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트코 카드 매출액 2조7500억 규모
삼성카드, 기존 고객 이탈 방지 위한 마케팅 총력…효과는 ‘글쎄’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사진=현대카드 홈페이지

코스트코의 현대카드 결제 오픈 시점이 이틀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코스트코 제휴에 힘입은 현대카드가 카드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킬지 주목되고 있다.

21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의 독점 카드사가 24일부터 기존 삼성카드에서 현대카드로 바뀐다.

코스트코는 ‘1국가 1카드사’ 정책을 고수해 왔다. 1개 카드사와만 거래함으로써 가맹점 수수료율을 낮춰 제품가격을 저렴하게 하고, 비용절감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높인다는 전략이다.

1999년 12월 말부터 삼성카드가 코스트코와 독점계약을 맺으면서 코스트코에서 카드 결제를 하고자 하는 고객은 삼성카드를 발급받아야 했다. 그 덕에 삼성카드는 지금까지 매출 증가 및 수수료 수익 확대 등 많은 이점을 누릴 수 있었다.

코스트코가 지난해 전국 14개 매장에서 올린 매출은 총 3조9227억원에 달한다. 전체 소비지출에서 카드 결제 비중이 70% 가량인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코스트코의 카드 매출액은 약 2조7459억원으로 추산된다. 카드사와 독점계약을 맺는 코스트코의 정책상 삼성카드가 해당 매출액을 고스란히 가져갔던 셈이다.

코스트코의 가맹점 수수료율이 0.7%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카드가 거둔 수수료 수익은 연간 192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해 삼성카드 전체 수수료 수익(1421억3661만원) 중 13.5%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러나 삼성카드는 지난해 8월 현대카드가 코스트코와 계약함에 따라 19년 넘게 이어온 독점권을 뺏기게 됐다.

코스트코와의 독점계약이 카드사의 매출과 시장점유율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코스트코와 현대카드의 제휴가 시작되는 24일부터 코스트코의 매출은 모두 현대카드의 매출로 이어진다. 지난해 코스트코의 카드 매출액이 3조원에 달했던 점을 고려하면 향후 현대카드의 매출 역시 그만큼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코스트코 제휴를 이유로 삼성카드를 이용해온 고객이 현대카드로 이탈하거나 현대카드를 추가로 발급받을 경우 시장점유율 수치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현대카드에 따르면 5월부터 상품 상담과 발급을 위해 코스트코 매장 인근 현대카드 영업소를 방문한 고객은 전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카드 신청 역시 65% 이상 증가했다. 2018년 기준 현대카드의 시장점유율은 15.77%로 삼성카드(18.18%)와 2.41% 차이다.

코스트코를 뺏긴 삼성카드는 이에 질세라 다른 대형마트와 제휴를 맺고 마케팅 대결에 나서고 있지만 코스트코라는 ‘대어’에 견주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삼성카드는 코스트코 제휴사 변경으로 인한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기존 코스트코 제휴 카드 3종에 대해 포인트 적립처를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으로 확대한다. 코스트코의 빈자리를 이들 할인점을 통해 메우겠다는 전략이다.

그외에도 이마트 트레이더스와의 단독 제휴를 연장하고 전용 카드를 출시하는 등 대형마트와 제휴·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이마트 트레이더스와의 단독 제휴는 트레이더스 특화 상품을 만든다는 것으로 코스트코와 같은 ‘원카드 정책’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삼성카드가 아닌 다른 카드로도 이마트 트레이더스에서 결제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카드 매출액이 모두 삼성카드로 이어지는 것도 아니다.

또한 이마트 트레이더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1조9100억원으로 코스트코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트코 독점계약과 비교해보면 매출 기여도가 낮을 수밖에 없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코스트코 제휴는 배타적으로 독점 결제권을 확보할 수 있어 카드사 이익 증대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현대카드와의 계약 기간이 10년인 만큼 장기적으로 봤을 때 삼성카드가 현대카드에게 순위를 따라잡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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