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 계열 증권사에서 신한금융투자만 순익 전년비 감소
수익 비중 큰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 영향
IB 수익 규모 확대는 숙제···상반기 내 초대형IB 진입 추진 가능성 나와

자료=각사.
자료=각사.

은행 계열 증권사들이 올해 1분기 실적을 발표한 가운데 신한금융투자가 나홀로 부진한 성적을 내 주목된다. KB증권과 하나금융투자, NH투자증권 모두 지난해보다 좋은 실적으로 그룹 실적에 보탬이 됐지만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보다 좋지 못한 성적표를 내보이면서 그룹 내 실적 기여도가 낮아졌다. 이는 실적 비중이 높은 위탁 매매 관련 수수료 수익이 전체적으로 줄어든 영향으로 분석된다. 이에 신한금융투자가 초대형IB 진입을 위해 올해 상반기 내 자본 확충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29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에 호실적을 기록한 국내 은행 계열 증권사와는 달리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 신한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영업수익으로 2246억원, 당기순이익으로 708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6.2%, 27% 감소한 것이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 수준이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8.3%로 3.7%포인트 낮아졌다. 더불어 신한금융지주 내 순이익 기여도도 지난해 연간 기준 8%에서 올해 1분기 7%로 줄어들었다. 

반면 다른 주요 은행 계열 증권사들은 호실적을 기록했다. NH투자증권은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으로 171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33.6% 증가한 것으로 분기 최대 실적이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IB 부문이 고르게 성장했고 주가연계증권(ELS) 조기상환에 따른 운용수익이 증가했다. NH투자증권의 실적이 좋게 나오면서 농협금융은 사상 처음으로 1분기 순이익이 4000억원을 넘어선 4327억원을 기록하게 됐다.

하나금융투자와 KB증권도 올해 1분기에 웃었다. 하나금융투자는 올해 1분기 순이익으로 623억원을 기록했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8.93% 급증한 것이다. 인수자문 수수료와 채권 등 매매평가익이 증가한 영향이었다. KB증권은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에도 ELS 수익모델 안정화되면서 전년 대비 6.6% 증가한 80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두 회사 모두 순이익 증가로 각 그룹의 순이익 기여도가 높아졌다. 

신한금융투자의 실적 감소 배경에는 브로커리지 부문 부진이 자리잡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지난해 1분기만 하더라도 위탁 수수료 수익으로 859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에는 51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금융상품 관련 수익도 전년 334억원에서 올해 1분기 289억원으로 감소했다. 그나마 IB 부문 수익이 지난해 178억원에서 184억원으로 증가한 것이 위안거리였다. 

결국 신한금융투자의 실적은 시장 환경 등 외부 영향을 많이 받는 위탁 수수료에 갈린 셈이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위탁 수수료는 시장이 좋지 않거나 거래대금이 줄어들 경우 실적 악화를 피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최근 증권사들이 IB 수익 비중을 높이려는 이유도 이러한 상황과 맞물려 있다”며 “신한금융투자는 다른 증권사 경쟁사 대비 IB 비중이 낮은 편”이라고 밝혔다. 실제 신한금융투자와 자기자본 규모가 비슷한 하나금융투자는 지난해 실적에서 70% 넘는 부분이 IB에서 나왔다. 반면 신한금융투자의 IB 수익 기여도는 20% 수준이었다.

이에 신한금융투자는 초대형IB 진입을 통해 새로운 도약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내달 9일 이사회를 열 예정이다. 여기에서 올해 6월 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안 등 자본 확충에 관한 사항들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철 신한금융투자 대표는 지난달 말 취임 기자간담회에서 “연내 자기자본 4조원 이상을 갖춘 초대형IB로 변모해 자본시장 탑플레이어(Top Player)가 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신한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지난해 말 기준 3조372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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