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방송금지가처분 기각···KBS ‘시사기획 창’ 방영직전 입장발표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은 28일 ‘아시아경제 최상주의 비밀’ 편을 방영했다. 방송 직전 최상주 최상주 KMH아경그룹 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사의를 표했다. / 사진=시사기획 창 방송 캡처화면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은 28일 ‘아시아경제 최상주의 비밀’ 편을 방영했다. 방송 직전 최상주 최상주 KMH아경그룹 회장은 입장문을 내고 사의를 표했다. / 사진=시사기획 창 방송 캡처화면

경제전문미디어 ‘아시아경제’의 사주인 최상주 KMH아경그룹 회장이 사임했다.

최 회장은 지난 28일 이 같은 요지가 담긴 입장문을 냈다. 입장문은 그의 성접대 및 비리의혹을 담은 ‘아시아경제 최상주의 비밀’ 편의 방영을 예고한 KBS 탐사보도 프로그램 ‘시사기획 창’ 본방송 편성시각 직전에 발표됐다.

앞서 최 회장은 법원에 “부적절한 여자관계가 있다고 인식하거나 오인할 수 있는 일체의 내용을 방영해선 안 된다”며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에 법원은 ‘공적 관심 사안’이라 판단한다며 이를 기각했다.

입장문을 통해 최 회장은 “M&A(인수합병) 과정에서 불거진 사태는 억울하다고 강변하기 이전에 스스로를 겸허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며 “아시아경제의 독립적 미디어 정체성을 훼손하지 않을까 고민하게 돼 이 같이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KMH아경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이미 독립적 경영시스템이 잘 갖춰졌으며, 특히 아시아경제 경영·편집국은 (스스로)효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겸비했다”며 “안심하고 자리를 떠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최상주 회장 입장문 전문.

KMH아경그룹 회장 최상주입니다.

저는 오늘 부로 아시아경제 회장직을 내려놓기로 결심했습니다.

최근 M&A 과정에서 불거진 일련의 사태는 제 자신이 억울하다고 강변하기 이전에 스스로를 겸허하게 돌아보는 계기가 됐습니다. 본의 아니게 아시아경제 임직원 여러분과 주주들에게 심려를 끼친 점에 대해서 진심으로 사과의 말씀을 올립니다. 더불어 최근 일련의 사태가 아시아경제의 독립적인 미디어 정체성을 혹시나 훼손하지 않을까 고민하며 이같이 결심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저는 ‘일’이 인생의 목표였고 그 목표를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일로매진 정진해왔습니다. 좌고우면하지 않고 앞에 놓인 일만 열심히 하면 모두를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신념이 스스로를 지금의 자리까지 이끌어왔습니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과연 내가 가는 길이 100% 올바른 길인지 인생의 뒤안길을 돌아보기 시작한 제 자신을 발견하기 시작했습니다. 사업을 일구고 회사를 키우기 위해 인생을 내던진 제 스스로의 삶의 가치가 과연 무엇인지 궁금했습니다. 또한 나이 60을 바라보기 시작하면서 일단 제 인생의 중간 매듭을 어떻게 할 것인지도 진작부터 고민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최근 일련의 상황은 제 스스로를 관조할 수 있는 계기가 됐습니다. ‘인도의 시성’ 타고르는 평소 자기관리에 대해 엄격했습니다. 제자들이 “어떤 사람이 인생의 승리자입니까”라고 묻자 타고르는 이렇게 대답합니다. "자기를 이기는 사람이다."

그렇습니다. 제 인생을 항상 돌아보고 더 절제하는 삶을 몸소 실행에 옮겨야 하는데 아직까지 저는 제 스스로를 이기지 못한 것 같습니다. 그래서 새로운 충전이 필요할 때가 왔다고 판단해 저를 비우는 시간을 가질 생각입니다. 겸허한 사색과 충전의 시간을 보내겠습니다.

다행히 KMH아경그룹은 각 계열사별로 이미 독립적인 경영 시스템이 잘 갖춰진 상태입니다. 특히 아시아경제 경영진과 편집국은 제가 자리를 비우더라도 효율적이고 건강하게 회사를 운영할수 있는 능력과 경험을 겸비했습니다. 또한 아경 임직원들은 온갖 풍파를 함께 겪으면서 서로에 대한 믿음과 끈끈한 유대감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안심하고 자리를 떠날 수 있습니다.

친애하는 아시아경제 임직원 여러분! 제가 지금의 자리에 오기까지 여러분의 힘이 절대적이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항상 감사하는 마음을 깊이 간직하고 있겠습니다.

여러분 감사합니다.

최상주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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