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회장 및 행장들, 잇따른 해외IR에 자사주 매입까지···효과는 ‘아직’

우리금융지주(사진 왼쪽)와 신한금융지주/사진=각 사
우리금융지주(사진 왼쪽)와 신한금융지주/사진=각 사

국내 주요 금융지주회사들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외IR(투자설명회)과 자사주매입 등 주가부양을 위한 CEO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일시적 반등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경영진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손태승 우리금융그룹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잇단 주가부양 행보를 보이고 있다. 손 회장은 지난 19일부터 3박4일간 도쿄와 홍콩을 찾아 직접 해외IR을 진행했으며 27일에는 책임경영 차원에서 자사주를 5000주 매입했다. 손 회장이 자사주를 매입한 것은 올들어 벌써 네 번째다.

하지만 이러한 손 회장의 노력이 아직까지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0일 종가 기준 우리금융의 주가는 1만4100원으로 이달 첫 거래일인 1일 종가(1만4200원)보다 0.70% 하락했다.

이달 중 최고가(종가기준) 역시 1만4250원에 불과하다. 이는 우리금융 상장 다음 날에 기록한 최고가 1만6000원에 한참 못미치는 수치다. 롯데카드 지분 인수 등의 긍정 이슈가 함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큰 변동 폭을 보이지 않아 아쉬움을 더하고 있다.

KB금융지주 역시 마찬가지다. 30일 KB금융의 주가는 2일 종가(4만6700원)보다 4.39% 하락한 4만46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허인 KB국민은행장이 지난 4월 12일 2438주를 추가로 사들이기도 했지만 오히려 현재 주가는 4월 11일 주가(4만5200원) 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 중이다.

상반기 주가 상승세를 이어왔던 신한금융지주도 최근 주가가 급락했다. 지난달 북미지역 IR을 진행한 조용병 회장의 노력에 힘입어 지난 28일 주가가 4만8000원까지 상승, 52주 최고가를 기록했지만 단 이틀 만에 4만5200원으로 떨어졌다. 5월 초 4만5150원 수준으로 되돌아간 것이다.

금융지주사들의 이러한 주가 부진은 대외불확실성과 국내 규제환경 때문으로 분석된다. 성용훈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7일 리포트를 통해 “은행의 성장과 이익은 꾸준했던 반면 주가는 이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부진한 흐름을 보여왔다”며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시장 내지 국내 경기에 대한 전망을 중국과 동일 선상에 놓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꾸준히 강화돼온 규제 환경을 싫어하는 것도 한 이유”라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에는 주가가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전망된다. 성 연구원은 “그간 충분히 많고 빈번했던 규제를 감안했을 때 딱히 더 나올 수 있을 만한 것은 없다고 판단된다”며 “하반기부터는 은행업종에 대한 규제 강도가 완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또한 “대외 요인이 아닌 국내 규제와 관련된 부분은 지금 보다 우호적인 방향으로 흘러갈 여지가 많아 보인다”고 진단했다.

저작권자 © 시사저널e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