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XS 맥스 등 2018년형 모델 OLED 패널 30만장 생산 계획
6월 중 신형 아이폰 양산 승인 여부 결정···애플 승인 시 7월 600만대 규모 양산
애플, 향후 3자 공급사 체제 확보 전망··· LGD, 주요 공급사로서 입지 회복 전망

애플 아이폰 XS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애플 아이폰 XS /사진=애플 홈페이지 캡처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아이폰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을 공급한다. LG디스플레이가 양산할 제품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S맥스 등 일부 모델의 OLED 패널이다. 지난해 출시된 제품의 후속 물량을 공급하게 됐다.

LG디스플레이의 OLED 패널이 아이폰에 들어가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애플은 OLED 패널을 전량 삼성디스플레이에서만 받았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지난달 애플로부터 2018년형 아이폰 일부 모델에 채용될 OLED 패널 양산 계획을 승인받았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이달 중 경기도 파주 공장에서 아이폰XS맥스 등 2018년형 아이폰 모델에 탑재될 6.46인치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양산 규모는 30만장 수준이다.

이번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공급으로 LG디스플레이는 아쉬움이 컸던 중소형 OLED 사업 부진을 만회할 기회를 마련하게 됐다. 향후 애플 물량을 늘릴 수 있는 포석도 갖췃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 아이폰 패널이 LCD이던 시절 아이폰용 디스플레이 상당 물량을 공급하는 공급사로 애플의 주요 협력사였다. 그러다가 지난 2017년 애플이 OLED패널 비중을 확대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 중소형 OLED 사업 확대 포석

이번 공급을 기점으로 LG디스플레이는 장기적으로 중소형 OLED 패널 공급력을 키우게 될 전망이다. 애플 OLED 패널을 독점 공급하던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입지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 관계자는 “애플이 LG디스플레이에 2018년형 모델 OLED 패널 양산을 승인했다”며 “이번에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할 구형 모델은 애플의 차기 제품 양산 승인을 위한 초도 제품인 것으로 보인다. 신형 모델 물량을 수주하기 위해서는 양산 실적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2018년형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을 기반으로 올 하반기에 출시될 신형 아이폰(XI) OLED 패널 양산을 목표로 애플 측의 승인 절차도 밟고 있다.

애플이 이달 말 양산을 승인할 경우 LG디스플레이는 오는 7월부터 신형 아이폰에 채용될 OLED 패널 600만대 규모의 물량 생산을 시작할 전망이다. 신형 아이폰 중 일부 모델엔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과 동일한 크기의 OLED 패널이 채용돼 LG디스플레이가 수주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업계 관계자는 “신형 모델의 OLED 제품이 전 모델과 비교해 패널 크기에서 6.46인치로 동일하기 때문에 LG디스플레이가 신형 물량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이로써 LG디스플레이가 올해 애플의 아이폰용 OLED 패널 전체 물량 중 10% 가량을 공급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올해 애플이 6000만~7000만대 규모의 OLED 패널을 채용한 아이폰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한다. LG디스플레이는 올해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 점유율 10%를 기록할 전망이다.

◇ ‘절치부심’ LGD, 애플 물량 확대 나서나

이번 수주는 물량을 떠나 지난해 애플로부터 수주를 받지 못했던 LG디스플레이로선 모처럼 맞는 호재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아이폰X부터 OLED 패널을 채용하고 있는데, 국내 업체 중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물량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지난해 LG디스플레이는 애플에 OLED 패널 공급을 시도했으나 일부 품질 검증을 통과하지 못하면서 납품을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LG디스플레이는 과거 일본 재팬디스플레이(JDI)·샤프 등 업체와 함께 애플에 LCD 패널을 납품하는 주요 공급사였지만, 애플이 아이폰에 OLED 패널을 채용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게 주도권을 내주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에 발목이 잡혀 올 1분기엔 3분기 만에 영업적자로 전환했다. 영업손실액이 1320억원으로 1년 전보다 적자 폭을 키웠다. 서동희 LG디스플레이 CFO는 올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중소형 OLED 패널 사업을 두고 “LG디스플레이가 후발주자다 보니 전략 거래선에 진입을 하는 데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며 “중소형 OLED 준비 과정에 개발비와 개발 관련 비용 지출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에 공급하는 물량과 무관하게 애플과의 거래를 재개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고 있다. 단기 실적 반영은 어렵지만 주요 전략 거래선을 되찾으면서 주저앉은 영업실적을 만회할 발판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최영산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에게 실제 이익으로 돌아오는 시기는 내년 정도로 봐야 할 것”이라며 “올해는 LG디스플레이가 애플의 OLED 패널 공급사로 들어가는 것에 의의를 두는 게 맞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납품 계약을 발판 삼아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 패널 시장에서 공급력을 확장해 나갈 가능성도 점쳐진다. 또한 LG디스플레이가 이번 OLED 납품을 통해 향후 애플의 공급사로서 입지를 되찾을지도 주목된다. 애플이 다자 공급 체제를 갖추면서 그간 OLED 패널 물량의 절반 이상을 공급해 온 삼성디스플레이의 시장 내 입지도 변화할 것으로 관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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