 최하단인 1만2000원으로 결정됐다. 뒤이어 진행된 일반 청약 경쟁률 역시 1.5 대 1에 불과한 모습이었다. 주간사인 한국투자증권은 약 4만5000주의 실권주를 떠안았는데, 상장 이후 주가는 지난 3일 종가 기준 8820원으로 공모가에 비해 26.5%가 하락한 상태다.

이 같은 상황은 올 1분기 IPO시장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것과 비교된다. 올 1분기 스팩(SPAC) 상장을 제외한 IPO 기업들의 단순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은 모두 수백 대 1 이상이었다. 의료정보시스템 전문 기업인 이지케어텍의 경우엔 기관 경쟁률이 1108.03 대 1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올 들어 가장 높은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었다.  

게다가 1분기에는 희망 공모가 상단보다 높은 공모가를 확정한 기업도 5곳(셀리드·노랑풍선·에코프로비엠·지노믹트리·현대오토에버)이나 됐다. 지난 4월과 5월 현재 희망 공모가 밴드를 넘어서 공모가를 확정 지은 회사는 단 2곳(컴퍼니케이파트너스·압타바이오)에 그친다.

남은 2분기에도 이렇다 할 IPO 대어가 없는 상황이어서 시장 분위기에 대한 우려가 나오고 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달에는 2차전지 부품 제조업체인 에이에프더블류,  화장품 용기 제조업체인 펌텍코리아, 스마트폰용 특수필름 생산업체인 세경하이테크, 스마트러닝 기업인 아이스크림에듀 등이 기관 수요예측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서 펌텍코리아 정도만 희망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 5000억원을 넘길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올 1분기에는 IPO 비수기에다 대어급들의 상장 연기 또는 철회가 나왔음에도 시장이 활기를 띄는 모습을 보였지만, 2분기 들어서는 이 분위기를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2분기에는 증시도 침체돼 있고, IPO 대어도 보이지 않는 상황이라 큰 반전 없이는 이러한 분위기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밝혔다.

올해 1분기 떠들썩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2분기 들어선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올해 1분기 떠들썩했던 기업공개(IPO) 시장이 2분기 들어선 소강 상태를 보이고 있다. / 그래픽=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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