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부터 판매 시작하는 美 전자담배 1위 쥴(JUUL)
세련된 디자인과 풍성한 연무량이 특징··· 타격감은 다소 아쉬워
27일 출시되는 KT&G 릴베이퍼와 정면으로 경쟁

쥴 팟과 쥴 디바이스. 디바이스에 팟을 끼우면 오른쪽의 완성형 쥴의 모습이 탄생한다. /사진=박지호 기자
쥴 팟과 쥴 디바이스. 디바이스에 팟을 끼우면 오른쪽의 완성형 쥴의 모습이 탄생한다. /사진=박지호 기자

폐쇄형(CSV·Closed System Vapor) 전자담배 ‘쥴(JUUL)’이 베일을 벗었다. 담배에 열기를 가해 태우거나 쪄서 스모킹(smoking)하는 연초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와는 달리, 쥴은 전자기기에 액상을 주입해 수증기를 들이마시는 베이핑(vaping) 방식이다. 연초담배가 9할, 궐련형 전자담배가 1할을 이루고 있는 국내 담배시장에서 미국에서 날아온 쥴이 회사의 목표대로 "일반 담배의 대안"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쥴을 사용하려면 디바이스와 팟을 사면 된다. 디바이스는 3만9000원, 니코틴 카트리지 팟(POD)은 2개 들이가 9000원 4개 들이가 1만8000원으로 팟 1개당 4500원 꼴이다. 이 팟 1개는 일반 궐련 담배 1갑분이니, 가격면에서 기존 담배와 비슷하다. 일반 연초 담배나 궐련형 전자담배와 다른 쥴의 차이점은 일단 미니멀한 디자인에 있다. 전자기기임에도 끄고 켜는 전원 버튼이나 스위치가 없다. 샤프심통을 담은 길고 얇은 직사각형 디바이스는 군더더기 없이 매끈하다. 2015년에 출시됐기에 가능한 디자인인 듯하다. 

22일 쥴랩스 코리아가 연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켄 비숍 쥴 랩스 APAC 국제성장 부문 부사장은 "흡연자들은 딜레마에 빠진다. 흡연이 자기파괴적인 행위라는 걸 인식하고 있단 뜻"이라면서 "우리는 사회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오는 디자인에 관심이 있었다"고 말했다. 혐오감을 주지 않는 디자인을 만드는 데 쥴랩스가 집중했다는 걸 알 수 있다. 

쥴은 디바이스 본체에 손톱 크기의 니코틴 카트리지 팟(POD)을 끼워 사용한다. 피우고 싶을 때 아무때나 기기를 꺼내 디바이스 흡입부를 흡입하면 자동으로 작동된다. 그만 피우고 싶을땐 그냥 기기를 입에서 떼면 알아서 작동이 중단된다. 배터리를 확인하기 위해서는 기기를 톡톡 두 번 두드리면 된다. 

쥴 디바이스 내부는 온도 조절 시스템이 있다. 디바이스 열선이 팟 속의 액체를 데워 일반 담배 연기와 유사한 형태의 증기를 일으키는 방식이다. 팟에는 쥴랩스의 독자적인 니코틴 염 전자담배 액상이 사용된다. 액상에는 글리세롤, 프로필렌 글라이콜, 천연 오일 추출물 및 가향, 니코틴, 벤조산 등이 포함됐다. 소진된 팟은 분리해서 버리고 다시 새 팟을 끼워넣으면 된다. 공팟에 액상을 리필해서 사용하는 제품은 아니다. 종류는 프레쉬(Fresh), 클래식(Classic), 딜라이트(Delight), 트로피컬(Tropical), 크리스프(Crisp) 등 총 5가지다. 

◇ 연무량은 만족, 타격감은 아쉬워

새로 산 쥴을 뜯으려는 다급한 손짓. 왼쪽이 실버, 오른쪽이 슬레이트 색상이다. /사진=박지호 기자
새로 산 쥴을 뜯으려는 다급한 손짓. 왼쪽이 실버, 오른쪽이 슬레이트 색상이다. /사진=박지호 기자

쥴의 타깃층은 비흡연자가 아니다. 흡연자에게 기존 흡연의 대안이 되겠다는 게 쥴의 목표다. 그렇다면 평소에 일반 연초 담배를 피거나, 아이코스·릴 같은 궐련형 전자담배를 피는 사람들이 쥴로 많이 넘어와줘야 한다는 이야기다. 

평소 아이코스를 사용하는 A씨는 "아이코스 특유의 찐내가 쥴에서는 확실히 덜하다. 연기도 풍성하게 잘 난다"면서도 “타격감이 약하다. 굳이 자주 찾아 필 것 같진 않다"고 말했다. 

쥴과 릴하이브리드(전용담배 믹스). 디바이스와 전용담배를 갖고 다녀야 하는 궐련형 전자담배보다 본체 하나만 챙기면 되는 CSV 액상전자담배가 사용성이 높아보인다. /사진=박지호 기자

B씨 역시 "연무량이 많고 디자인이 예쁘다는 게 장점이다. 기존에 릴 하이브리드를 사용하고 있는데, 릴을 쓸 때에는 디바이스와 전용 담배인 믹스를 함께 들고 다녀야해서 번거로웠는데 쥴은 얇고 작은 디바이스 하나만 갖고 다녀도 돼서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담배를 핀다는 느낌이 거의 없다"면서 곧바로 릴 전원을 올렸다. 

C씨는 디자인이 사용감을 해쳤다고도 말했다. C씨는 "흡입부가 직사각형이어서 입에 물었을 때 딱 맞아떨어지는 느낌이 없어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장점인 디자인이 단점이 된 경우다. 

모두가 지적한 타격감의 경우 니코틴 함량에의해 좌우된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쥴 팟 1개의 니코틴 함량은 1% 미만으로, 미국에서 판매되는 쥴(3%, 5%)보다 낮다.  

◇ KT&G 릴베이퍼와의 차이

KT&G가 오는 27일 판매를 시작하는 릴베이퍼. /사진=KT&G
KT&G가 오는 27일 판매를 시작하는 릴베이퍼. /사진=KT&G

쥴의 등장에 KT&G도 같은 형식의 CSV 액상전자담배인 릴베이퍼를 27일 출시한다. 디자인은 릴과 유사한 얇고 긴 직사각형 형태다. 흡입만으로 기기를 작동시키는 쥴과 달리, 릴베이퍼는 디바이스 상단에 달린 슬라이드를 내리면 구동된다. 릴베이퍼의 전용 팟인 시드(Siid)의 니코틴 함량은 0.98%인 것으로 알려졌다. 쥴 팟과 비슷한 수준으로, 쥴과 비슷한 타격감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릴베이퍼에는 쥴에 없는 기능이 있다. 바로 '퍼프 시그널'이다. 액상 팟은 기존 담배와 달리 1개비씩 끊어 필 수 없어서 흡입량을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릴베이퍼에는 1개비 흡입량을 진동을 통해 알려주는 퍼프시그널 기능이 들어갔다. 앞선 B씨가 "근데 이거(쥴) 언제까지 피워야 되는 거야?"고 물은 데 대한 답을 들을 수 있는 것이다. 

쥴은 오는 24일 서울시내에 있는 GS25와 세븐일레븐,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에서 구입할 수 있다. 릴베이퍼는 27일부터 서울 이외 부산, 대구 등 전국 주요 도시의 CU에서 판매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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